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문화의 힘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문화의 힘

김병곤(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 승인 2023-01-11 11:03
  • 신문게재 2023-01-12 1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필진=김병곤(신)
김병곤(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이다. 21세기는 문화가 국가의 경쟁력이고 국력이 되는 시대다. 한류가 세계 문화를 이끌어 가고 이를 뒷받침하는 국악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대전에는 1981년 7월 14일 개원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있고, 올해로 42주년을 맞았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연정 임윤수 선생이 육십 평생 자신이 모아온 국악기 및 국악 관련 고서적 등 2만여 점을 대전시에 기증하면서 비롯됐다. 백범 김구 선생과 연정 임윤수 선생과의 연관성을 놓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연정 선생은 1917년 경북 영천 출신으로 17살 때 국악에 입문하여 경주의 최윤(1888~1973) 선생을 만나 거문고를 배우고 '예기', '악기' 등 한문으로 된 국악의 이론뿐만 아니라 한문 고전 및 철학을 배웠다. 이후 만주에서 국악 활동을 함께한 박헌봉(1906~1977, 대한국악원장·서울국악예고 창설자)과 경남 사천에 있는 다솔사(일제항일 운동 기지)에서 효당 최범술(1904~1979·다솔사 주지)을 만나 애국청년단으로 활동했다.

다솔사에서 독립운동가 산강제 변영만(1889~1954, 전 성균관대 교수)을 만나게 되고, 변영만은 연정에게 '막신일호(莫新一好)'하라. 즉 (한 가지 일에 몰두해서 크게 성취하는 것보다 더 신명 나는 일은 없다)는 순자의 말을 연정에게 건네어 "국악으로 국혼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연정은 다솔사를 내려와 민족혼 살리는 일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연정 선생은 일찍이 국악이 세계적인 음악이 될 거라는 것을 예견한 선각자이셨다. 그러기에 평생 국악 계몽운동만을 생각하며 살아가신 분이다.



대전시립연정국악단은 연주단, 성악단, 무용단의 악·가·무 총체적 종합예술기관이다. 연주단에서는 국악관현악과 창작음악 그리고 궁중음악과 민속 음악 궁중무용 반주와 민속무용 반주 그리고 타악 연희단이 사물놀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희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성악단은 판소리, 가야금병창, 경기민요, 정가 전공자들에 의해 전통 성악의 깊이 있는 공연은 물론, 판소리 창극과 가무 악극 등 전통과 창작의 새로움을 대전시민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무용단은 궁중무용과 민속무용 그리고 창작무용 등 한국무용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올해로 42주년을 맞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2023년을 더욱 다채롭고 새로운 공연으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첫 공연이 1월 19일(목) 오후 7시 30분에 공연되는 신년음악회다. '새해진연' 을 주제로 무대에 올려지는 공연에는 '조선의 음악, 빛으로 다시 태어나다' 부재로 미디어아트와 조선시대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지면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가 열린다. 전통과 현대의 첨단영상이 콜라보를 이루는 공연으로 궁궐에서 대취타와 가인전목단과 무산향, 춘앵무가 공연되고, 정가 태평가가 연주되며, 궁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기, 남도민요와 타악 연희가 환상적인 무대로 대전 시민들을 맞이할 것이다.

이러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다채로운 문화적 가치는 국립국악원을 제외한 지방정부 최초의 전통음악 전승 기관이고, 전통을 바로 세우고 지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42년을 지키며 발전시켜온 대전의 올곧은 자산이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전 단원은 이승훤 신임 예술감독과 함께 올해도 대전의 국악을 세계화하는데 많은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