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교육이 바뀌어야 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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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교육이 바뀌어야 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권선필 목원대학교 행정학부 교수

  • 승인 2023-03-15 11:11
  • 신문게재 2023-03-16 18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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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필 교수
초중고 학교 교육이 입시 공부로 연결되고 마침내 '인 서울'로 골인하는데 온통 매달려 있다. 시골에서 공부 잘하면 대전으로 중고등학교를 보냈고, 고등학교 내내 무조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꿈꾸며 공부를 했었는데, 지금 학교나 학부모도 다르지 않다.

지자체 역시 지역 청소년들이 떠나게 하는 데 힘을 보탠다. 인재 양성이라고 하면서 적지 않은 예산을 입시 공부에 지원하고, 심지어는 장학금이나 기숙사를 제공하며 타지로 내보낸다.

지역을 무시하는 것은 대학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대학과 똑같이 영어권 교과서를 번역한 내용으로 글로벌 지식 전수에 여념이 없다. 지역 대학에도 지역은 없다.

교육이 이렇다 보니 다음 세대들이 자라고 사는 지역에는 관심이 없고, 떠나려고 만 한다. 지역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안 나오고 선생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니 학생들은 마을에 사는 사람은 물론 부모의 일터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부끄러워한다.

한마디로 우리 교육은 지역에 남아 있기보다 떠나는 것을 권장한다. 지역소멸의 원인도 여기에 있고, 저 출생으로 인한 인구감소도 이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다. 지역을 무시하고, 지역이 담기지 않는 교육이 그 범인이다. 지역을 무시하고 수도권 중심으로, 더 나아가 글로벌한 중심으로만 향하면 된다는 착각에서 시작된 것이다. 서울 가서 성공한 후 지역으로 돌아와 부모를 돌보며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사람을 길러내지 못했다. 오히려 성공하면 할수록 돌아오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서 아이들을 붙잡아 두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외치면 그 또한 또 다른 착각이어서 역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지역에는 그렇게 가르쳐서 내보낼 아이조차 없다. 지금이라도 해야 할 일은 도시는 도시대로 시골은 시골대로 자신이 사는 곳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살만한 곳으로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교육이 다음 세대는 물론 살고 있는 주민 모두에게 필요하다. 더 나은 삶을 찾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정착하고 정주하겠다는 생각을 키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모든 주민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체험과 학습 과정이 제공되어야 한다. 당연히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대학생들에게 지역 안에서 직접 지역과 사람을 경험하는 다양한 체험 상황을 개발하여 지역과 사람을 직접 경험하게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이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고, 앞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가능성과 기대를 갖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이들이 지역에 남게 될 것이다. 물리적 환경보다 관계와 기대가 있어야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을 떠나는 흐름을 멈추기 위해서 지역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방법도 해당 지역의 사람들과 교육기관이 모여 머리를 맞대면 나올 것이다. 개인과 그가 속한 사회가 더불어 성장해나가는 과정은 학교라는 제도를 넘어 삶 전반에서 일어나고, 또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도 삶과 일치하는 내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교육이란 삶의 모든 장면에서, 또 모두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배움의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떠돌던 노마드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어딘가에 정착해야 한다. 팬데믹과 세계화의 광풍과 기후변화의 위기를 피할 곳을 찾아야 한다. 그곳이 지금 살고 있는 바로 이곳이면 가장 좋을 것이다. 밖으로 '성공'을 쫓느라 헤매기보다는 싸우더라도 여기에서 같이 살며 안전과 행복을 발견할 때 떠나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이 많게 될 것이다. /권선필 목원대학교 행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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