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PORT:친환경보고서] 휴지는 휴지통에, 폐의약품은 수거함에

  • 사회/교육
  • 환경/교통

[REE-PORT:친환경보고서] 휴지는 휴지통에, 폐의약품은 수거함에

  • 승인 2021-10-01 10:06
  • 수정 2021-10-04 13:04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컷-친환경

 

 

 

 

유통기한이 지난 약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폐의약품을 버리는 방법을 몰라 일반쓰레기로 버리고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올바른 처리 방법만 알아도 환경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약-1
미리 준비한 폐의약품 포장지를 종류별로 분리했다. 김지윤 기자

그래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폐의약품을 처리하는 방법을 찾고 실천해 봤다. 가장 먼저 집에 있는 유통기한이 지나 섭취할 수 없는 약이 있는지 찾아봤다. 병원에서 처방한 약은 대부분 다 먹었기 때문에, 종이 박스에 들어있는 약국에서 구매한 약들이 전부였다.

원래 약을 잘 먹지 않는 편이라 알약 형태로 된 약 3개와 캡슐 형태로 된 약 1개 총 4개를 발견했다. 이후 이 약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기 위해 지인인 약사님께 전화를 했다.

"약은 종류별로 한 곳아 모아서 수거해주는 곳 찾아 가져다 주면 됩니다"라는 간단한 대답을 듣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약-2
약의 종류별로 분리를 했다. 김지윤기자

약을 포장지 안에 들어있는 약들을 빼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톡톡 눌러주면 약들은 쉽게 포장지에서 떨어졌다.

다만 약이 담긴 합성소재의 포장용기가 문제였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용기 위에 얇은 알류미늄 포장지가 서로 달라 붙어 있었는데 손톱으로 긁어도 쉽게 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하마터면 알류미늄 포장지를 뜯다가 손톱이 나갈뻔 했다. 약을 포장지에서 분리하는 것은 1분도 채 안걸렸지만, 포장지를 분리하는 시간은 20배가 넘게 걸렸다.



겨우 포장지 하나를 처리하고 다른 두개의 약들을 분리하는 과정도 비슷했다. 안쓰는 플라스틱 통에 모은 약들은 한 곳에 모아두고, 이제 다시 포장용기와의 싸움이었다. 손톱과 칼로 어떻게든 알류미늄을 뜯어내려고 고군분투를 했지만 도저히 떼지지 않는 것도 있어 어쩔 수 없이 분류를 하지 못하고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다.그렇게 한참을 포장지와 싸움을 하고 나니 왼쪽 검지 손가락의 손톱이 갈라지고 깨져 있었다.

만약 네일을 한 상태였으면 속상할 뻔 했다. 알약 형태의 약들은 분류하고 그 다음 차례는 캡슐 형태의 약을 분류 할 차례였다.

캡슐 모양의 약은 안에 있는 가루를 따로 빼서 한 곳에 모아서 따로 버려야 했다. 캡슐은 생각보다 쉽게 분리가 됐다. 너무 쉽게 분리가 된 나머지 힘 조절을 못해 안에 있는 가루가 '펑'하고 터져 호흡기를 자극했다.
 


쓴 약이 코와 눈에 들어와 세수를 해야 하며 쌩 고생이었다. 한 번 쓴 맛을 봤던 경험을 뒤로하고, 그 뒤부터는 살짝만 힘을 줘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분리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가루를 준비한 작은 통에 모아 놓고 보니 색이 노란 강황가루 같기도 했다.

약을 분리하고, 한 곳에 잘 모아뒀다면 폐의약품을 수거해 주는 곳을 찾아 방문하기만 하면 됐다.

약국과 동사무소 두 곳에서 약을 수거하지만, 일일이 전화를 해서 약국에 확인하는 것 보다 근처 동사무소에 수거함이 있는 지 검색하는 게 더 빨라 동사무소를 선택했다.

'혹여 없다고 그러면 어떻게 하지?'라며 긴장된 마음으로 해당 동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조심스럽게 "아직도 폐의약품을 수거해 주나요?"라고 물어보니 "네, 약 가지고 오시면 돼요"라는 대답을 받았다. 다행히 집 앞에서도 수거를 해주다니. 전화를 끊은 후 바로 분류한 약을 챙겨 해당 동사무소에 방문했다.

 

 

약폐기함
동사무소에 놓여져 있는 폐의약품 수거함. 김지윤기자

빨간 캡슐약 모양의 작은 수거함이 있었는데, 이미 주민들이 버리고 간 약들로 가득 차 있어 약을 버릴 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뒤에서 지켜보던 관계자가 "요즘 수거함에 약을 버리고 가는 사람이 많이 늘어서 항상 비워야 해요"라며 수거함을 정리했고, 비워진 수거함에 챙겨온 약을 넣을 수 있었다.

폐의약품을 따로 분류하고 수거함에 넣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많은 힘이 들지도 않았고, 모든 동네에 수거함이 있기 때문에 확인전화 한번만 하면 운이 좋으면 집에서 1분 거리에서도 버릴 수 있다.

다만 서로 달라붙은 포장지들을 분리하는 것은 꽤 불편했다. 얇은 알류미늄 덮개가 쉽게 떼어지지 않아, 사실상 약을 분리하는 것 보다 포장지를 분리하는 게 더 힘들었다.

약 보관을 위해 공기 주입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쉽게 떼어지는 소재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약을 모아서 가져다 주기만 하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니 얼마나 쉬운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이런 귀찮음은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방] 구연희 세종시교육청 부교육감
  2.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접수 시작
  3.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4. 재난위기가정 새출발… 희망브리지 전남 고흥에 첫 '세이프티하우스' 완공
  5. 수능 앞 간절한 기도
  1. [한 장, 두 장 그리고 성장] 책을 읽으며 사람을 잇고 미래를 열다
  2. 고물가에 대전권 대학 학식 가격도 인상 움직임…학생 식비부담 커질라
  3. 대전 2026학년도 수능 응시자 1만 6131명… 교육청 "수험생 유의사항 필독해야"
  4.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5. 충남 청년농 전용 '임대형 스마트팜' 첫 오픈… "돈 되는 농업·농촌으로 구조 바꿀 것"

헤드라인 뉴스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 전쟁유적에서 평화 찾아야죠" 대전 취재 나선 마이니치 기자

"일본에서도 태평양전쟁을 겪은 세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80년이 지났고,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교육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전쟁유적뿐이죠. 그래서 보문산 지하호가 일본군 총사령부의 것이었는지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후쿠오카 시즈야(48) 서울지국장은 5일 대전 중구 보문산에 있는 동굴형 수족관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아왔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올해만 벌써 두 번째로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의 종결을 앞두고 용산에 있던 일본군 총사령부를 대전에 있는 공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하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학생·학부모 10명 중 8명 "고교학점제 폐지 또는 축소해야"… 만족도 25% 미만

올해 고1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첫 학기를 경험한 응답자 중 10명 중 8명 이상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학생들은 진로 탐색보다 대학입시 유불리를 기준으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고1 학생과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4.3%, '매우 만족한다'는..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 개장 한달만에 관광명소 급부상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이 개장 한 달여 만에 누적 방문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6일 대전시에 따르면 갑천생태호수공원은 9월 말 임시 개장 이후 하루 평균 7000명, 주말에는 최대 2만 명까지 방문하는 추세다. 전체 방문객 중 약 70%가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으로, 주말 나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 야간경관 감상의 목적으로 공원을 찾았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는 10일간 12만 명이 방문해 주차장 만차와 진입로 혼잡이 이어졌으며, 연휴 마지막 날에는 1km 이상 차량 정체가 발생할 정도로 시민들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과학기술인 만남 이재명 대통령

  •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사랑 가득한 김장 나눠요’

  • 수능 앞 간절한 기도 수능 앞 간절한 기도

  •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 국민의힘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