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뉴라이트 역사인식과 건국절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뉴라이트 역사인식과 건국절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4-08-25 12:24
  • 수정 2024-11-13 17:29
  • 신문게재 2024-08-26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뉴라이트(New Right)는 2000년대 중반 등장한 기존의 올드라이트(Old Right)와 대비되는 신우파를 이르는 말이다. 이러한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에 따르면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된 1945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확립된 건국의 날'로 보아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의 건국절로 보고 있다. 1948년 남한 단독정부는 이승만 정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보는 관점도 이러한 역사 인식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이러한 역사 인식은 현행 헌법의 전문과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해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해, 안으로는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와 우리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해 개정한다. 1987년 10월 29일」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함을 명백히 선언하고 있다. 1919년 3월 1일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에 항거해 한일합병조약의 무효와 대한민국의 독립을 선언하는 비폭력 만세운동을 벌였고, 이를 3·1 운동 내지 기미년(己未年)에 일어났다 하여 기미독립운동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3·1 운동이 계기가 되어 다음 달인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게 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내용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1948년이 아닌 1919년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은 무엇이 진리인가에 관해 국가의 관여가 없는 자유로운 논쟁을 허용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의 원리에 따르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에 관한 역사 인식 역시 이러한 사상의 자유시장의 원리에 따라야 대한민국 국민이 취사선택하게 될 것이지만, 한편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의 의지가 결집될 필요가 있다. 사분오열(四分五裂)된 사회에서 발전을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사분오열된 사회에서도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강력한 결집의 기제로 작동이 된다. 사회적 생활의 기본 단위로서의 민족의 범주는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어쨌건 우리는 결집하기 위해 '민족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도구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집하여 남들보다 발전해 더 잘 먹고 잘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민족주의'를 적절하게 변용하며 알맞게 취사선택하여 결집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 '1948년 건국절' 등과 같은 역사 인식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를 폄훼하여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관점을 넘어 그동안 우리가 취사선택해 온 '결집하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삭제하고 '분열하는 반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취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변호사 이 승 현 (山君 법률사무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상호 시장 예비후보' 베이스캠프 공개...본선 정조준
  2. [교단만필] 좋아하는 마음이 만드는 교실
  3. 3·8민주의거 인지도 29% 매우 낮아, 역사적 의미조차 '평가보류중'
  4. [대학가 소식] 한남대 2026 창업중심대학 지원 사업 설명회
  5. 건양대 메디컬캠퍼스 ‘L보건학관’ 활짝… 미래 보건의료 교육 거점 도약
  1. "3·8민주의거는 우리에게 문학입니다… 시를 짓고 산문을 쓰죠"
  2. 기산 정명희 칼럼집 발간
  3. [사이언스칼럼] 쌀은 풍년인데, 물은 준비됐는가 - 반도체 호황이 던지는 질문
  4. 코레일, KTX 기장·열차팀장 간담회
  5. 김태흠 충남지사 "도내 기업 제품 당당히 보증"… 싱가포르서도 '1호 영업맨' 역할 톡톡

헤드라인 뉴스


천안법원, 보복운전 시도하다 상해입힌 혐의 50대 남성 징역형

천안법원, 보복운전 시도하다 상해입힌 혐의 50대 남성 징역형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은 방향지시등을 작동치 않고 보복운전을 해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6월 18일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천안휴게소 인근 도로에서 피해자가 방향지시등을 점등하지 않은 채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 앞쪽으로 진로를 변경하자 화가 나 피해차량을 추월하면서 들이받아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와 120여만원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류봉근 부장판사는 "판시 각 범행과 같은 보복운전 범행은 정상적인 교통..

스마트팜 1번지 충남, 싱가포르 수직농장 방문해 미래 농업 활로 모색
스마트팜 1번지 충남, 싱가포르 수직농장 방문해 미래 농업 활로 모색

김태흠 지사가 6일 싱가포르 스마트팜 기업인 그린파이토를 방문해 충남 미래 농업 방향을 살폈다. 2014년 설립한 그린파이토는 작물 재배 상자(트레이)를 철제 구조물에 차곡차곡 쌓은 수직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2만㎡의 부지에 5층 건물, 23.3m 높이로, 지난 1월 정식 개장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실내 수직농장'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수직농장은 특히 덥고 습한 외부 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파종부터 수확, 품질 관리와 물류까지 전 과정을 로봇과 완전 자동화 설비로 처리하고 재배에는..

통합 무산때 재정 공백…충청광역연합 대안 카드 부상
통합 무산때 재정 공백…충청광역연합 대안 카드 부상

충남·대전 행정통합이 끝내 무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른바 플랜B로 충청광역연합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통합 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논의되던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 역시 초광역 협력체계인 충청광역연합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충청권이 이번에 통합을 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이재명 정부 국가균형발전 대전제인 5극 3특 전략에서 역차별을 받지 않기 위함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남과 대전은 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4년간 20조'라는 인센티브 등 각종 재정 지원과 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금지

  •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3.8민주의거 역사적 의미 살펴보는 시민들

  •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더 오르기 전에…’ 붐비는 주유소

  •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 즐거운 입학식…‘반갑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