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행복추구권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행복추구권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4-09-22 11:59
  • 수정 2024-11-13 17:27
  • 신문게재 2024-09-23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하여 「행복추구권」을 기본권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행복'이란 지극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무엇이 행복이고 어떠한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개인의 가치관과 인생관에 따라 그 대답을 달리한다. 행복추구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자기만족과 자기실현의 문제이다. 그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가 헌법에 실정법적으로 규정됨으로써 '행복의 추구'는 더 이상 일상적 개념이나 형이상학적·철학적·종교적 범주의 개념이 아니라 헌법적 개념으로 전환됐고, 이로써 헌법의 구성 부분이자 헌법의 가치가 되었다.(한수웅 著 「헌법학(제8판)」 참조).

이처럼 '행복(幸福)'이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고는 하나, 행복은 그 자체로 매우 추상적인 개념으로 행복에 대한 개념을 세우기 위해서 행복에 관한 다양한 철학적 관점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M. Heidegger)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피투(被投)되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피투란 던져짐을 당했다는 의미이다. 즉, 하이데거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겠다고 살아가겠다고 스스로 결정한 적이 없는데도 나도 모르게 현실을 감당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현실을 일단 살 수밖에 없기에 매우 억울하며, 이러한 억울함은 인생에 대한 불쾌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쾌함 내지 억울함을 제거하는 것, 다시 말해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행복일까요?

쾌락 추구를 행복의 최선이라고 생각한 철학자들이 있었고, 이들을 에피쿠로스주의자라고 불렸다. 그런데 쾌락을 추구한 에피쿠로스주의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금욕주의자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 왜냐하면 에피쿠로스주의자는 쾌감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몰두할 경우 더 큰 고통 내지 불쾌함이 따른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피쿠로스주의자는 쾌락을 무한대로 증가시키기보다는 필수적 욕구를 채워 만족을 얻어 몸과 마음의 동요가 없는 상태를 '아타락시아(ataraxia)'라고 부르며 이를 최상의 쾌락이라고 보았다.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이 완전하게 구현된 상태가 덕이고, 행복은 바로 이러한 덕이 구현된 상태라고 했다. 즉, 행복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도야하며 인격적으로 완성이 되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궁극의 상태인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이 세상에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도덕법칙에 따라야 한다고 말하며, 절대적으로 따라야 할 정언명령(定言命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네 의지의 격률이 언제나 주관적인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 둘째,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을 결코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도록 행위하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철학자들의 관점들을 종합하자면, ① 인간은 현실에 존재한 이상 불쾌하여 불행할 수밖에 없고, ② 따라서 쾌락을 추구하며 행복을 찾아야 한다. ③ 다만, 무분별한 쾌락은 반대로 더 큰 불쾌를 유발하므로 정돈된 쾌락을 추구해야 하며, ④ 자기 자신의 인격을 도야하는 것이야말로 정돈된 쾌락인 행복이다. ⑤ 나아가 자기 자신의 인격을 도야함에 자기 자신에게만 치우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의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는 표현 역시 나의 인격과 다른 사람의 인격 간의 조화를 추구해야 함을 선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승현 산군(山君) 법률사무소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서 국내 최초 고고학 대박… 운천동서 고려 ‘청석탑’ 온전하게 나왔다
  2. 담양군, 전남도 예쁜정원 콘테스트 최우수상·우수상 석권
  3. 서산, 123년 전통한옥, 복합문화예술공간 '해미담'으로 재탄생 된다
  4. 전쟁 끝났는데 홀짝제 풀리나…차량 2부제 완화 여부 관심
  5. 성남 원도심, 대규모 정비사업 본격화…도시 균형발전 시험대 오른다
  1. 충남대 통합 찬반투표 앞두고 쟁점 재점화…17일 대토론회
  2. [현장의 사람들] 불길이 남긴 흔적 쫓아 원인 밝힌다…대전동부소방서 곽맹걸·이태규·김재능 화재조사관
  3. "우주에서 본 지구, 협력이 답이었다" 우주인 이소연 박사 대전ISS서 강조
  4. 가축방역 최전선 '공중방역수의사' 처우 개선 '첫 단추' 끼웠다
  5. 충청권 의료현안 정조준 복지부 국립대병원 육성안…상경진료·치료가능 사망률 효능 주목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벨트 `호남 투자론`에 제동 우려

충청권 반도체 패키징 벨트 '호남 투자론'에 제동 우려

<속보>=충청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던 반도체 후공정 투자 구도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사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본보 6월 11일자 1면 보도> 더구나 국가균형발전 기조 속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투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충청 정치권에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투톱의 충청권 기존 투자 계획 이행은 물론 신규 투자 등을 위해선 지역 정치권의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7일 지역 정·관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충남 천안·온양을 첨단 패키..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대전의 아들 황인범 월드컵서 아시아 유일 베스트일레븐 선정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눈부신 경기력을 뽐낸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월드컵 선수들 중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축구 콘텐츠 매체인 '매드 풋볼(MAD FOOTBALL)'은 월드컵 조별리그 A~H조 1차전 중간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황인범은 4-3-3 포메이션으로 선정된 베스트일레븐에서 미드필더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아시아권에선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남은 미드필더 두 자리는 자말 무시알라(독일), 페드리(스페인) 등이다. 황인범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청년이 미래-2편]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대전시가 잇는 청년들의 인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서 만날 기회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있어도 일상 속에서 만남의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비대면 문화와 개인화된 생활방식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감소한 데다, 학업과 취업 준비, 바쁜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관계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한, 온라인 중심의 만남이 늘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만남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데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만남'을 갈망하는 청년들을 위해 대전시가 마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