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위험천만 3층 높이 쓰레기더미 집…결국 경찰까지 나섰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현장] 위험천만 3층 높이 쓰레기더미 집…결국 경찰까지 나섰다

12일 방문해보니 산더미처럼 쌓인 고물과 폐기물
지난달 8일 산성동 자율방범대 신고로 조치 요청
22일 중구청 노조, 지역 경찰 환경 개선 지원 예정

  • 승인 2024-11-12 17:15
  • 수정 2024-11-18 09:25
  • 신문게재 2024-11-13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수정 2
12일 오전 11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의 주택 모습. 집 전체가 쓰레기더미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정바름 기자)
"정말 방송에도 나올 판이야… 쓰레기를 3층까지 쌓아놨어."

12일 오전 11시께, 중구 산성동의 주택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언덕배기에 있는 집을 가리키며 혀를 내둘렀다. 손끝이 향한 곳은 쓰레기와 고물더미가 3층 높이만큼 쌓여 있는 집. 언뜻 폐가처럼 보였지만 거주자가 있어 저장강박증 의심 가구의 집이라고 설명했다. 산처럼 쌓인 탓에 수년째 동네 주민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현장을 둘러보니 해당 주택은 바깥마저 쓰레기더미로 둘러싸여 출입문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종이상자 등 각종 생활폐기물과 냉장고, 오래된 문짝, 빗자루, 옷장, 빨래건조대 등 낡은 가재도구가 뒤섞여 탑처럼 쌓여있었다. 고무 볼라드 등 가정집에 있는 것이 생소한 물품들도 있었다. 폐기물들이 주택 뒤편의 야산까지 침범한 것을 보아 쓰레기양만 해도 족히 20톤은 돼 보였다. 거주자는 고물 더미에 놓인 작은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 집안을 드나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정 1
12일 오전 11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의 한 주택 모습. 쓰레기더미가 3층 높이까지 쌓여 주변 주차 차량을 덮칠 거 같은 위험천만한 모습이다. (사진=정바름 기자)
안전상으로도 위험해 보였다. 3층 높이까지 쌓인 쓰레기가 넘쳐 도로 방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바깥에 나무판자를 놓아 고정해 놨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주택 주변으로 차량 3대가 주차돼 있었는데, 폐기물 파편이 떨어져 파손될 것 같은 아찔한 모습이었다.



관할 구청인 중구청에 확인 결과, 이곳은 지난해에도 구청에서 청소 지원을 한 후 집에 쓰레기를 쌓지 못하도록 거주자로부터 서약서까지 받은 곳이었다.

동네에서 만난 한 고령 주민은 "최근까지도 집주인이 조그마한 보행기에 쓰레기를 잔뜩 싣고 언덕을 올라 집으로 향하는 것을 봤다"며 "바로 옆 빌라 주민들이 민원을 넣어 1년 전에 구청에서 나와 폐기물 청소를 해줬는데도, 다시 쓰레기를 쌓아놨다. 미관상으로도 보기 안 좋지만, 쓰레기가 떨어져 다칠까 걱정된다"라고 우려했다. 인근 고물상 운영자는 "거주자가 종종 고물상에 폐기물을 팔려고 온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에는 구청뿐 아니라 자율방범대, 경찰까지 나섰다. 첫 시작은 지역 주민들의 치안공동체인 자율방범대의 순찰을 통해서다. 지난 10월 8일 산성동 자율방범대는 동네 순찰 중 해당 주택의 위험성을 감지하고 112신고를 했다. 이후 중부경찰서가 중구청에 조치 요청을 한 것이다. 중부서에서 주민 안전을 위해 거주자를 설득했고 중구청과 함께 해당 주택에 대한 환경 정비를 돕기로 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오는 22일 거주자 위생과 동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중구청 환경과에서 주거 환경 개선에 나설 계획인데, 구청 공무원 노동조합과 경찰도 함께 해당 주택을 찾아 봉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2.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3.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4. 애터미 '사랑의 김장 나눔'… "3300kg에 정성 듬뿍 담았어요"
  5.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1.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2.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3.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4. 대전권 14개 대학 '늘봄학교' 강사 육성 지원한다
  5. '대덕특구 사이언스센터' 딥테크 혁신성장 허브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기업 10곳 중 7곳 이상 "처벌·제재로는 중대재해 못줄여"

국내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정부의 노동 안전대책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처벌과 제재 중심의 정책으로는 중대재해 예방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의 인식과 애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중 73%(222곳)가 정부 대책이 '중대재해 예방에..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25일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필요한 기부금품을 직접 접수·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기부금품을 접수할 때 절차가 복잡해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제한되고, 국제경기대회 재정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다..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충남에서 치사율 100%(급성형)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충남도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양돈농가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이동 제한 등 긴급 차단 방역에 돌입했다. 25일 도에 따르면, 총 463두의 돼지를 사육 중인 당진시 송산 돼지농가에서는 지난 17∼18일 2마리가 폐사하고, 23∼24일 4마리가 폐사했다. 농장주는 수의사의 권고를 받아 폐사축에 대한 검사를 도에 의뢰했다. 도 동물위생시험소는 폐사축에 대한 ASF검사를 진행, 이날 오전8시 양성 판정을 내렸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대전시청에 뜬 무인파괴방수차와 험지펌프차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