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6일 첫 '순직의무군경의 날'을 맞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26일 첫 '순직의무군경의 날'을 맞아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

  • 승인 2024-04-23 17:59
  • 신문게재 2024-04-24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원장님 사진(톤다운)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
최근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불변의 법칙'이란 책의 저자인 모건 하우절은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면서 무엇이 변하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변함이 없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생각할 때 과거, 현재,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바로 보훈이라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보훈정책은 국가라는 공동체의 유지와 관련해서 국가의 유지와 발전에 밀접한 관련을 보여주며 특히 구성원인 국민이 애국심과 나라사랑을 실천하는데 매우 중요한 가치와 기준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국립묘지는 집단기억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결속과 통합에 이르게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원장으로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에는 1982년 8월 안장을 시작으로 2024년 3월 말까지 10만 4천여 위의 영령들이 잠들어 있다. 현충원 안장대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군인(장병)묘역은 안장을 시작한 40년이 된 2022년 4월 초에, 경찰묘역은 올해 2월 말에 만장이 되었으며 현재는 실내 봉안시설인 충혼당에 영현을 모시며 마지막 예우를 다하고 있다.

오래된 대중가요 중에 '단장의 미아리 고개'라는 노래가 있다. 제목인 단장(斷腸)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뜻하는 것으로, 새끼 원숭이를 빼앗긴 어미 원숭이가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죽은 이야기가 담긴 고사성어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단장지애(斷腸之哀)의 마음을 가진 순직의무군경의 유가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정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4월 넷째 금요일을 국가보훈부 주관의 '순직의무군경의 날'로 최근 지정했다. 이렇게 날짜를 지정한 것은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두고 순직의무군경의 희생을 기리는 동시에 가족을 잃은 유족, 특히 부모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 크다. 또한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젊은 나이로 국방의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분들의 경우, 대부분 배우자나 자녀가 없고 향후 부모마저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 희생을 더이상 기리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히, 국가기념일 지정 후 첫 번째 기념식이 보훈의 성지이자 호국의 요람인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되는 것에 원장으로서 느끼는 감회는 더욱 크다. 이번 행사는 4월 넷째 금요일인 26일에 거행되며 기념식의 첫 번째 봄을 유족분들과 국민이 함께 맞이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안타깝게 꽃다운 나이에 순직한 젊은이들이 간직했을 푸르른 꿈을 국가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아 '첫 번째 봄, 영원히 푸르른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리게 된다. 아울러 행사에는 순직의무군경유족 및 정부 주요인사 등이 함께하여 국민의례, 기념사와 기념공연 등을 통해 순직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그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앞으로 원장으로서 늘 되새기는 말로서 '메멘토 모리' 즉 이분들의 거룩한 죽음을 기억하는 날이 되기를 다시 한번 바라며 국립대전현충원의 전 직원은 순직의무군경을 비롯해 안장되신 모든 분의 뜻을 기억하고 영원히 추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마지막을 보다 품격 있게 예우하는 추모와 안식의 공간이자, 국민과 미래세대들이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기억하고 본받는 교육의 장으로 새롭게 만들어갈 계획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서산 대산단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기존 전기료比 6~10%↓
  2. 충남대 올해 114억 원 발전기금 모금…전국 거점국립大에서 '최다'
  3. 셀트리온 산업단지계획 최종 승인… 충남도, 농생명·바이오산업 거점지로 도약
  4. 한남대 린튼글로벌스쿨, 교육부 ‘캠퍼스 아시아 3주기 사업’ 선정
  5. 심사평가원, 폐자원의 회수-재활용 실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
  1. "천안·아산 K-POP 돔구장 건립 속도 낸다"… 충남도, 전문가 자문 회의 개최
  2. 충남도, 도정 빛낸 우수시책 12건 선정
  3.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파업 장기화, 교사-전담사 갈등 골 깊어져
  4. 목원대 김병정 교수, 학생들과 보드게임 정식 출시
  5. [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24강 위기득관(爲氣得官)

헤드라인 뉴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충청 3선 조승래 의원 거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 중 충청 출신이 거론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당 사무총장인 3선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으로 그가 원내사령탑에 오르면 여당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충청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민주당은 김 전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를 다음 달 11일 실시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보선을 1월 11일 실시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 날짜와 맞추기로..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