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천서 물고기 1600마리 집단폐사…"탁해진 색깔과 악취"

  • 사회/교육
  • 환경/교통

대전천서 물고기 1600마리 집단폐사…"탁해진 색깔과 악취"

  • 승인 2024-09-19 18:14
  • 수정 2024-09-19 18:51
  • 신문게재 2024-09-20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물고기 1
19일 오전 10시께 대전천 일대에서 폐사된 어류들. (사진=정바름 기자)
대덕구 오정동 대전천 일대에서 물고기 최소 1600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보건당국이 조사에 돌입했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천이 유등천에 합류하는 지점인 오정동 삼천교 구간부터 현암교까지 대전천 1.8㎞ 구간에서 물고기 폐사체가 무더기로 떠올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현장에 가보니 물고기들은 하얀 배를 수면 위에 드러낸 채 하천에 떠다니거나 수풀에 걸린 채 죽어 있었다.

아침에 산책하던 시민들이 발견해 보건당국에 신고된 것으로 하천 일부 구간에서는 탁한 색을 띠며 거품이 흩어지지 않고 뭉쳐서 떠다니고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대전시와 보건환경연구원은 중구와 서구, 대덕구 관계자들과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했다. 오후 4시 기준 1600마리를 걷어 올렸고, 폐사 개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대전천 하류 물 색깔이 상당히 어둡고 악취가 풍겼는데 자세히 보니 물고기들이 폐사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물고기 2
19일 오전 10시께 대전천 일대에서 폐사된 어류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물고기 폐사가 발생한 대전천 유역은 전날인 18일 저녁 시간당 10~40㎜ 소나기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무더위가 며칠째 지속한 상황에서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가 지면의 오염물질을 안고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물고기가 숨쉴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을 초래한 것이 아닌지 추정되고 있다.

어류들이 생존하려면 물속의 산소량을 뜻하는 용존산소량이 4ppm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보건환경연구원이 하천 구간별로 산소량을 측정한 결과 기준치 미만으로 나왔다.

집단폐사 또 다른 원인으로 폭염으로 인해 하천 수온이 높아진 것 역시 용존산소량을 떨어트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9월에도 대전은 낮 최고 기온 33도 이상의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전날 오전부터 폭염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와 함께 대전천 주변에서 오염물질을 누군가 투기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대전시는 자치구와 함께 폐사 어류 수거 후 보건환경연구원과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다.

이상기후로 폭염 발생일이 늘어 어류 폐사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하수관로 분류식 화와 하천 내 오염 토양 제거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분류식이라 하더라도 하수관로가 있으면 오염물 유입의 위험성이 있다"며 "초기 강우량을 잡을 수 있고 하천 토양이 썩지 않도록 하천 공간을 넓혀 습지나 홍수터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해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바름·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프리미엄버스 P9603번 운행개시
  2.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3.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4.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5.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1.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2.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3.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4.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5. 대전권 14개 대학 '늘봄학교' 강사 육성 지원한다

헤드라인 뉴스


갑천에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갑천에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대전 유성구파크골프협회가 맹꽁이와 삵이 서식하는 갑천 하천변에서 사전 허가 없이 골프장 조성 공사를 강행하다 경찰에 고발당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나무를 심으려 굴착기를 동원해 임의로 천변을 파내는 중에 경찰이 출동해 공사가 중단됐는데, 협회에서는 이곳이 근린친수구역으로 사전 하천점용허가가 없어도 되고 불법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24일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와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유성구 탑립동 용신교 일대의 갑천변에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굴착기가 땅을 헤집는 공사가 이뤄졌다. 대덕테크노밸리에서 대덕구 상서동으로 넘어..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대출 증가와 폐업률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을 위한 금융 리스크 관리와 맞춤형 정책 지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대전지역 자영업 현황 및 잠재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대전지역 자영업자 수는 1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다른 광역시와 달리 대전의 자영업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가 차..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속보>=세종시 도시재생사업을 총괄 운영할 '컨트롤타워'가 내년 상반기 내 설립될 예정이다. 국비 지원 중단 등 재정난 속 17개 주민 거점시설에 대한 관리·운영 부실 문제를 지적한 중도일보 보도에 후속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도일보 11월 19일자 4면 보도> 세종시는 24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주민 거점시설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본보는 10년 차 세종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 5곳이 폐쇄한 작금의 현실을 고발하며, 1000억 원에 달하는 혈세 투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

  •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