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바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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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공론] 바람의 길

임형선/시인

  • 승인 2024-07-28 10:54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반만년 동안 삭풍만 불었던 한반도

문풍지가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구백여 회나 피난살이 했습니다

지렁이처럼 땅속을 기며

애천, 애인, 홍익인간 정신으로

뿌리를 굳건히 다졌습니다



용솟음치는 의지로

언 땅을 녹였습니다

섭리의 봄을 맞아 물오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람은 서진하여

대서양은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다는 섬나라도

이제는 서산으로 기웁니다



태평양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햇볕을 동반한 훈풍은 벌나비를 싣고

꽃피는 서울의 봄 동산에 찾아와

튼실한 열매를 약속합니다

피땀이 자양분이 된 이 나라 옥토에는

나뭇가지마다 평화의 메시지가 주렁주렁 열려

진리의 양식을 세계에 나눠 줄 것입니다



동녘에 떠오른 태양은 영원히 지지 않고

세계 속의 한국이 아니고

한국 속의 세계로 새로운 질서가 세워집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던 것이

이제는 모든 것이 서울로 통합니다

임형선 시인
임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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