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전 서구 도안동
30대 직장인 최 모(대전 서구) 씨는 매일 커피로 아침을 시작한다. 최 씨는 취미 생활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커피에 '진심'이다. 하나 둘 모아오던 커피 기계는 어느덧 집 주방 공간을 가득 채웠다. 전국 유명 카페를 돌아다니는 게 그의 유일한 낙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어떤 기계를 쓰는지, 원두는 어떤지 꿰뚫는 경지에 이르렀다. 맛 평가는 덤이다. 최 씨는 자신만의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 몇 년을 커피에만 몰두하다 보니 자신감이 한껏 올랐다. 이탈리아처럼 스탠딩 카페를 만들어볼까. 고급스러운 원두에 향을 더해볼까. 감성적인 카페를 만들어볼까. 고민이 많다. 지역은 깔끔한 신도심인 서구 도안동으로 잡았다. 그러나 선뜻 나서지 못한다. 주변 매출은 얼마인지, 유동인구는 어떤지, 지금 카페를 차려도 승산이 있을지 복잡하다.
▲도안동 카페 추이=최 씨의 고민인 카페 창업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살펴봤다. 대전 서구 도안동 내 위치한 카페는 2023년 11월 기준 136곳이다. 2022년 11월 126곳이던 도안동 내 카페는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2023년 2월 130곳을 넘어섰으며, 등락을 거듭하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업종 수가 증가하게 되면 해당 업종의 경기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전 전체 카페 수는 2023년 11월을 기준 3939곳으로, 지역에서 도안동 내 카페가 차지하는 비중은 3.4%다.
▲월평균 매출은?=매출액은 줄어들고 있다. 2024년 4월 기준 도안동 내 카페 평균 매출액은 1440만원으로, 3월(1391만원)보다는 증가했지만, 가장 높았던 2023년 12월 171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하향세다. 2023년 4월 1445만원에서 그해 5월 1575만원, 7월 1692만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 2024년 2월 1589만원을 찍은 뒤 3월 1391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래프로 보면 상승세를 그리다 하락한 뒤 반등하는 모양새다. 매출은 하락세지만 전체를 놓고 보면 상위권에 랭크됐다. 대전 전체 카페 매출액 평균은 2024년 4월 1131만원, 서구 전체를 놓고 봐도 1146만원으로 도안동이 앞선다. 매출은 주말에 집중됐다. 일주일 중 일요일 하루평균 매출이 25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토요일은 216만원이다. 금요일이 169만원으로 가장 저조했으며, 화·수·목요일은 170만원대를 나타냈다. 주중 매출의 비중이 높다면 주말엔 매출이 별로 발생하지 않는 직장인·근로자 중심으로 소비가 주로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주말 매출의 비중이 높다면 외지에서 찾아오는 소비자들의 소비가 중심이 된다.
▲유동인구 회복?=도안동 내 유동인구는 2024년 4월 기준 6만 6491명이다. 2023년 11월 7만 4921명에서 같은 해 12월 6만 3729명으로 하락한 뒤 올해 1월 4만 5272명, 2월 4만 3701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3월 5만 9146명으로 늘어난 뒤 6만 명대를 회복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이 1만 3637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1만 5776명, 50대 1만 2362명, 30대 9479명 순이다. 10·20대는 7000명대에 그쳤다. 요일별로는 일요일 5만 9180명으로 5만 명대를 제외하곤 월~토요일 모두 6만 명대 중 후반을 넘어서며 고루 분포됐다.
▲소비자 방문 시간대는=시간대별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가 가장 많이 소비자들이 몰렸다. 카페 특성상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먹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후 2~5시가 47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411만원이었다. 오전 6~11시엔 215만원이다. 오후 9시부터 밤 12시까지는 매장 마감 시간 등과 겹치며 5만원으로 뚝 떨어지는 모습이다. 매출은 여성이 694만원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할 만큼 많았으며, 30대가 375만원으로 전체의 29.2%로 가장 많았다. 30대 여심을 공략하는 게 성공의 열쇠라 볼 수 있다. 최 씨의 커피 창업에 도움이 됐길 바란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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