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35. 대전은 과연 '노잼 도시'인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염홍철 칼럼] 35. 대전은 과연 '노잼 도시'인가?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3-09-07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언젠가부터 대전은 '노잼 도시'라고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노잼 도시라는 부정적 평가가 본격화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2019년 '대전 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해였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계획이 수 차례 수정됐고 결국 코로나19 여파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업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후 한국 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전은 '한국인이 살고 싶은 도시' 4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살기 좋은 도시 1·2·3위는 각각 서울, 부산과 제주였습니다. 이 결과는 누가 봐도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뒤에 바로 대전을 살고 싶은 도시로 뽑은 것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타 지역 사람들에 비해 오히려 대전 시민 스스로는 자신들이 사는 도시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대전 시민 중에서 한밭수목원, 이응노 미술관, 오월드의 플라워랜드, 장태산 휴양림 등을 가보지 않은 분들이 꽤 많을 것입니다. 새벽에 한밭수목원에 가보면 걷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오월드까지는 알지만 플라워랜드가 있다는 것은 모르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장태산에 우리나라 최고의 메타세콰이아 군락지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분이 많고, 프랑스에서 발간된 '미슐랭 가이드'에 한국의 가볼 만한 곳에 이응노 미술관이 소개되었다는 것을 아시는 분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시에서 일할 때 각계에서 활약을 하시던 원로분들을 대전에 초대한 적이 있습니다. 장관, 국회의원, 대사, 교수 등을 역임한 분들이었는데 이분들이 한밭수목원과 이응노 미술관 그리고 플라워랜드를 방문하였습니다. 국내외에서 안목과 견문을 넓힌 분들이기 때문에 일정이 끝난 후 소감을 듣는 시간은 마치 시험을 치른 수험생의 심정으로 그분들의 평가를 기다렸습니다. 그분들은 1박 2일 동안 둘러본 세 시설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이응노 미술관에서는 500여 점의 고암 작품의 기획 전시를 진행 중이었는데 예정 시간을 넘겨가며 고암의 작품 세계에 심취했고, 과학도시인 대전에 이와 같은 훌륭한 문화 인프라를 융합하는 것이야말로 향후 대전의 도시 품격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평가해 주셨습니다. 또 한밭수목원과 플라워랜드를 둘러보면서 내내 규모나 아름다움에 감탄을 연발하였습니다. 대전 시민의 자부심이기도 한 한밭수목원과 플라워랜드는 사계절 갖가지 모습과 색깔의 꽃이 정원을 뒤덮고 있으며 그야말로 화수목(花水木)의 하모니가 절정을 이룬 절경인 곳입니다.

그분들에게는 못 보여드렸지만 메타세콰이아 군락지인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전천의 물줄기와 산들이 만나는 만인산 자연휴양림은 힐링과 휴식 공간으로 크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대전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입니다. 동구 뒤에는 식장산, 중구 뒤에는 보문산, 서구 뒤에는 구봉산, 유성구 뒤에는 금병산, 대덕구 뒤에는 계족산이 있습니다. 이 산들을 연결하여 대전 둘레 산길 133km를 조성하였고 이것을 다시 12구간으로 구분해 놓았습니다. 이 둘레 산길과 별개로 계족산 황톳길과 대청 호반길이 있는데 이는 사람과 산과 물이 만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녹색길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덕 특구에는 10km 거리의 사이언스 길 두 개가 조성되어 과학자들의 산책 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전엑스포 당시 1450만 명이 다녀간 엑스포과학공원, 뿌리공원과 장수마을, 대흥동 문화예술거리, 철도관사촌, 그리고 이제는 대전의 브랜드가 된 성심당 등은 관광자원으로 상당한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아! 그래도 대전이 '노잼 도시'인가요?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