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1056)] 창문 너머 저 편에 (2), 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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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1056)] 창문 너머 저 편에 (2), 비움

  • 승인 2021-01-18 11:37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염홍철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흔히들 '마음을 비웠다' 혹은 '자신을 내려 놓는다'는 얘기를 합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절박한 상황에 처해서야 '내려놓고', '비운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내려놓는 것인가요? 비우는 것과 내려놓는 것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컵을 비우는 것처럼 내려놓음은 무엇이든지 받아들이게 하며 새롭게 활기를 얻게 합니다. 또한 비우고 내려놓는다는 것은 원한과 두려움, 집착과 실망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비우고 내려놓아야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조금 내려놓으면 작은 평화를. 많이 내려놓으면 큰 평화를 얻을 것이고, 완전히 내려놓으면 자유까지 얻을 것입니다. 평소에는 절실함이 없다가도 고통과 어려움을 당하게 되면 그때부터 비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비어 있는 공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비어 있는 공간이 있어야 구체적인 사물의 존재가 가능합니다. 비어 있는 상태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상대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여백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다름도 포용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고려시대 지눌 스님이 강조했다는 '공적영지(空寂靈知)'라는 비움의 극치도 생활에서 음미해야 조금이라도 따라갈 수 있지요.

허공의 '공'과 적막의 '적'을 합친 '공적'에, 신령하게 스스로 아는 '영지'를 합친 게 공적영지라는 것입니다. 비워서 아무것도 없으니 긍정도 부정도 끼어들 여지가 없지요.

'창문 너머 저 편에' 있는 '비움'을 생각하면서 공적영지에 심취했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 변질되지 않았나 스스로 자문해 봅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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