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 2018년 영화 회고

  • 문화
  • 영화/비디오

[김선생의 시네레터] 2018년 영화 회고

  • 승인 2018-12-27 16:18
  • 신문게재 2018-12-28 9면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영화모음
어떤 음악을 들으면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언제였고, 누구와였고, 상황은 어땠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영화도 그렇습니다. 어느 해, 어떤 날씨였고, 어떤 이와 함께 했던가를 떠오르게 합니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1977)는 가난했던 70년대와 그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접속>(1997)은 지금은 사라진 PC 통신과 90년대의 청춘을 추억하게 합니다. 막 스타로 떠오른 전도연과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였던 한석규도 생각납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올해도 많은 영화들과 함께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먼 훗날 돌아보면 2018년은 <신과 함께>, <그것만이 내 세상>, <보헤미안 랩소디>, <버닝>, <공작>, <어느 가족> 등의 영화와 함께 기억될 것입니다. 그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저만의 2018년 최고 영화를 꼽아 봅니다. 독자 여러분도 해 보시면 어떨까요?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장르이면서 또한 가장 개인적인 정서를 갖게 하기도 하니까요.



<버닝>이 저만의 2018 리스트 1위입니다. 영화적 의미도 풍부하고, 장면 장면에서 느껴지는 상징성,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력이 돋보입니다. 무엇보다 이 시대 청년들의 분노와 우울함이 잘 드러납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자칫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스토리를, 카메라가 겸허한 거리두기를 통해 깊고 넓은 공감의 세계로 만들어 냅니다. 박정민과 이병헌의 연기가 또한 뛰어났습니다. 한없이 슬픈 어머니와 함께 괴물로 변해 버린 아버지 역시 지난 20년의 세월을 아프게 기억하도록 만듭니다.



<어느 가족>은 인간의 선의와 유대를 아름답게 그리지만 아울러 비관적 한계도 드러냅니다. 사람은 결국 혼자이며, 각각의 삶과 길을 가는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그럼에도 여섯 명의 유사 가족을 두 사람씩 프레임에 잡아 따뜻하게 보여줍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도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시대를 풍미한 30년 전 스타와 그의 노래, 그리고 그 이면의 방황과 고뇌가 이 시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이 특별합니다. 신유목 시대의 노마드를 생각하게 합니다. <신과 함께>와 <공작>도 각별했습니다. 선과 악, 시대와 개인, 상황과 의지 등을 고민하게 합니다.

속도의 시대. 그러나 친구처럼 함께 한 영화들로 인해 올 한 해도 행복했습니다. 새해에는 어떤 영화들이 우리들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지 기대합니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aaIMG_9986-수정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강화군 길상면, 강화 나들길 집중 점검
  2.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3.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3. 전국 부동산 시장 상승세… 충청권 중 대전만 하락세
  4.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5.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 대규모 준설 계획… 법적보호종 서식지 훼손 우려

갑천습지 대규모 준설 계획… 법적보호종 서식지 훼손 우려

대전 갑천 습지보호지역에서 흙과 모래 57만㎥를 준설하는 하천 정비계획이 발의돼, 이대로라면 수달과 삵, 미호종개 법적보호종의 핵심 서식지에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 대전천과 유등천에서도 퇴적토 정비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는데 대전 3대 하천 7개 지점 89만7000㎡에서 준설하는 계획은 앞으로 3일간 7개 시·군·구 주민 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이 11월 19일 공지한 갑천권역 하천기본계획(안)을 보면, 대전 서구 도안동과 호수공원 일원의 갑천 국가습지에서 준설과 제방 보강을 골자로 하고..

트럼프 2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전략산업 육성으로 돌파하자
트럼프 2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전략산업 육성으로 돌파하자

미 트럼프 2기를 맞아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은 6대 전략산업에 대한 다변화와 성장별 차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최근 대전연구원이 발표한 '대전의 글로벌 공급망 취약성 분석 및 대응 전략'에 따르면 미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전 세계는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오면서 공급망 안전화 및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준비가 요구된다. 대전은 주요 전략산업 대부분이 대외 영향력이 높은 분야로 지역 차원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안정화 전략 및 다변화 전략 마련이 중요하다. 대..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국내 최대 이커머스 쿠팡에서 3000만 개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당국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통한 스미싱이나 피싱 피해 시도가 우려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 침해사고 피해 규모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사고 분석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추가 국민 피해 발생 우려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조치다. 최초 신고가 있었던 19일 4536개 계정의 고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