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이철성 건양대 총장 "대학, 융합적인 학습과 역량을 키울 공간"

[중도초대석] 이철성 건양대 총장 "대학, 융합적인 학습과 역량을 키울 공간"

위기속 대학, 학과 간 벽 낮춰야
"강점을 살린 대학만 살아 남을 것"

  • 승인 2022-04-11 10:01
  • 수정 2022-04-11 17:46
  • 신문게재 2022-04-12 9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온라인지면용8
이철성 건양대 총장이 건양대 대전캠퍼스 죽헌정보관 총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열매를 보면 재배과정을 알 수 있다."

건양대 제11대 총장으로 취임 2년 차를 맞은 이철성 총장이 건넨 한 마디는 대학에 대한 자부심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개교 이래 최초로 구성원에서 수장이 된 이 총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교수로서 보직자로서 건양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인 동시에 그 오랜 시간 건양대 구성원에게 인망을 얻은 리더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건양대의 2022년은 '도약의 원년'이다.



이 총장은 지난 30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지역이라는 틀을 넘어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건양대와 함께 걸어가야 할 우리나라 고등교육계의 길은 녹록잖다. 대학의 위기가 현실화 되는 상황 속에서 코로나 19로 대면 수업이 화상 수업으로 전환되는가 하면, 학생들은 캠퍼스의 봄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장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2021년 1월 건양대의 1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이 총장을 만나 건양대의 앞날을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지난해 1월 취임해 1년여가 지났다. 취임 이후 현재까지 성과가 있다면.

▲취임 이후 1년이 지나 뚜렷한 성과가 있다고 할 순 없지만, 학생 중심의 원칙 안에서 소통과 상생을 중시했다. 외형적으로 보면 교육부 대학인증평가가 가장 큰 과제였지만 구성원의 협력 속에 일반재정지원대하겡 선정되었다. 또한 지난해에는 개교 30주년과 함께 새 병원 개원을 한 만큼 개교 맴버들을 대학에 초청해 기념행사를 여는 등 의미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내면적으로는 소통과 상생이라는 큰 틀에서 코로나 상황 속 학생들의 상황을 감안, 장학금 등을 증액하고, 학과 학생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학생 중심으로 살피고자 했다.

또한 학생 및 교직원들과 직접 대면 방식으로 소통을 계속해왔으며 매일 하루의 일과를 개인 SNS에 올리며 대학의 주요 이슈와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 지난해가 건양대 창학 30주년이었다. 30년간 눈부신 발전을 해온 건양대의 미래 30년의 구상과 밑그림을 그린다면.

▲대학이 내건 비전을 보면 대학의 변천사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맨 처음에는 깨끗한 대학, 공부하는 대학이고, 이후 교수자가 잘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잘 가르치는 대학이었다. 그 다음에는 학생 중심의 일류강국 글로컬 대학으로 즉 지역과 밀접하게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드는 비전을 갖고 있었다. 지역에서는 상당히 두드러지게 발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현재는 인간 중심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학이다.

중장기 발전을 세우면서 시대 가치에 도전에 하는 학생 중심의 대학을 하겠다는 깊은 뜻을 담았는데 건양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중심'이라는 것을 놓지 않았다.

이런 가치들을 갖고 이제 건양대는 지금까지의 성취를 자양분으로 지역사회가,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지구가 원하는 대학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타 대학에 비해 일찍 ESG 교육가치 실현을 목표로 삼은 것과 지역사회에 면밀히 소통하며 지자체, 기업, 시민사회와 다양한 교류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학이 일방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원하는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어떻게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가 끊임없이 고민해서 그 부분들로 시대와 가치에 도전하는 학생 중심 대학을 만들어보고 싶다.



- 지난해 5월 지역대 최초로 ESG 교육가치 실현을 모토로 내걸고 ESG 선도대학으로 나아가고 있다. 왜 대학에서 ESG를 도입해야 하는지 설명해 달라.

▲ESG는 이제 전세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으며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이야말로 교육을 토대로 학생과 지역, 나아가 세계와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학생들이 살아갈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적 양극화 해소하고 기후 환경 문제 해결해야 하는 세대다. 그런 만큼 과거에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이 주 역할이었던 대학은 기후, 환경에서부터 사회적 약자의 문제까지 이제 대학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사명을 갖게 됐다.

건양대는 생활 속에서 ESG를 구체화 시켜보자고 했다. 생활 속에서 배우고 배운대로 생활할 수 있게 한다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패트병 분리, 천연비누 사용, 기숙사 일회용품 분리 등 ESG 가치에 넣고 생활속에서 배우고 배운대로 생활할 수 있게 하도록 했다.

또한 편의점, 식당, 카페 등 교내 입점업체와 함께 ESG캠페인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ESG를 알리고 생활 속 ESG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교내에 입점한 한 편의점에서는 대학에 인공지능 페트병 수거 기계를 기증하기도 했다.

대학 최초로 발달장애인 공동작업장을 설립해 장애인과 비장애가 같이 한 캠퍼스에서 생활함으로써 배우고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이번 학기 때 처음으로 교양과목으로 ESG 관련 과목을 개설했으며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아 더 다양한 과목들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 건양대는 무엇보다 취업률이 높은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높은 취업률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알려달라.

▲교수와 교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 학생들의 취업률이 나온다고 판단된다.

건양대를 설립한 김희수 박사의 교육철학이 '가르쳤으면 책임진다'였다. 지도 교수 책임제를 통해 평생 패밀리 라는 개념 속에서 입학부터 취업까지 책임지도록 했다. 또한 우리 대학은 전국 대학 최초로 취업전용건물을 만드는 등 학생취업을 위한 시스템적인 지원기반을 마련했다. 지금이야 모든 대학이 학생취업을 중요시해서 다양한 취업지원을 위한 제도와 인력이 움직이고 있지만 건양대는 일찍부터 이런 부분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건양대만의 학풍이 되고 좋은 성과로 이어져 왔다고 본다. 현재는 AI면접과 표준현장실습 제도들을 빨리 도입해서 학생들이 인턴십을 거쳐서 취업을 연결시킬 수 있는 체제까지 신경 쓰고 있다.



- 학생 인구의 감소로 전국 대학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타개책이 있다면.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예견돼 왔던 것이고, 이 상황을 대학이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없다. 단지 대학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지식을 교육하는 대학에서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대학으로 바뀌어야 한다.

과거에는 대학이 학생을 선택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며 이 말은 곧 대학이 학생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강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학교, 주변의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이 되면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이와 함께 교육이 변해야 한다. 교육이 변하려면 교수자가 변해야 하고, 대학이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건양대는 지식을 교육하는 대학에서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대학으로 가는게 목적이다. 건양대는 상대적으로 다른 대학과 달리 재단과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는 대학이다. 재정도 안정이 되어 있는 만큼 학생들이 원하는 투자라면 아끼지 않고 있다. 위기가 오기 전에 위기를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학생들을 위해서 교수의 강의 질 제고, 시설의 확충, 뉴 노멀시대 에 대비한 교육체계도 실행해 나가려고 한다.



- 마지막으로 대학의 총장으로서 구성원들에게, 지역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이 위기의 시대라고 한다. 하지만 대학이 위기를 맞은 건 우리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비해 대학이 이에 맞게 빨리 변화하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건양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해 왔으며 사회 트렌드에 맞게 적극적으로 변모해왔다. 이처럼 빠른 변화는 결국 구성원의 희생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구성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은 만큼 변화되는 시대에 교수자의 자세, 사명을 다시 되새겨 보자고 구성원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또한 학과의 벽을 허물고 좀 더 시대에 맞는 융합전공을 열고, 지역사회 정주시킬 수 있는 방안 등 목적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봤으면 좋겠다. 우리 대학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함께 할 것이며 지역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가도록 노력할 것이니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대담=박태구 경제교육부장(부국장)·정리=박수영 기자·사진=금상진 기자



○…이철성 건양대 총장은

▲고려대 사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문학박사)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학 진흥위원 ▲충청남도 문화재 위원 ▲충남지역문화연구소장 ▲건양대 교양학부장 ▲건양대 총무처장 ▲건양대 군사경찰대학장 ▲건양대 비서실장 ▲건양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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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건양대 총장이 건양대 대전캠퍼스 죽헌정보관 총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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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성 건양대 총장이 건양대 대전캠퍼스 죽헌정보관 총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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