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트랩대전] 빛과 사물로만 표현하는 작가

  • 문화
  • 공연/전시

[2023 아트랩대전] 빛과 사물로만 표현하는 작가

다섯번째 전시 작가 김영진
9월 26일까지 이응노미술관 M2 프로젝트 룸 전시

  • 승인 2023-09-14 10:09
  • 신문게재 2023-09-15 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대전 청년 작가들의 실험성을 엿볼 수 있는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아트랩대전' 전시가 올해도 진행 중이다. 젊고 창의적인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이 프로젝트는 어느덧 7년 차를 맞이했다. 회화와 설치 작품뿐만 아니라 사진과 퍼포먼스 등 시각예술 전반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6명의 대전 출신 작가들이 주인공이다.

작가들은 자신만의 색깔로 이응노미술관의 신 수장고동 전시장인 'M2 프로젝트 룸'을 채우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5월부터 9월까지 전시하는 박용화(5월), 양승원(6월), 양태훈(7월), 김들림(8월), 김영진(9월), 김채원(9월) 등 6명 작가의 작품세계를 여섯 차례에 걸쳐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kim_1
김영진 작가 모습
5. 작가 김영진

김영진 작가는 '포토그램'이라는 독특한 작업방식을 사용한다. 카메라를 쓰지 않고 인화지 위에 직접 물체를 두고 빛을 쬐어 빛과 그림자만으로 표현하는 기법이다. 사진처럼 물체의 형태가 고스란히 나오지 않고 추상적인 이미지가 인화지에 드러난다.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포토그램의 묘미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김 작가가 '사진작가'는 아니다. 단지 인화지라는 특수한 종이를 쓰고, 붓 대신 사물로 표현하는 것뿐이다. 그는 "2016년 아이슬란드의 외딴 바닷가 마을에서 체류한 적 있는데, 고립 속에서 불안하지만, 한편으로는 평온함을 느꼈다"며 "이중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매체를 찾게 됐고 빛과 사물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 포토그램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im_39
망초와 바랭이, 2023년, 루멘프린트 작업.
작가는 이번 아트랩 전시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동안은 암실 속에서 작업해왔다면, 야외로 나가 자연광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전시장에는 김영진 작가가 올해 7월 작업한 '루멘프린트' 신작들이 펼쳐져 있다. 풀꽃과 잡초를 직접 인화지에 대고 20분간 햇빛을 비춰 작품을 만들어나간 거다.

주목할 점은 그간 흑백이 주를 이루던 작가의 작품에 다양한 색이 담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 작가는 "지금 작품의 컬러가 베이지나 노랑, 보랏빛이 돌기도 하는데, 인화지의 종류, 햇빛의 양, 습도, 온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왔다"며 "아트랩대전을 통해 이 공간에서 해보고 싶은 것을 도전할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가 살고 있는 원도심은 현재 재개발이 한창이다. 이번 작업에서 쓰인 풀꽃과 잡초는 재개발 현장에 빈집과 공터에서 찾은 것이다.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의 갈라진 바닥 틈새에서 피어오른 작은 생명체들은 언젠가 소멸할 것들이다. 하지만 이 생명력은 작가의 작품에 흔적이 남아 오랫동안 보관될 것이다.

그는 "생성과 소멸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코로나 이후로 급변하는 시대에 살면서도 어느 순간 그 변화에 무감각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풀들이 땅속에 깊이 있다가 자기들이 돋아나도 되겠다는 시기가 보이면 나온다고 들었다. 그런 점이 재밌었다. 잠깐 사이에 피어났다가 사라지는 과정들이 생각나면서 작업으로도 이어지게 됐다"고 했다.

kim_18
움직이는 정물, 2023, 수집한 돌, 식물, 인화지
전시장 한 켠에는 포토그램 작업뿐 아니라 설치 작업물도 전시돼 있다. 작가는 재개발 현장에서 갖고 온 식물과 철근, 벽돌 등을 이어 붙였다. 특별히 작업물 속에 인화지를 끼워 넣었는데, 작가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완성되는지 작업 과정까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전시장 안쪽에 유리창이 있어 햇볕이 들어오는데, 이응노미술관 'M2 프로젝트 룸' 공간의 특성을 잘 활용한 전시라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가 3주 동안 진행되는데, 햇빛을 받을수록 인화지에 드러난 흔적들은 계속 변화할 것"이라며 "이 결과물들을 모아서 다음 전시 때 작업물로 만들어 전시해보면 재밌을 거 같다. 작품 옆에 전구를 설치해 과학적으로 직접 빛을 이용해 작업한다는 걸 보여주는 전시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진 작가의 전시는 9월 26일까지 이응노미술관 신 수장고동 전시장 'M2 프로젝트 룸'에서 열린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2. 네거티브 난무 공천 후폭풍도…지방선거 충청 경선 과열
  3. 대전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성광진 후보 승리 "책임지는 교육감 될 것"
  4. 특성화 인센티브에 D등급 신설까지… 충청권 대학 혁신지원사업 '촉각'
  5. "소방훈련은 서류상 형식적으로" 대전경찰 안전공업 늦은 대피 원인 '정조준'
  1. 혐오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2. 대전 결혼서비스 비용 평균 2%대 상승... 신혼부부 부담 가중
  3. 대전교도소 신임 김재술 소장 취임…"신뢰하고 존중하는 문화" 강조
  4. 대전둔산경찰서, 요식업체 등 노쇼 피해 예방 추진
  5. 틈새범죄 타깃된 무인매장 'AI로 지킨다'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법 심사 지연에 지역 정치권 단일대오 "조속히 처리하라"

행정수도법 심사 지연에 지역 정치권 단일대오 "조속히 처리하라"

명실상부한 '세종시=행정수도'를 규정하는 특별법 제정이 지연되자 지역 정치권이 단일 대오를 형성,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이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적 과업인 만큼, 심사를 미뤄선 안 된다는 지적이 여야를 떠나 한목소리로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국회 등에 따르면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행정수도법) 총 5건이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심사를 받지 못했다. 모두 65개 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행정수도법은 60번째 이후 안건으로 배정되면서 후순위로..

천변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교통 대란... 당분간 지속될 듯
천변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교통 대란... 당분간 지속될 듯

대전시가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신탄진 방향 원촌육교 주변 긴급 옹벽 공사로, 차량을 전면 통제하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갑작스런 전면통제에 주변은 물론 대전시내 일대에서 출퇴근 시민들이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으며,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공사 기간 1달 간 교통 체증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범 대전시 철도건설국장은 3월 31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전시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원촌육교 일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보강토 옹벽 긴급 보수보강 공사'에 긴급하게 착수했다"면서 "공사로 인한 통제구간은 한밭대로 진입부 ~..

고유가 피해지원금 비수도권 15만원·소상공인·산업 지원도 강화
고유가 피해지원금 비수도권 15만원·소상공인·산업 지원도 강화

중동 정세 장기화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소득 하위 70%와 차상위 계층 등 모두 3580만명의 국민에게 고유가 피해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3월 3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는 모두 26조 2000억원 규모의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고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유가 부담경감을 위해 10조 1000억원, 저소득층·소상공인·취약노동자·청년 등 지원 2조 8000억원, 에너지·신산업 전환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2조 6000억원, 지방정부 투자 여력 확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출근길 대란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출근길 대란

  •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 가로수 가지치기 가로수 가지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