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세상 위해…" 다가온 자선냄비의 계절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좀 더 나은 세상 위해…" 다가온 자선냄비의 계절

13일 대전복합터미널 자선냄비에 수십명의 손길
비상계엄 사태로 평년보다 4% 높은 기부율 보여
"추운 연말 어려운 이웃 위한 따뜻한 손길 보태길"

  • 승인 2024-12-15 16:43
  • 신문게재 2024-12-16 5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41214_235913307
12월 13일 오후 1시께 대전복합터미널 앞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서 한 시민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사진=최화진 기자
"세상이 추울수록 자선냄비는 더 뜨거워지죠."

13일 오후 1시 대전복합터미널 앞. 새하얀 눈이 내리는 추운 날씨에 한 여성이 빨간 자선냄비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말했다.



정 모(63) 씨는 매년 12월을 손꼽아 기다린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소중히 모은 쌈짓돈을 모두 기부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된 날, 정 씨는 남편과 1년간 모은 정성을 모두 기부했음에도 이날 자선냄비를 발견하고 다시 지갑을 비워냈다. 그는 "마트에 들렀다가 멀리서 자선냄비를 보고 기부하고자 찾아왔다"며 "시국이 이러니 어려운 사람을 도와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앞서 12월 2일.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96번째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이 열렸다. 모금 시작과 동시에 비상계엄 사태가 터져 바깥이 시끌벅적했지만, 자선냄비를 향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용돈을 아껴 모아온 돼지 저금통을 들고 온 초등학생이 있는가 하면, 한 아버지는 자녀 넷과 함께 자선냄비를 찾아 기부문화를 알려주겠다며 직접 현금을 냄비에 넣어보게 하기도 했다.



대전은 기부율이 높은 도시로 유명하다. 매년 모금목표액을 충족시켜왔던 대전은 지난해 1억 5000만 원이던 목표액을 1000만 원 초과한 1억 6000여만 원을 모금했다. 이러한 대전의 성원에 힘입어 올해 목표 모금액은 2억 원으로 설정됐다.

모금 시작 후 보름가량이 지난 현재 전국적으로 모금액이 평년보다 4%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세군 측에서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위가 있었을 때도 평년보다 6% 높은 기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시민들의 기부에 관한 관심에 구세군은 디지털화된 기부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대전역, 대전복합터미널 등 대전 내 30여 곳에 설치된 자선냄비에는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누구나 손쉽게 기부할 수 있다. 현재 서울에서만 실시하고 있는 키오스크 자선냄비도 내년도부터는 대전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어느 장소, 어느 상황이든 시민들이 쉽게 기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세군 관계자는 "올해 겨울이 유독 추운데도 기부하려는 자선냄비를 찾아오시는 시민들과 봉사자분들이 많아 감사하다"며 "추운 연말연시에 따뜻한 손길을 보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자기계발 명상 캠프', 20대에 써내려갈 성공 스토리는
  3.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4. 햇잎푸드, 100만불 정부 수출의 탑 수상... "대전을 넘어 전 세계로"
  5.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1. 국제디지털자산위, 필리선 바타안서 'PPP 개발 프로젝트 밋업' 연다
  2.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3.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4.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5.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