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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심오한 철학이지만 쉽게 얘기하면,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으며 여기가 있으면 저기도 있다는 뜻 입니다.
죽음의 원인도 찾아 올라가면 알 수 있는데, 이것을 정리한 '12연기'가 있습니다.
노사(늙음과 죽음)는 어떤 인연으로 생겨났느냐는 물음으로부터 시작 합니다.
답은 생(태어남)이 있기 때문 입니다.
마지막 물음인 행(잠재적 의지력)은 어떤 인연으로 생겨났느냐고 물으니 무명(어리석음)이라고 답 합니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김영현에 의하면 죽음이란 생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고 이 생의 바탕에는 무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명이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 아닌지요?
김영현의 지적대로 불교는 실재를 부정하면서도 동시에 긍정하는 '부정의 부정'인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등 실리콘밸리 혁신가들의 영혼을 흔들었다는 시인 앨런 긴즈비그가 있는데, 그의 시를 읽으면서 바로 연기론이 떠올랐습니다.
그의 <어떤 것들>이란 시는 "한때 네가 사랑했던 어떤 것들은/ 영원히 너의 것이 된다/ 만약 네가 그것들을 떠나보낸다 해도…/ 그것들은 원을 그리며/ 너에게 돌아온다/ 그것들은 너 자신의 일부가 된다"입니다.
긴즈버그의 시를 읽으면서 사회고발적 문제의식을 가진 비트 문화를 대표하는 시인으로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인도에 가서 수행도 하고, 일본에서 선을 공부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연기론적 그의 시 사상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의 또 다른 시, "…너무 많은 헛소리, 하지만 너무나 부족한 침묵"도, 헛소리는 침묵을 낳고 침묵은 헛소리를 만드는 연기론이 아닐까요.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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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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