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초록빛 잔디 위 달리는 가오슝 트램, 느리지만 도시 분위기 메이커

[기획]초록빛 잔디 위 달리는 가오슝 트램, 느리지만 도시 분위기 메이커

보얼예술특구 등 14개 역 주요 관광지 통과
지하철 보다 속도 느리지만 편리성 장점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느낌 주기에 충분

  • 승인 2019-12-19 14:04
  • 신문게재 2019-12-19 12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보얼예술특구 정거장으로 들어오는 트램
보얼예술특구 정거장으로 들어오는 트램
한국에서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대만의 가오슝. 남쪽 항구도시인 이곳에는 트램(경전철)이 달리고 있다.

트램은 유럽에서 보편화 되어 있지만,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의 삿포로나 나가사키, 홍콩의 2층 전차, 그리고 가오슝이 대표적이다. 최근 대전·충남·세종 기자협회 연수를 통해 가오슝의 트램을 직접 타볼 수 있었다. 대전에서도 도시철도 2호선에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가오슝 트램을 직접 타보고 대전이 벤치마킹할 만한 특징이 있는지 살펴본다.<편집자 주>



보얼예술 특구 정거장
보얼예술 특구 정거장
가오슝의 트램은 현재 14개의 정거장이 있는데 지금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2016년 3개 역 개통으로 시작된 가오슝 경전철은 전체 37개 역으로 계획되어 있다. 지금은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14개 정거장이 운행 중인데 가오슝 서쪽 지역만 개통된 상태다. 전체 노선이 완성되면 가오슝 시내를 한 바퀴 돌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가장 큰 특징은 주요 관광지를 통과한다는 것이다. 드림몰 관람차, 가장 번화가인 85빌딩, 아이허 강, 보얼예술특구, 구산 페리 터미널과 연결되는 시즈완 역까지 트램으로 이동할 수 있어 유용하다. 대만 전역에서 버스카드로 이용되는 이지 카드도 사용 가능하다.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배차 간격은 15분 정도다. 지하철과 비교하면 운행 중 신호등이 있기 때문에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다. 그래도 주요 관광지로의 연결은 지하철보다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가오슝 시청 트램 담당자는 "지하철하고 트램을 비교하면 속도는 지하철이 빠르지만, 편리성에선 트램이 더 낫다. 지상을 오르내릴 수 있어 굳이 고가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또 "에너지 측면에서도 차량 칸이 5개로 지하철보다 소모량이 적다. 충전을 해야 하는데 역에 도착하면 리프트가 올라가면서 충전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전체적으로 소요되는 예산이 지하철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정거장인 14번째 하마센 정거장은 20초 만에 완충이 되고 한번 충전하면 두 정거장을 갈 수 있다. 다만 가오슝의 경우 기존에 깔려있던 기차 철로를 활용할 수 있었기에 예산 절감이 가능했다.

트램선로가 지나는 보얼예술특구 신호등
트램선로가 지나는 보얼예술특구 신호등. 뒤쪽으로는 가오슝에서 가장 높은 85빌딩이 보인다.
또 트램 노선을 정하면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 정거장을 만드느냐다. 가오슝은 14개 트램역을 통해 관광산업을 구체화 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백화점, 부두, 강을 지나는 곳도 있고 뮤지컬센터 등과 조인해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했다. 기존 철도 라인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서 역을 만들었고 이것이 관광 효과로 이어지도록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전체 대중교통에서 트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확한 수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처음엔 6칸이다가 지금 5칸을 운행 중이다. 현재 이용하는 주민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주말이나 명절 등 피크 시즌에 따라 운행 간격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한다. 15분에서 최대 2분 간격으로 운행 가능하다

시청 담당자는 "지하철, 트램 모두 도입 초기엔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둘 다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면서 반대 목소리가 줄었다. 실제 완공 후에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도시라도 트램을 건설한다고 하면 반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단순히 반발을 줄이기 위해서 무조건 이사를 가라고 하지 않고, 국가가 소유한 길(땅)을 이용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오슝 트램은 각 정거장마다 독특하고 친환경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시는 아름다운 경관을 위해 잔디 등으로 꾸미고 나무도 많이 심었다. 친환경적인 부분을 중요시해 14개 역(약 5000여 평)에 달하는 잔디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만, 시 정부가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초록색 잔디 위로 난 선로 위를 여유롭게 들어오는 트램의 모습은 푸른 하늘과 어울려 인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마센역 정거장
트램 노선위로 잔디가 깔려 있는 하마센역 정거장
14번째 역인 하마센 정거장 외관은 초록 잔디로 친환경을 강조한 트램 열차와 비슷한 둥근 곡선 모양의 모습을 하고 있다. 보얼예술특구 역은 화려한 그래픽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 붉은색 기둥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정거장도 있다. 대부분의 역은 개방감을 강조해 승객이 들고 나는데 불편함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오슝 시는 도입 초기 시민들이 트램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어서 시험 운행을 하면서 교육 기간을 거쳤다. 주민들을 습관화시키는 시간을 준 것이다. 무엇보다 신호체계와 관련해 빨간불에서 '트램 우선'이라는 점에 가장 공을 들였다고 한다.

시 트램 관계자는 "예외 없이 사고도 발생했지만 도입 초기에 시민들이 신호를 지키지 않거나, 트램에 대해 몰라서 발생한 사고가 대부분이다. 트램 마다 블랙박스가 다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하다. 도입 3년 차인 지금은 시와 시민이 융합해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영미·박병주 기자

가오슝 시청의 트램 조형물
가오슝 시청에 전시되어 있는 트램 조형물
하마센역에 있는 트램 노선도
하마센역에 있는 트램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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