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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열흘 동안 그 경고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했지요.
어둠의 의미가 무엇인지, 왜 비워야 하는지, '나'와 '우리'가 분리될 수 있는지 그리고 '나는 만물 가운데 하나 일뿐'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지요.
그러면서 마지막 날 '창문 너머 저 편'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물'처럼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습니다.
일찍이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생명은 물이 없다면 탄생되지 않을 테니까요.
이렇게 물은 다른 어떤 물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처럼 산다고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인데,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뜻이지요.
물은 만물의 탄생과 성장을 도와주지만 어떤 경우도 남과 다투는 법은 없습니다. 물이 흐를 때 바위가 가로막고 있어도 비켜 가는 겸양의 미덕이 있습니다.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서 가장 밑에 자리합니다.
뿐만 아니라 더러운 시궁창에 머물기도 하지요.
그래서 물은 순리와 희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물의 값은 높지 않습니다.
생명에 필요한 물은 값은 아주 낮고, 일상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다이아몬드는 값이 높지요.
제가 평소 존경하는 어느 스님은 법(法)은 '물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법(法)자를 파자하면 물 수변(?)에 갈 거(去)입니다.
따라서 법도에 맞는 삶은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사는 것이 아닐는지요?
물처럼 산다면 최소한 다른 사람과의 갈등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흘간의 소회를 마감합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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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