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대전, 신나는 대학 연합축제 필요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대전, 신나는 대학 연합축제 필요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2-07-31 08:14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정문현 교수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80~90년대 '대학'의 이미지는 자유와 낭만이었다. 입시로 찌든 때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세상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 그곳은 대학이었다. 그리고 '대학 캠퍼스의 낭만' 중에 최고는 단연 '대학축제'였다.

학생들은 축제를 통해 동아리 활동을 알리고 각종 공연이나 전시, 부대 행사장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동기, 후배들과 파전에 막걸리를 마실 때가 최고로 행복했으며 옆자리에 여학생이라도 있으면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어른이 다 된 그것처럼 후배들에게 우쭐대기도 하고, 체육행사와 예술제, 각종 경연대회도 구경하면서 사회체험과 사교, 경험과 화합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오늘은 대전에 '대학 연합축제와 체육제전'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의 '대학 문화의 꽃-대학 축제'의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1956년에 시작된 대학 축제에서는 포크댄스와 가장행렬, 마라톤, 쌍쌍파티, 메이퀸 선발대회, 학술제, 문학회, 캠프파이어 등이 열렸었다. 이성 교제에 엄격했던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쌍쌍파티는 최고로 인기가 많았었다. 이화여대 축제에서 메이퀸 선발대회가 열리면 해군 군악대까지 동원될 정도였다.

1970~80년대의 대학 축제에서는 탈춤과 씨름, 줄다리기 같은 민속놀이가 자리를 잡았었고 운동권 노래 공연이 열렸었다, '크게 하나 되자'라는 의미의 '대동제(大同祭)'가 탄생했고 정치색이 짙은 학술제나 토론회, 모의재판 같은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칵테일 쇼와 사주카페, 동안(童顔) 선발대회 같은 흥미 위주의 행사와 연예인 초청공연, 장터 등 오락성 행사가 성황을 이루었다. 대학생의 개성과 다양성을 더 중요시하는 시대가 만들어졌고 학과나 동아리에서 주점을 열기 시작했다. 2000년대부터는 기업 등의 참여도 이뤄졌는데, 주로 홍보 차원에서 이벤트를 열었고 축제를 직접 후원하기도 했는데 코로나 전만 해도 기업 후원은 자주 있었다.



규모를 확대해 지역 상인들과 지역민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소통'하는 축제가 열리기도 했는데, 신촌 근처의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등은 ‘신촌대학 문화축제’를 개최했고 부산에선 이와 유사한 '대학 종합축제 한마당'이 열리고 있으며 전남 순천대학교는 대학생과 지역민들이 모두 참가하는 '향림 가요제'와 학과 특성을 살린 박람회를 열어 인근 지역 초·중· 고등학생들을 초대해 과별 체험행사를 열고 있다.

코로나 냉기가 점차 사라지면서 지역과 대학가의 축제가 살아나고 있다. "불태울 각오로 축제에 왔다", "재밌고 설렌다", "청춘을 불 지르고 말겠다"라는 결의에 찬 대학생들의 당찬 소감에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청년의 기백이 대학 축제를 통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전에는 빵 축제와 와인축제, 유성온천문화축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대전워터페스티벌, 2022달밤소풍 등의 축제가 있으나 8만여 대학생들을 위한 축제는 찾아볼 수가 없다.

필자는 대학생들이 신나는 대전 문화를 일으키고자 2003년 대전지역 교수님들을 모시고 대학생활체육연맹을 창립했다(초대회장 진윤수 충남대 명예교수).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시 생활체육회의 지원을 받아 2004년에 제1회 대학생활체육축전을 개최한 것인데, 코로나로 열리지 않은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 19년째 대학생활체육축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대전은 17개가 넘는 대학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의 도시’다. 그만큼 대학생들이 많으며 대학 간의 거리도 매우 가깝다. 어느 도시보다 젊음의 패기가 넘쳐야 할 도시에 힘이 나는 일이 없다.

대전의 대학생들이 전부 모여 연합대학축제를 개최해 대전의 발전 방향을 토론하고 어깨동무도 하고 운동도 하고 노래도 하고 잔도 부딪치면서 자신과 대전의 발전을 일궈내기 위한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연합축제가 필요하다. 지역 상권을 살리고 우리 학생들의 취·창업역량도 강화할 수 있는 대규모 연합축제를 대전시가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대전시가 주도하고 모든 대학이 참여하고 기업이 후원하면 안 될 일이 없을 것이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민의힘 대전시당 "이재명 정부, 충청권 철저히 배제"… 이 대통령 방문 전 기자회견
  2. 충남도의회 오인철 의원, 후계농업인 미래 위한 헌신 공로 인정받아
  3. AI헬스케어부터 전통음식까지… 중소기업들 제품 홍보 '구슬땀'
  4. 대전시한의사회, 한국조폐공사와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협약
  5.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1. 2025 대한민국 중기박람회 부산서 개막 '전국 중소기업 총출동'
  2. 건양대병원, 전 교직원 대상 헌혈 참여 캠페인 전개
  3. 중도일보·대전MBC, 2025년 2분기 '목요언론인클럽 이달의 기자상' 수상
  4. 월드비전, 아산시에 1,000만원 냉방용품비 지원
  5. 동구아름다운복지관, 폭염대비 시원한 여름나기 사업 진행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대전 온 李대통령 "대전, 前정부 R&D 예산 삭감에 폭격"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충청의 마음을 듣다'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박정희 시대에는 성장을 위해 결국 한 쪽으로 (자원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도성장기에는 성장을 위한 자원 배분이 한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거의 특권 계급화된 사람들이 생겼다. 이제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균형발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 군단으로 부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이재명 대통령, ‘충청의 마음을 듣다’

  •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