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줌인]검과 함께 살아온 30년 검의 인생

  • 스포츠
  • 스포츠종합

[마니아줌인]검과 함께 살아온 30년 검의 인생

드라마 도깨비, 공유 가슴찌른 '도깨비 가검' 제작한 대전 고려도검

  • 승인 2019-03-27 16:49
  • 수정 2023-03-18 10:25
  • 신문게재 2019-03-28 12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2016년 겨울, 전국이 드라마 '도깨비' 열풍으로 떠들썩했던 당시 주연 배우 이상으로 화재를 모았던 소품이 있었으니 바로 '도깨비 가검'이다. 주인공 공유의 가슴에 박혀 아무도 뽑지 못했던 '도깨비 가검'은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도검제작소에서 만든 작품이다. 도검제작소 '고려도검'의 이사를 맡고 있는 진검 장인 문희완 사범(61)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 잠시 스쳐가는 물건이지만, 화면 속에 집중되는 검의 경우 수십 년 경력의 장인의 손에서 철저한 고증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말했다.지난해 여름에 방영된 인기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배우 유연석이 들었던 매화검(구동매 칼)도 문 사범을 비롯해 30년 이상 경력의 장인들과 도공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검' 안시성에 등장했던 '양만춘 검'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국내 정통 사극과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진검이 대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수련
문희완 사범이 진검동회 회원들과 수련을 하고 있다.
문 사범은 장교로 복무했던 젊은 시절 검과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검과 함께 살아왔다. 문 사범의 아내와 자녀들도 검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아들 문준기씨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본으로 도검 유학을 다녀왔다. 일본 도검의 장인 '마츠바 이치로'선생이 그의 스승이다. 이치로 선생에게 4년간 도검 제작 기술을 사사 받은 문 씨는 현재 고려도검에서 검의 생산을 총괄하는 실장이다. 문 실장의 어머니이자 문 사범의 아내 라영희 씨는 고려도검의 사장이다. 가족 전체가 도검 인생을 살고 있다.

장단검
문희완 장인가 고려도검 도공들이 제작 복원한 전통검
도깨비검
대전 도검 장인들의 제작한 검. (상단부터) 드라마 도깨비 '도깨비 가검'.사인검, 조선환도,와키자시(일본 중도), 카타나(일본 대도)
문 사범이 이처럼 검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는 단지 직업이라서가 아니다. 육군 장교 출신인 그는 무관이기 이전에 구한말 의병장의 후손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통 검의 명맥은 조선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끊겨버렸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면서 철공소에서 모양만 갖춰 만들어졌던 것이 한국 전통 검의 현실이었다. 일부 사극이나 영화에서 검의 고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문 사범이 전통 검 복원과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 사범은 "한국의 전통 검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이 자랑하는 일본도의 뿌리가 백제에서 전해졌다고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며 "한국의 전통 검을 복원하고 현대의 기술과 융합시켜 일본도에 버금가는 한국의 검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다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시민 김지민 씨 저소득층에 성금 100만 원 전달
  2.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3. 인천 미추홀구, ‘시 특색 가로수길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4.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5. 대전상의, 청양지회-홍성세무서장 소통 간담회 진행
  1.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2. 공공사업 낙찰 규모 계룡건설산업 연말에 1위 탈환할까
  3. 이장우 시장 맞은 충남대병원, "암환자 지역완결형 현대화병원 필요" 건의
  4. 노사발전재단 충청중장년내일센터, '대전 기업 밋업데이' 개최
  5. 대청호 가을녹조도 하향추세…조류경보 '관심'으로

헤드라인 뉴스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침체를 겪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이른바, ‘K-스틸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 경제의 탄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충청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여러 민생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여야 갈등의 정점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도 국회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로 상정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45명, 반대 5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K-스틸..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