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일기:MZ읽기] '들으며 마음 달래요' 새롭게 변화하는 그들의 힐링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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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일기:MZ읽기] '들으며 마음 달래요' 새롭게 변화하는 그들의 힐링 문화

  • 승인 2021-09-10 12:24
  • 수정 2021-11-18 13:54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컷-트렌드

 

 

 

비대면 시대 열리며 언택트 문화에 맞게 '듣는 영상' 유행

수면 유도뿐 아니라 공부 할 때도 영상이 필수로 자리잡아

 

 

"코로나 때문에 우울한데 어디 가지도 못하고, 그냥 집에서 눈을 감고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달랠 뿐이에요"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은아(27) 씨는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급격히 증가하자 동시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게 됐다. 그는 장기간 우울한 마음이 지속 되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지 모색하다가 우연히 동영상 플랫폼에서 '명상을 돕는 ASMR'을 듣게 됐다고 한다. 은아씨는 영상이 재생 됐던 그 순간에 편안한 마음이 들었고, ASMR이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 데 효과적이라고 느낀 순간부터 영상을 자주 재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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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최근 MZ(밀레니얼+Z세대)세대들의 독특한 '힐링' 방식은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그들은 일상 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눈을 감고 듣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시대가 새롭게 열리면서 언택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 됐고, 이에 발맞춰 이 문화에 적응한 새로운 힐링 방식이 생겨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과거의 것을 동경하고 따라 하는 특징을 가진 MZ세대들이 20세기의 라디오 문화를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디지털화 시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들의 듣는 문화는 기존의 라디오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사람이 등장해 담소를 나누거나, 음악, 뉴스가 나오는 기존 라디오를 뛰어 넘어 자연의 소리, 일상 소음 등을 최대 10시간 동안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들의 문화는 'ASMR(자율 감각 쾌락 반응'으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이라 불리는데 방법은 아주 단순하고 쉽다.

스마트폰을 키고 동영상 플랫폼에 접속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영상을 선택해서 듣기만 하면 된다. 실제로 ASMR 콘텐츠 영상들의 조회 수는 대부분 10만이 넘어가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 인터넷에는 매우 다양한 콘텐츠의 ASMR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매우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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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즐겨 듣는 ASMR 목록. 김지윤기자

간혹 기자도 잠이 안 오는 밤이면 빗소리, 장작 소리 등의 ASMR을 틀어 놓곤 하는데, 생각 외로 수면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소리가 들리는 순간 소리에만 집중하니 잡생각이 사라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잠이 들 수 있다. 또한 기존 라디오는 30분의 방송 시간이 끝나면 다른 채널로 옮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 영상은 7~8시간 무한 반복돼 한번 틀어 놓으면 오랜 기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SMR은 숙면만 돕는 게 아니다. 이제는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 생활에서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공부를 할 때 이들이 주로 듣는 영상은 '백색소음'이다. 아무 소음 없는 공간 보다는 최소한의 소음이 들리는 게 집중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영상을 틀어놓고 공부를 하는 것이다. 듣기 문화가 보편화 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 같은 공부 공간에 직접 가야 들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집에서도 직접 들을 수 있게 됐다.

대전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유하은씨(23)도 매 시험 기간 마다 ASMR 영상을 틀어놓고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집에서뿐만 아니라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에도 이어폰을 꼽고 영상을 틀어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집중하며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은씨는 "생각보다 영상을 틀어 놓는 게 집중이 훨씬 더 잘되고, 이제는 익숙해져서 없으면 서운할 정도"라며 "요즘 코로나 때문에 독서실에서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영상 하나만 틀어 놓으면 독서실과 비슷한 환경이 만들어 진다"며 그 이유를 전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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