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방문해 본 학생은 상급반" 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일차원적 반편성에 학부모 '갸우뚱'

  • 사회/교육
  • 교육/시험

"수영장 방문해 본 학생은 상급반" 대전교육청 생존수영 교육 일차원적 반편성에 학부모 '갸우뚱'

수영장 경험에 따라 초·중·고급반 나누고 있어 학생 두려움↑
교육청 "기준 안내 공문을 학교에 보내 혼란 없도록 개선할 것"

  • 승인 2024-12-03 17:36
  • 신문게재 2024-12-04 2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대전 생존수영2
학생들이 생존수영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3학년 서준이(가명)는 부모님과 수영장을 가본 적은 있지만 제대로 수영을 배운 적은 없다. 학교 생존수영 수업시간 '수영장 방문 여부'를 묻는 강사의 질문에 서준이는 손을 번쩍 들었고, 손을 든 학생들은 중·고급반에 배치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서준이는 발도 안 닿는 곳에서 두려움에 떨며 오히려 물을 무서워하게 됐다.

서준이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수준을 파악하지 않고 무리한 교육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생존수영에 대해 반감을 줄 수 있다"며 "생존수영이 실효성 있게 진행되려면 아이들 수준을 세심히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전교육청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수준별 반을 편성해 생존수영 교육에 나서는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생존수영 강사가 단순 수영장 방문 경험으로 수준을 나누고 있어 학부모들은 교육청 차원의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3일 대전교육청과 지역 학부모 등에 따르면 초등학생 생존수영은 수준별 수업으로 진행된다. 초·중·고급을 나누는 명확한 기준점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생존수영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들이 해상 위급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마다 운영 학년은 다르지만 일부 학년은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대전지역은 모든 초등학교 3~5학년 학생이 생존수영에 참여하고 있다.

생존수영 실습 현장에선 강사의 판단에 따라 수준별 맞춤반을 편성하고 있다. 그러나 강사가 제시한 모호한 기준에 학생·학부모의 불안감만 커지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신체 능력이나 별도의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채 '수영장 경험 여부'에 따라 수준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학생들 교육에 나설 때 사전에 수준별로 나눠 진행한다는 것과 기준에 대해 안내하지 않은 채 반을 편성하고 있다는 점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강사 교육방식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학부모들은 일부 생존수영 강사가 교육에 나설 때 다소 거친 표현이나 무서운 말을 사용해 학생들이 실습을 거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교육청은 실습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학생을 강제로 참여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강사들은 전문 자격증을 갖췄기 때문에 교원과 같은 추가 교육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전교육청은 동급생들이 실습에 참여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에 그치는 부분에 대한 추가 교육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생존수영 수업에 갈 때 학부모 동의를 받고 실습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을 사전에 조사한다"며 "강사들의 교육방식에 대해선 다시 교육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 상황이고 교육 현장에 선생님도 동행하기 때문에 제재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수영 수업에 나서기 전에 수준별 수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학급 내 또는 학년별로 기준을 안내하는 공문을 학교로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오현민 기자 dhgusals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온기 페스티벌" 양산시, 동부 이어 서부 양산서 13일 축제 개최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벌써 50% 돌파'…대전 둔산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동의율 확보 작업 분주
  4. 대전 학교 냉난방 가동 체계 제각각 "중앙통제·가동 시간 제한으로 학습권·근무환경 영향"
  5. ‘조진웅 소년범’ 디스패치 기자 고발당해..."소년법, 낙인 없애자는 사회적 합의"
  1. [중도초대석]김연숙 심평원 대전충청본부장 “진료비 심사, 의료질 평가...지속가능한 의료 보장”
  2.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3. [충남 소상공인 재기지원] 노후 전선·붕괴 직전 천장… 충남경제진흥원 지원 덕에 위기 넘겨
  4.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5.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헤드라인 뉴스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호국영령, 충남 품으로’… 부여국립호국원 건립사업 탄력

조국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을 기리고 모시는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전국 광역도 중 유일하게 국립호국원이 없었던 설움을 씻어내고 충남에서도 호국영령을 제대로 예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9일 총사업비 495억원 규모의 부여국립호국원 조성사업을 위한 2026년 타당성 연구용역비 2억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기준 충남 보훈대상자는 3만3479명으로, 참전유공자·제대군인 등을 포함한 향후 국립묘지 안장 수요는 1만8745명으로..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흔들리는 국내 증시에도…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9조 원 돌파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 12월 금리 변동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일반서비스와 제약 업종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4조 5333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9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9조 446억 원으로 전월(174조 5113억 원) 보다 2.6% 늘었다. 같은 기간 충북 지역의 시총은 2.4%의 하락률을 보였다. 대전..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태안화력발전소 폭발 사고 발생… 2명 중상입고 병원 이송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후 2시 43분께 "태안화력발전소 후문에서 가스폭발로 연기가 많이 나고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인력 78명과 소방차 등 장비 30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해당 폭발로 인해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으로 이송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9분께 초진을 완료했고 현재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내포=오현민 기자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알록달록 뜨개옷 입은 가로수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