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날] "결혼 50주년에 내외가 같이 봉사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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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날] "결혼 50주년에 내외가 같이 봉사하려 합니다"

1970년에 백년가약 맺은 이상귀, 이선자 어르신 부부

  • 승인 2020-05-20 16:55
  • 신문게재 2020-05-21 5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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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은퇴 후 대전 중구의 한국효문화진흥원에서 봉사활동으로 여가를 보내는 이상귀(좌), 이선자(우) 어르신 부부.
"세어보니 올해가 결혼 50주년이네요. 이번 결혼기념일에도 내외가 같이 손잡고 봉사 활동하며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국내에선 경부선의 대전∼대구 구간이 개통하고, 해외선 비틀스가 'let it be'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체한 1970년 그해, 백년가약이란 아름다운 언약 맺은 이상귀(79), 이선자(78) 어르신 부부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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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문화진흥원을 방문한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는 이상귀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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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시실에서 '명가의 가르침'이란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이선자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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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효문화진흥원을 유치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이상귀 어르신.
지난 19일 사랑 넘치는 부부의 모습으로 은퇴 후 함께 한국효문화진흥원에서 봉사 활동하는 어르신 부부를 만났다.

남편인 이상귀 어르신은 4년째 효문화진흥원에 방문한 손님들에게 전시실과 진흥원을 소개하는 전문 안내원 역할의 효문화지도사로 섬기고 있다. 아내인 이선자 어르신도 올해부터 남편과 함께 효문화지도사를 신청을 하고 함께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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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적은 아내에게 손을 꼭 잡은 채 전시실 설명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남편.
"젊은 시절 바깥어른은 공부하고 일하러 밖으로 다녀서 같이 무언가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제라도 같이 밖으로 나오니까 너무 좋네요."

아내인 이선자 어르신은 남편과 함께 봉사하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며 연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 시절' 이야기를 하며 독박 육아가 힘들긴 했지만, 남편이 승승장구해가는 모습이 결혼 생활에서 가장 뿌듯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바깥양반이 공부하던 시절 학교에 구내식당이 없어 점심마다 도시락을 싸다 날랐어요. 그때는 애들도 어려서 방 한쪽 구석에 아기를 거의 묶어놓다시피 하고 도시락만 주고 돌아가곤 했는데, 외롭고 힘들긴 했지만 어려운 시절 고생해준 가장인 남편이 제 자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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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내 '따봉'.
이에 이상귀 어르신은 평소에도 쑥스러운 맘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맘을 표현하곤 한다고 말한다.

이상귀 어르신은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 잘 못 해요. 대신에 '따봉'으로 매일 아침 아내한테 고맙다는 말을 대신합니다"라고 한다.

이 시대의 젊은 부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두 어르신 부부 모두 부부 관계에서 '인내'를 필수 덕목으로 뽑았다.

이선자 어르신은 "부부란 맞추며 사는 것 같아요. 잘 아는 말로 참을 인을 세기며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살아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손뼉도 마주치면 소리가 더 크게 나잖아요"라고 했다.

이상귀 어르신은 "항상 '덕분입니다'라는 말로 내 남편을, 부인을 배려하며 살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두 어르신은 일주일에 2일, 행사가 있는 주간엔 3~4일 대전 중구 안영동 효문화진흥원에서 봉사하고 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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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0월 3일. 이상귀, 이선자 어르신 부부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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