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작심삼일째를 맞이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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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작심삼일째를 맞이 하며

법무법인 유앤아이 신동철 변호사

  • 승인 2021-01-03 15:19
  • 수정 2021-01-08 17:06
  • 신문게재 2021-01-04 1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신동철 변호사
신동철 변호사
코로나19로 인해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한 해가 지나고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설렘과 왠지 모를 희망에 새 목표를 세우고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기 시작한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일은 해마다 반복된다. 작년 목표는 어떠했는가? 소망했던 일들이 무엇이었는가? 그것을 이루었는지 점검해 볼 시간도 갖지 못하고, 그것을 적어놓은 종이도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한다. 운 좋게 메모앱에서 작년의 흔적들을 발견하고는 낙담하기 일쑤다.

책장 한 켠에 꽂힌 '그릿(GRIT)'이란 책에 눈길이 갔다. 중국계 미국인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 교수는 '그릿'에서 성공의 핵심은 'IQ와 천재성이 아닌 끈기와 노력'이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대학졸업 후 컨설팅회사에 취업했지만, 가르치는 것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여러 해에 걸쳐 학생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의 성취에 IQ 외에 다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한 오랜 기간의 연구 결과를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를 의미하는 '그릿'에 대한 책에 담았다.

더크워스 교수는 성숙한 그릿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네 가지 심리적 자산을 '관심(열정), 연습, 목적, 희망'으로 압축했는데, 그녀가 나열한 위 자산 중 가장 실재적인 덕목인 '연습'과 그 세부항목인 '의식적인 연습'에 관심이 끌렸다.

우리는 한계점에 도달하거나 개선점을 찾지 못하고 막힐 때 우물쭈물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연습은 미뤄두기 십상이다.'연습은 완벽함을 만든다'는 격언에 익숙해 있지만, 완벽함에 이르게 하는 연습은 향방없는 연습이 아니라 바로 '의식적인 연습'이다. 새로운 악기를 배우거나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을 때를 상상해 보면, 막연히 악기나 장비만 붙들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익히게 되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녀는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는 도전적 목표 / 완벽한 집중과 노력 /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이라는 네 가지 기본요건을 통해 '의식적인 연습'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필자도 오랜 시간 기타를 독학으로 배워본다며 시간을 허비한 적이 있다. 기타와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지만 향상되지 않는 이유를 좋지 못한 악기와 짧은 손가락 탓으로 돌렸다. 그래서 기타도 바꿔 보고, 교재도 더 사보았지만 결국은 나와 맞지 않는 취미라는 생각하게 될 뿐이었다. 그런데, '의식적인 연습'이란 탈진할 정도로 반복하는 주먹구구식 연습이 아니라 꼭 배워야 할 기본기를 건너뛰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세밀하게 점검하면서 반복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금상첨화일 것이고 그런 노력을 체계적으로 기록한다면 분명히 향상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의식적인 연습은 일상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오래 전 한 선배 변호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그 선배는 변호사가 된 뒤 방향설정을 잘못하여 이직과 퇴사를 반복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연차는 쌓여 그럭저럭 업무는 수행할 수 있었지만, 성장하지 못하는 자신에 한계점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년차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동료들의 재판서면과 관련 판결문을 꼼꼼하게 찾아 읽는 것을 연습했다고 한다. 그리고 후배에게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새로 알게 된 정보를 메모하며 스크랩한 것을 반복하여 찾아보면서 한 분야에 관심을 갖다보니 나름 그 분야에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신축년 한해도 희망찬 의욕으로 출발했지만, 다시 작심삼일째를 맞았다. 우리는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덮어놓고 달리지 말고, 도전 목표를 명료하게 다시 설정하고 그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보완하면서 한계점을 살핀다면 올해의 끝자락에는 뿌듯한 성취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신동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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