[초대석]박노권 “기독교대학 연합으로 위기 헤쳐 나갈 것”

[초대석]박노권 “기독교대학 연합으로 위기 헤쳐 나갈 것”

  • 승인 2017-07-04 15:51
  • 신문게재 2017-07-05 11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중도초대석]박노권 목원대 총장

“기독교대학 연합 첫발…지역 대학 공동 발전하는데 총력”


학령인구 감소와 내년부터 본격 추진되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비해 각 대학들이 연합대학구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충청권에도 연합대학 구축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지난달 27일 목원대와 배재대, 한남대는 ‘기독교대학 연합’을 구성, 지역대학들이 공동 발전을 하는 데 첫 발을 뗐다. 평가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연합이 아닌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협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박노권 목원대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기독교대학 연합’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3개 대학이 뜻을 모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역의 대학들이 발전하고 활발하게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에는 지역사회에도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마다 현안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년으로 다가온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지방에 소재한 사립대학들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의 어려움이 있다. 평가를 통해 학생 수를 줄이거나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학생 수를 줄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입학자원의 감소로 인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을 몸으로 체감할 정도다.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전체 수입금의 80%나 차지한다. 그만큼 재정은 대학의 존폐 문제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참에 올해 3월 초 김영호 배재대 총장과 이덕훈 한남대 총장과 회합을 통해 평소 기독교 정신에 기반을 둔 대학들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논의를 시작했다.

3개 대학이 연합해 선제적 대응과 상생, 그리고 재학생 수 감소에 따른 인적ㆍ물적 자원의 공유와 활용을 한다면 불필요한 투자를 예방할 수도 있고 대학의 경영환경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이에 곧바로 3개 대학 실무 담당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대학의 전략적 연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약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협약의 취지나 목적은 무엇인가.

▲목원대, 배재대, 한남대는 대전의 발전과 함께 해 온 전통의 기독사학들이다.

각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원이나 인프라 등을 공유하고 교육프로그램들을 공동운영한다면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기독교 대학이라는 공통점을 매개로 연합을 조직한다면 지역대학의 상생과 발전은 물론 미래지향적 융ㆍ복합 대학으로서 지역사회 대학교육의 중심으로 역할을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 3개 대학은 상호간의 우호와 호혜의 정신에 입각해 성실하게 협약을 이행할 것이다. 대학간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각 대학이 가진 장점들을 합친다면 지방 사립대학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기독교대학연합 협약의 배경과 핵심 안건에 대해 말해달라.

▲3개 대학 총장들의 첫째 관심사는 단연 내년에 예정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다.

아직까지 언제 실시할지, 평가지표가 어떻게 될지, 평가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 정확하게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평가의 결과가 대학의 존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대학들이 큰 관심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원공유부문에서 대학간의 연계와 협력은 배점이 부여된다.

따라서 우리 3개 대학은 물리적 통합 없이도 공동 발전 전략이 가능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각 분야의 연합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확대하고 인적 물적 공유를 위해 구체적인 협의를 해 온 결과 우선 ▲강좌의 교차수강과 상호 학점 인정 ▲정규 및 비교과 프로그램 공동개설에 따른 교환교수제 운영 ▲학생창업과 취업캠프 상호협력 ▲교육ㆍ연구ㆍ산학 등 대학의 기자재와 시설 공유 ▲전공교과 공동학위과정 운영 ▲재정지원 사업 공동참여 등 6개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3개 대학의 학생 수만 해도 4만명에 이르고, 각 대학의 개성과 강점들이 있어 향후 협약 이행 부분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협약은 만드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3개 대학은 협약 이행을 위해 ‘기독교대학연합 운영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3개 대학이 윤번으로 위원장을 맡으며, 위원회는 각 대학의 교무처장, 기획처장, 학사지원팀장, 기획팀장을 당연위원으로 구성하고 필요하다면 협약이행 과제별로 분과위원회나 TF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행시기와 우선 이행과제 실행을 위해 첫째, 올해 2학기부터 채플의 교차수강과 학점 인정 등 당장 실천 가능한 과제를 발굴해 운영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정체성 면에서 같은 관점을 가진 기독교 인성이나 기독교문화 활동 프로그램처럼 즉시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점차 협력분야를 확대해 간다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협약이 ‘잘 이루어 질 것이냐’에 대한 답은 김영호 배재대 총장의 “우리 3개 대학은 설립 정신이 같을 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에서 우정을 쌓아왔다”라는 말처럼 한 배를 탄 사람들의 심정과 각오가 녹아있기에 잘 실천될 수 있다고 본다.

한남대의 이덕훈 총장도 “이번 연합은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다른 연합 성격과 다르다”고 말했다.

지금은 비록 ‘기독교대학 연합’이지만 향후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면서 ’연합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독교대학연합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말해 달라.

▲에이스사업이나 프라임, 평생단과대학 등 재정지원 사업을 위해 교육부 정책을 따르다 보면 개별 대학 본래의 특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프라임사업에서 공과대학분야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인문학과를 줄이거나 예능계통을 줄이게 되면 결국 대학의 본래 장점이나 특성마저 상실하게 된다.

우리 기독교 3개 대학 연합이 굳건하게 이루어진다면 각 대학의 약점이 보완되고 강점은 더욱 극대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 한편 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취업문제다.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공유를 통해 학생들의 편익을 증진하고 사업성과를 공유한다면 취업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대담=오희룡 교육문화부장, 정리=정성직 기자





◇박노권 총장은?

1957년 공주 출생으로 목원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Drew)에서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목원대 신학대학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학생상담봉사센터 소장, 신학대학원장, 신학대학장, 학생생활연구소장, 한국기독교상담심리치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4년 7월 학교법인 감리교학원 목원대 이사회에서 제8대 총장에 선임됐으며, 9월 취임했다. 지난해 11월 30일에는 임기 2년의 대전ㆍ세종ㆍ충남지역 총장협의회 수석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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