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단 원년 대전하나시티즌 2020결산] 중. 반복된 악습의 굴레, 뫼비우스의 시티즌

[기업구단 원년 대전하나시티즌 2020결산] 중. 반복된 악습의 굴레, 뫼비우스의 시티즌

  • 승인 2020-12-09 16:29
  • 수정 2021-05-01 00:30
  • 신문게재 2020-12-10 2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사본 -BJ9J9713 (1)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이 2020시즌 홈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내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김장헌)
출발은 화려했다.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거듭나 '대전하나시티즌'이라는 새 간판을 달고 팬들 앞에 섰다. 국내 굴지 대기업인 하나금융그룹 팀을 맡으면서 그간 '패배 의식'을 벗고 이른바 '이기는 팀'으로 환골탈태를 기대했다. 한때 리그 1~2위를 다투기도 했지만, 감독 중도하차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하나시티즌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즌을 보내야 했다. 천신만고 끝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1부 승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내년 시즌에도 2부에 잔류하게 된 하나시티즌은 와신상담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도일보는 기대와 실망 그리고 희망이 교차했던 대전하나시티즌의 2020시즌을 되돌아보고 2021시즌 승격을 위한 과제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상. 화려한 출발, 그리고 기대와 실망



중. 반복된 악습의 굴레, 뫼비우스의 시티즌

하. 두 번 연습은 없다! 오르지 승격만이 살길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지만, 악습과 구태는 바뀌지 않았다. 성적부진-감독사퇴-신임 감독선임으로 이어지는 악의 순환은 창단 원년인 2020년에도 이어졌다. 초대 감독으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은 한 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8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성적 부진이 표면상의 이유였지만 리그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던 상황에서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여러모로 석연치 않았다.

사퇴 두 달 전 황 감독은 구단 수뇌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K리그2 2020' 11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1-4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그는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큰 점수로 패한 것은 패배는 감독의 잘못"이라며 "대전하나시티즌은 좋은 팀이 돼야 한다. 구단은 오늘 경기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믿음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좋은 팀이 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감독과 구단과의 갈등이 제법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사실 황 감독은 취임 초기부터 선수단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감독 취임사에서 "다른 팀보다 영입전을 늦게 하다 보니 선수선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국내 선수 영입이 수월하지 않다.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황 감독 취임 직후 대전은 1부리그에 버금가는 폭풍영입에 나섰다. 안드레, 바이오 등 브라질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특급 용병도 영입했다. 선수들의 면면은 K리그 최강이었으나 정작 황 감독의 전술에는 맞지 않는 조합이었다. 이미 대부분의 선수가 구단 수뇌부에 의해 구성된 상태였고 기존 선수들과의 전술 조합이 부족한 상태에서 리그를 맞이했다. 대전은 시즌 내내 조직력 문제에 시달렸다. 매 경기 상대에게 중원을 내줬고 승리한 경기 역시 내용이 좋지 못했다.

황 감독의 사퇴 후 구단의 행보는 초보행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강철 코치에게 팀을 맡기는가 싶더니 별안간 조민국 전력강화실장을 감독 대행에 임명했다. 9월에 임명된 사실상의 외부 인사에게 팀을 맡긴 것이다. 조 대행은 지도자 경력 대부분을 대학 무대에서 활동했다. 프로팀에서의 뚜렷한 경력이 없었지만 승점 1점이 급했던 대전은 조 대행 체제로 잔여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처참했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에서 연패를 거듭했고 순위는 6위로 떨어졌다. 준플레이오프 진출로 간신히 체면치레는 했지만, 승격의 의지가 확고했던 대전의 행보는 너무나 아쉬웠다.

선수단 운영에서도 시티즌은 문제를 드러냈다. 지난 6월 주전 공격수 박인혁의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K리그 공식경기 10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 원이 부과됐고, 10월에는 소속 선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예정됐던 K2리그 일정이 2주 이상 연기됐다. 통상적인 휴가에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사건이었지만 선수단 관리에 대한 지적은 피하기 어려웠다.

초보행정, 성적부진, 감독과 구단의 갈등 22년간 시티즌을 얽매었던 악의 고리는 기업구단 전환 이후에도 끊어내지 못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2.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3.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4.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5. 2025 K-축제의 세계화 원년...날아오른 국내 축제는
  1. 충남도의회 "학교급식 종사자 체계적 검진 지원"
  2. [기획] ㈜아라 성공적인 글로벌화 "충남경제진흥원 글로벌강소기업1000+ 덕분"
  3. [사설] 특성화고 '인기', 교육 내실화 이어지나
  4. 대전 특성화고 지원자 100% 넘었다… 협약형 특성화고 효과 톡톡
  5.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헤드라인 뉴스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트램·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국비 대거확보" 대전시 현안 탄력

대전시가 이재명 정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서 트램 등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대거 확보하면서 주요 현안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트램을 비롯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웹툰클러스터 예산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마지막 날인 이날 4조 3000억원을 감액하고,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 정부안인 728조 원 규모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은 주요 현안 예산 반영 여부를 여의도..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원·달러 환율 1460원대 중후반 고착화… 지역 수출기업들 '발동동'

#. 대전에서 수출기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원·달러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환율이 10~20원만 변동해도 회사의 수익 구조가 즉각적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A대표는 "원자재 대금 결제에 적용되는 환율이 중요하다 보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환율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구조를 가..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李 “숨겨진 내란 어둠 밝혀 진정 정의로운 국민통합 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이날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2차 국무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 12월 3일 우리 국민들이 피로써 쟁취해 왔던 민주주의, 그리고 헌법 질서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집단 지성이 빚어낸 빛의 혁명이 내란의 밤 어둠을 몰아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환하게 빛나는 새벽을 열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식장산역 착공…첫 지상 역사

  •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