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청소년에게 전동킥보드 내어주는 어른들 '장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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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청소년에게 전동킥보드 내어주는 어른들 '장삿속'

대여 앱에서 운전면허 인증 없이도 대여 허용
작년 대전서 청소년 PM 무면허 운전 1명 사망
학교·학원 학생들 너도나도 킥보드 운전 유혹

  • 승인 2024-10-01 17:39
  • 수정 2024-11-12 10:13
  • 신문게재 2024-10-02 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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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없이도 전동킥보드 대여가 가능한 PM 앱과 기기로 청소년 PM 무면허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최화진 기자
9월 30일 오후 5시께 서구 둔산동 학원가 앞.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인도 위를 쌩 활주하고 있었다. 현행 법률에서는 16세 이상 원동기 면허를 보유한 자만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Personal Mobility) 운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본 결과, 청소년들이 손쉽게 대여해 사용하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무면허 상태임을 가정하고 전동 킥보드 대여를 시도해봤다. PM 업체인 G사 대여 앱을 설치하고 결제수단을 등록한 후 눈앞에 보이는 전동 킥보드 QR코드를 인식하려 하자 '운전면허가 등록되지 않았어요!'라고 경고 안내문이 떴다. 그러나 '다음에 등록하기'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전동킥보드 대여 절차가 완료됐고, 킥보드 운전대를 잡는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른 PM 업체 대여 앱도 마찬가지였다. S사의 대여 앱 역시 QR코드 인식 전 운전면허 미등록 안내가 떴지만, 이를 무시하고 대여할 수 있었으며 B사의 PM 대여 앱의 경우 면허 등록 절차조차 없이 이용요금 결제수단만 등록하면 빌릴 수 있었다. PM 업체들이 운전면허 인증 없이도 전동킥보드를 빌릴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의 PM 무면허 이용과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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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부터 집계한 PM 단속건수와 미성년자 PM 교통사고 현황. 자료=대전경찰청 제공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대전 지역 PM 무면허 적발 건수는 2021년 163건에서 2022년 451건, 2023년 705건으로 증가했다. 8개월 치 밖에 추산되지 않은 올해 적발 건수는 645건으로, 사고 시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고 형사 처벌로 이어지는 무면허 운전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대전에서 미성년자가 운전 중 일으킨 PM 교통사고도 2021년에는 6건이었지만, 2022년에는 26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고, 2023년에는 34건 발생해 이중 1명이 사망하고 36명 중경상을 입었다. 2023년 6월 서구 갈마동 경성큰마을아파트 인근에서 무면허로 공유 전동킥보드를 대여한 중학생 2명이 동승한 채로 인도를 주행하다 보행자를 쳤는데 보행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운전대를 잡았던 중학생 1명은 송치돼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대전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안 모(15)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전거처럼 쉽게 전동 킥보드를 자주 이용하고 어른들이 면허증 없이도 전동 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든 것을 우리도 알아 방법을 서로 공유한다"고 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50대 이 모씨는 "학생들이 전동킥보드를 흔히 타고 다녀서 운전면허가 필요한 지 모르고 있었는데 관련된 규제가 마련되거나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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