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8의거 일으킨 주인공들 64년만에 '한자리'… 기념관 찾아

  • 사회/교육
  • 미담

대전 3·8의거 일으킨 주인공들 64년만에 '한자리'… 기념관 찾아

3·8의거 세대 200여명 모여 기념식
민주의거 발전 공로 유공자 감사패
정식 개관은 11월 19일 시민공개

  • 승인 2024-11-07 17:05
  • 수정 2024-11-07 18:32
  • 신문게재 2024-11-08 7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기념식
7일 대전 3·8민주의거기념관에서 이양희 회장의 선창으로 '다시해보자'를 외치며 민주의거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64년 전 학교를 뛰쳐나와 부정선거를 규탄한 3·8민주의거 참여자들이 7일 대전 중구 선화동 3·8민주의거기념관에 모여 전시관을 미리 살펴봤다. (사)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는 11월 19일 정식 개관식에 앞서 이날 대전고와 대전상고(현 우송고), 대전공고, 보문고, 대전여고, 호수돈여고 등 1960년 3·8민주의거를 일으킨 이들을 초청해 기념식을 가졌다.

대전 3·8민주의거는 독재정권의 부정부패에 항거하고 학교를 정치 도구로 삼는 행위를 규탄하기 위해 1960년 3월 8일 촉발해 같은 달 10일까지 대전 시내 곳곳에서 고교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학원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요구한 운동을 말한다. 4·19혁명과 함께 3·8민주의거는 국가가 지정한 민주화운동이면서 매년 3월 8일 국가 기념식이 개최되고 있다. 중구 선화동에 국·시비 182억 원을 들여 지상 3층의 기념관을 준공했다.



IMG_1036
3·8민주의거에 동참한 이들이 기념관 전시관을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이날 김영광 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이 2023년 2월 착공해 준공에 이르는 경과를 보고하고, 권오덕 씨가 피아노 선율에 맞춰 '선구자'를 부르는 것으로 기념식이 시작돼 지정석 대전중구발전협의회장 등 40여 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울에서 전세버스 2대가 운행될 정도로 3·8민주의거 참여 세대가 대거 참석했고, 김선균 후원회장 등이 2층에 마련된 전시관을 걸으며 추억을 되새겼다.

유재승(83)씨는 "데모에 참여한 학생들을 색출할 생각으로 경찰이 도로 포장에 쓰는 콜타르를 뿌리는 바람에 교복에 잔뜩 묻었고 어머니에게 그 교복 버리지 말자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라며 "밭에 인분으로 만든 거름통에 발이 빠지는 바람에 고생했던 이야기가 전시관에 없는데 우리에겐 소중한 추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월 8일 당일 일기장에 사건의 개요를 소상하게 작성한 조이남(83)씨는 480쪽에 이르는 기록물 전체를 이날 기념관에 기증했다. 사복 차림의 경찰이 학교 주변을 맴돌고, 교장 선생님 사택으로 불려간 학생 대표들 그리고 골목에서 경찰과 조우했을 때 풍경 등을 기록해 3·8의거를 돌아볼 때 중요한 사료다.

일기장
조이남 씨가 1960년 3월 8일 당일 상황을 적은 일기장 앞에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조 씨는 "일기장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오히려 그때가 더 어른처럼 생각했던 때 같고, 강경 고향을 떠나 친척집에서 지내던 때가 떠오른다"라며 "전시관을 통해 순수한 열정과 불의에 맞서는 용기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양희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축사에서 "우리 현대사가 크게 성공한 것은 역대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민들이 잘한 것의 총합이 잘못한 것의 총합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며 "3·8의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해보자'라는 국민대통합운동을 힘차게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2.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3.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4.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5. <인사>대전시
  1.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2.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3.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4.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5. 대전시, 반려동물산업 육성에 힘쏟는다

헤드라인 뉴스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주도 우주시대 첫발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민간주도 우주시대 첫발

27일 오전 우주로 날아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하며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알렸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전 2시 40분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발사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배 부총리는 "누리호 4차가 성공했다"며 "오전 1시 13분 고흥 나로우주센터서 발사된 누리호가 고도 601.3㎞ 궤도 속도 7.56㎞/s, 경사각 97.75도로 태양 동기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으며 탑재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 위성이 모두 성공적으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고 남극 세종기..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이번엔 반려동물 간식… 바이오 효소 들어간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

대전시는 26일 시청 응접실에서 대전관광공사, ㈜인섹트바이오텍과 함께 '꿈돌이 닥터몽몽' 출시를 위한 공동브랜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캐릭터 중심의 제품을 넘어 지역 재료·스토리·생산기반을 더 촘촘히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대전의 과학·바이오 정체성을 상품에 직접 반영하려는 시도다. 이번에 출시 준비 중인 '꿈돌이 닥터몽몽'은 인섹트바이오텍의 연구 포트폴리오로 알려진 자연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아라자임) 등 바이오 효소 기술을 반려동물 간식 제조공정 단계에 적용해 기호성과 식감 등 기본 품질을 고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인섹..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안전상식 겨룬 초등생들의 한판…공주 대표 퀴즈왕 탄생

열띤 경쟁 속에서 펼쳐진 공주시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25일 공주환경성건강센터에서 공주시와 중도일보가 주최·주관한 '2025 공주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안전 상식을 재밌는 퀴즈로 풀며 다양한 안전사고 유형을 학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74명의 공주지역 초등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해 골든벨을 향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본 대회에 앞서 심폐소생술 교육이 먼저 진행되자 학생들은 교사의 시범을 따라가며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라고 묻거나 친구에게 압박 리듬을 맞춰보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