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대전문화재단 심규익 대표 "같이하는 문화, 가치있는 예술 슬로건 지켜갈 것"

[중도초대석] 대전문화재단 심규익 대표 "같이하는 문화, 가치있는 예술 슬로건 지켜갈 것"

제7대 대표이사 선임 후 40일
책임경영 실현 조직개편 우선
도시락소통 등 내부결집 집중
문화분권에 능동적 대응할 것

  • 승인 2020-12-07 09:07
  • 수정 2020-12-08 10:03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출범 11년을 맞은 대전문화재단, 제7대 대표이사가 임기를 시작했다. 2020년 달력은 겨우 한 장 남았지만, 심규익 신임 대표가 이끌어 갈 페이지는 이제 겨우 첫 장이 넘겨졌을 뿐이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치다'라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은 현시점에서 대전문화재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자성어가 아닐까 싶다. 소통하고 화합하겠다는 의지, 같이 걸어가겠다는 포부, 넓게 보겠다는 자신감을 밝힌 심규익 대표이사와 만났다. <편집자 주>

20201207-심규익 대표
심규익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대전문화재단 수장으로 이제 한 달, 업무 파악만으로도 빠듯한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이제야 비로소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텐데 소감은 어떠한가.

▲대전문화재단의 수장으로서 지금은 재단 안팎의 관계들을 회복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10월 30일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직원들과 만나기 시작했는데, 회의나 보고도 중요했지만 매일 도시락 식사를 하며 직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것이 구체적인 업무파악에 도움이 됐다. 외부적으로는 유관기관을 방문하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났다. 2020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재단은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대의 문화 지평을 열기 위해 함께 할 사람들과 손을 잡고 발맞춰 나아가고자 한다.



-많은 현안이 쌓여있다. 이 가운데 조직개편과 본부장 선임은 재단 내부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언제쯤 윤곽이 나올까.

▲숨 고르기는 끝났다. 이제 움직일 것이다. 책임경영을 실현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시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재단의 1본부 9팀 체제는 조직 내 정확한 의사결정과 전달이 어렵고 구성원 개개인이 각자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우선 조직구조를 바로 세워서 그동안 고생한 직원들의 자리를 바로잡고 앞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재단을, 중앙정부의 문화분권 정책과 민선 7기의 새로운 문화정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겠다. 2021년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니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

-포스트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예술인복지센터 조성은 필수다. 예술인 복지 전담부서 신설 등 현재 논의 단계는 어디까지 왔나.

▲예술인 복지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문화재단들의 필수과제다. 대전예술인들의 복지를 위한 업무를 문화재단이 맡게 된데 책임감이 막중하다. 당면 현안의 시급성을 알고 있기에 더더욱 순서와 절차를 지켜 기초부터 세워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지난 대전예술인실태조사의 결과를 의미있게 보고 있다. 우리 지역 예술인들의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 삼아 정책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전략과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초의 주춧돌을 놓고 있다. 바로 조직개편이 그 출발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대전시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예술가의 집을 비롯해 6개의 시설을 위탁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재단이 시설 관리업무에 치중한다는 우려도 있다. 시민 향유를 최우선에 두고 이를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인지 궁금하다.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사업은 재단의 정관이 정하고 있는 고유목적사업이다. 그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6곳의 문화공간이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향유의 본격적인 장으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하고 쾌적한 시민 문화공간이 되기 위해 시설 관리업무는 필수적이나 단순 공간관리에만 치중하는 것은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이 아닐 것이다. 시민의 우려는 재단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가장 정확한 방향키다. 조직개편 이후 6개 문화시설의 정체성과 비전을 재확립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20201207-심규익 대표2
사진=이성희 기자
20201207-심규익 대표3
사진=이성희 기자
-행정감사에서 기부금에 대한 질타가 있었다. 향후 어떤 계획으로 바로 잡아갈 것인지.

▲대전시의회에서 올해 남은 기간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즉시 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집행하지 못한 예산을 모아 '대전예술가치20'라는 이름으로 기부금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짧은 시간 안에 전년도 기부금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업의 기부금을 유치해 예술활동을 펼치는 예술단체와 예술인에게 일정 비율의 재단의 매칭금을 더해주는 사업이다. 현재 4개 단체가 신청해 선정했고, 향후 지속할 수 있도록 예산 확보 등에 경주하겠다.

-최근 전부서 직원들과 함께했던 도시락 소통이 눈길을 끌었다. 직원들과의 점심식사로 얻은 성과가 있다면.

▲사람을 만나 함께 먹을 것을 나누는 시간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직관적인 방법이면서 상호 간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따뜻한 방법이기도 하다. 취임식에서도 강조했지만 '소통'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관계의 출발점이다.

한 번씩만 먹고 끝났다면 직원들도 의례적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공식 일정이나 외부 약속이 없는 점심시간에는 계속 직원들과 먹고 있다. 조직 내 수직적인 직급체계를 넘나들며 소통하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에 대한 작은 성과라면, 취임 후 겨우 한 달이지만 직원들이 격의없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굳건한 화합을 이루는 일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임기 내 대표이사님만의 브랜드를 정립한다면 어떤 것일까.

▲작년에 직원들이 의견을 내고 직원들끼리 설문조사를 해서 뽑은 재단 내부 슬로건이 있다. '같이 하는 문화, 가치 있는 예술'이다. 가장 표를 많이 받은 슬로건에 이미 '함께' 가겠다는 의지가 들어가 있지 않은가. 소통과 화합으로 이룬 것이야말로 진정한 가치를 갖는다는 표현이다. 직원들이 이런 생각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고, 그렇다면 대표로서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인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안팎으로 바쁘게 다니면서 누구보다 말 잘 통하는 대표, 함께 일해 볼 만한 기관, '소통과 화합의 대전문화재단'을 만들어 보고 싶다.

20201207-심규익 대표1
사진=이성희 기자
-어려운 자리에 올랐다. 문화계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은 임기를 잘 마무리는 하는 대표가 되길 바란다는 점일 것이다. 임기 포부와 계획을 밝혀달라.

▲임기를 마무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임기 이상의 중장기 비전을 품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놓겠다. 이런 포부가 왜 가능한가 하면,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그러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우리 재단을 아껴주시는 관계자들의 바람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한 달 동안 그렇게 재단 안팎의 진심과 열정들을 만났다. 이것을 연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고, 소통과 화합의 다음 단계인 '안정과 발전'까지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대전문화재단 설립 당시 시민께서 정해준 재단의 임무는 문화예술의 창작·보급·활동 지원과 시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 전통문화예술의 계승과 발전, 문화예술정책자문 및 교육·조사·연구, 국내외 문화예술교류, 그리고 문화예술정보와 서비스 제공이다. 최근 예술인 복지를 추가했고 급변하는 문화예술 정책환경은 앞으로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변화와 새로운 기능을 요구할 것이다.

변화를 수용하는 것은 낯선 것에 마주 서야 하는 일이다.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함께 서 있을 때 힘이 생기고 든든해진다. 대전문화재단의 대표로서 직원들과 손잡고, 현장에 계신 문화예술인분들과 소통하며 대전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도록 하겠다. 임기 동안 '같이하는 문화, 가치있는 예술'이라는 슬로건을 마음에 새기고 대전시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대담=윤희진 경제사회부장·정리=이해미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심규익 대표이사는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전공 ▲배재대 행정학 박사 ▲충남도지사 비서실장 ▲대전 중구문화원 이사 ▲대전마케팅공사 비상임이사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국마사회,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 ‘대통령배·그랑프리’ 빅매치
  2. 고양시 일산서구, 2025년 교통유발부담금 40억 원 부과
  3. 자전거로 '세종 국회·대통령실' 부지 찍고 경품 타자
  4. 걷거나 달리거나 '국회·대통령실' 한바퀴...상품은 덤
  5. 18일 나성동 차 없는 거리 '환경교육한마당' GO...경품도 풍성
  1. 경부고속도 '상서 하이패스IC' 10월 내 개통된다
  2. 항우연 노조, 이상철 원장 사퇴 촉구 "무능과 불성실"… 항우연 입장은?
  3. 아산시 곡교천, 백일홍·코스모스 등 가을꽃 만개
  4. 김범수 아산시 부시장 취임 100일…“현장 중심·실천 행정으로 시민 체감 성과”
  5. 명실상부 중부권 최대 캠핑축제… '2025 꿀잼대전 힐링캠프' 활짝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첫 국정감사… 충청 현안 골든타임 돌입

李정부 첫 국정감사… 충청 현안 골든타임 돌입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13일 막이 오르는 가운데 산적한 충청 현안 관철을 위한 골든 타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대전 충남 행정통합 및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560만 충청인 염원이 본궤도에 오르도록 동력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국감 증인대에 서는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뿐만 아니라 충청 여야 28명 의원의 초당적인 협력과 이슈파이팅이 시급해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앞 더불어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내란청산, 국민의힘의 이재명 정..

여야,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 준비… 충청 정치권 촉각
여야,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 준비… 충청 정치권 촉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지역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선에 나설 후보 자격 심사 규정 준비부터 컷오프(공천 배제)와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 적용 여부 등 공천룰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일찍이 지방선거기획단을 꾸린 뒤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후보 자격 심사 규정을 정비 중인데, 인위적인 컷오프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청래 대표는 8·2 전당대회 과정에서 억울한 공천 배제를 막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애초 범죄 경력자 등 부..

`빵의 도시 대전` 제과점 수 확장... 최근 5년 새 125곳 늘었다
'빵의 도시 대전' 제과점 수 확장... 최근 5년 새 125곳 늘었다

대전 제과점이 지속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전 대표 제과점인 성심당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서 빵의 도시로 급부상한 데 따른 영향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국세통계포털 사업자현황에 따르면 8월 기준 대전의 제과점 수는 663곳으로, 1년 전(632곳)보다 31곳 늘어났다. 대전 제과점 수는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8월 538곳에서 2021년 8월 594곳, 2022년 8월 637곳, 2023년 8월 642곳, 2024년 8월 632곳으로 매년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늘고 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치워야 할 생활쓰레기 ‘산더미’

  •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579돌 한글날…대전서 울려퍼진 ‘사랑해요, 한글’

  •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긴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 한산한 귀경길 한산한 귀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