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PORT:친환경보고서] 옷장도 정리하고 환경도 보호하는 '빈티지' 쇼핑

[REE-PORT:친환경보고서] 옷장도 정리하고 환경도 보호하는 '빈티지' 쇼핑

'더럽지 않을까'라는 우려와 달리 새 제품처럼 깨끗하다
패스트패션 문화로 인해 망가지는 환경을 지키기 위한 가치소비

  • 승인 2021-10-09 14:27
  • 수정 2021-10-10 23:40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명 '패스트패션'이 빠르게 번져가고 있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은 심각한 수준이다.

매일같이 변하는 트렌드와 계절에 맞춰 쉽게 옷을 구매하고 버리는 과정에서 이 버려진 옷들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션 문화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남이 입지 않는 구제 옷 즉 '빈티지' 쇼핑인 착한 소비를 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다.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에서 변화해 환경 보전을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가치 소비를 실천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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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에서 입지 않아 자리만 차지하는 옷들을 골라 기부하기로 결심한 뒤 오염 된 부분이 없는 지 확인했다. 김지윤기자
'대전에 구제 옷을 파는 가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구제샵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을 켰다. 포털사이트에 '대전 구제샵'이라고 검색을 하자 20개가 넘는 가게들이 쏟아져 나왔다.

검색창에 뜨지 않는 가게들까지 포함하면 한 30개는 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많은 매장이 있었다고? 구제에 대한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구제 옷을 구매해 입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질이 나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사람들의 후기를 꼼꼼하게 훑어 본 후 한 가게를 발견했다.

이 가게는 구제 옷과 구제 용품들을 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기부할 수 있는 곳이었다.

사실 일주일에 한번 새 옷을 사는 것을 즐길 정도로 쇼핑중독인 나의 옷장에는 입지 않는 옷들이 가득했다. '이 옷들을 다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차에 기부도 하고 옷 정리도 할 수 있다니 일석이조였다.

그래도 기부하는 옷이기 때문에 옷장을 열어 입지 않는 옷들 중 가장 깨끗한 옷들을 몇 개 집었다. 모델이 입은 사진만 보고 샀다가 나와는 스타일이 맞지 않아 단 한 번도 입지 않았던 블라우스, 피부와 어울리지 않아 맘에 들지 않았던 셔츠, 살을 빼고 입겠다고 호언장담하고 구매했지만 너무 작아 입지 못하고 있던 니트를 꺼내 들었다. 혹여 오염된 부분이 없는 지 잘 살펴본 뒤 깨끗한 것을 확인하고 종이 가방에 옷들을 집어 넣었다. 구제 매장은 집과 5분 거리에 있었고,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해 방문하기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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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방문한 구제샵. 종류별로 옷들이 나열 돼 있어 찾기 쉬웠다. 김지윤기자
매장 입구에 들어가니 생각보다 큰 크기에 한 번 놀라고 많은 사람들이 있어 두 번 놀랐다. 기부를 하는 과정은 매우 간단했다. QR코드로 물품 기부를 접수한 뒤 기부하는 종류와 갯수를 입력하기만 하면 됐다. 이 곳에 기부된 옷들이 판매된 수익은 대전 지역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쓰여 진다고 했다. '이럴 거면 더 많이 가져 올 걸' 이라며 후회가 됐다.

가져온 옷들을 기부한 뒤 본격적으로 쇼핑에 나섰다. 옷들은 종류별로 한 눈에 찾아보기 쉽게 나열 돼 있었다. 촌스러워 손이 가지 않는 디자인의 옷들 사이에서 내 스타일의 옷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요즘 유행하는 부츠컷 청바지부터, 청자켓, 트위드 원피스 등 예쁜 옷들이 많아 전부 다 구매하고 싶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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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샵에는 옷 말고도 신발, 잡동사니, 책 등 다양한 구제 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김지윤기자

가격도 6,000원이 넘어가지 않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이었다. 또한 앞서 '오염 돼 더럽지는 않을까?'라는 걱정과 달리 내가 입고 있는 옷 보다 깨끗하고 박음질도 훌륭했다. 다만 집에 있는 옷장은 이미 많은 옷들로 넘쳐났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가장 맘에 드는 회색 카디건을 골랐다. 옷을 고르고 다른 진열대도 구경했다. 신발부터 운동용품, 잡동사니, 중고 책까지 없는 게 없었다. 그 중 방탄소년단의 뜯지 않은 앨범까지 있었는데 아미로써 구매하지 않을 수 없지 하며 집어 들었다가 4 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보고 급히 내려놨다. 중고인데 이렇게 비싸다니. 이 가격이면 새 앨범을 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해 구매하지 않았다. 

 

 


대신 눈길을 돌려 옆에 진열 된 중고 책들을 둘러봤다. 새 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흠집 하나 없고, 심지어는 포장지가 뜯기지 않은 제품들도 있었다. 가격은 절반이나 저렴한데 이렇게 싸다니. 게다가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을 발견해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넣었다.

카디건과 책 두 개를 구매했는데 가격은 9,000원으로 만 원도 안됐다. 새 제품을 사면 5 만원이 훌쩍 넘었을 텐데 득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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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구매한 가디건과 책. 김지윤기자
집에 돌아와 좀 전에 구매한 카디건을 입고 거실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여드리니 구제라고 말 안 했으면 새 옷인 줄 알았을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내심 뿌듯했다.

사실 이 실천을 하기 전 까지는 구제품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 편이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입었던 옷을 어떻게 입지? 더러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 소비로 인해 이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다.

새 제품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가격도 절 반 이상 저렴해 오히려 더 좋을 정도였다. 내 옷장도 정리하고 싸게 옷을 샀을 뿐인데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 환경을 위해서라면 새 옷도 좋지만 가끔은 오래됐지만 가치 있는 옷을 구매하는 것은 어떨까.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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