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회의 땅, 충남도에 바란다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기회의 땅, 충남도에 바란다

권현종 충남고려인지원센터장(모스크바대 정치학 박사)

  • 승인 2024-12-24 10:25
  • 수정 2024-12-24 10:49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0
권현종 충남고려인지원센터장(모스크바대 정치학 박사)
대한민국은 인구소멸 제1호 국가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아이 안 낳는 국가로 꼴찌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에 국가가 완전 소멸된다고 한다. 향후 10년 이내에 과감한 출산장려정책과 외국인 이민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유엔이 인정한 다문화사회다.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은 약 250만 명이다. 그중 고려인은 약 8만 명, 실거주자는 11만 2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충남은 1만 3000여 명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고려인이 많이 사는 광역지자체이다.

올 해는 고려인 이주 160주년이 되는 해다. 1863년 초근목피 시절 조선인들이 처음으로 이주해 정착한 곳이 러시아의 연해주이다. 당시 한인 13가구 60여 명은 연해주 지신허 마을에 촌락을 이루었다. 러시아 측 공식기록은 1864년 9월 21일로 되어 있어 올 해가 고려인 이주 제160주년이다. 연해주로 이주한 조선인들은 스스로를 조선사람 또는, 고려사람으로 칭하고 러시아어로 '카레이츠'라 불렀다. 러시아 여행가 N.프르제발스키(1839~1888년)는 '그들은 만주와 연해주를 호령했던 조상들을 생각하며 민족과 역사의식이 높은 수준의 사람들'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인들은 일제강점기에 애국지사들과 함께 일본군에 맞서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펼쳤고 1937년에는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이주를 당하는 수난의 후손들이다. 1991년 소련 붕괴로 또, 다시 유랑민이 되어버린 한 많은 민족이다.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조상들은 집단농장에서 초과 목표를 달성하며 우수한 노동력을 인정받았고 성실, 근면의 상징이 되었다. 고려인 출신 록그룹 키노(KINO) 리더싱어 빅토르 초이(1962~1990년)는 소련 개혁개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소련 붕괴 후 고려인 출신 가수 아니타 초이, 하원의원 유리 텐(1951~2003년) 등은 포스트 소비에트 고려인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한국에 심어 주었다. 특히, 고려인 3세 김 바칼추크(1975년, 여성)는 러시아에 쿠팡 격인 Wildberries(와일드베리) 최고경영자로 2024년 기준 10조 원의 재산을 보유한 러시아 갑부 순위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중앙아시아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 3, 4세들은 소비에트 카레이츠가 아니다. 이들은 M.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의 페레스트로이카 키즈로 자본주의 물결을 경험하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뉴고려인, 뉴중앙아시아계 또는 러시아계 드리머들이다. 뉴고려인들은 K-캐피탈, K-컬처, K-뷰티, K-드라마 등을 보고 듣고 배운 평범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외모가 우리와 똑같은 이주민이며 우리의 이웃이다. 특히, 문화예술과 스포츠 분야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의 최고를 자랑했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이 있듯이 소연방이었던 러시아·중앙아시아 고려인들도 문화적 수준과 자존감은 매우 높다. 어느 나라 젊은 세대와 마찬가지로 뉴고려인들도 한민족에 대한 정체성은 희박하다. 이들은 러시아화와 중앙아시아 민족적 정서와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우리의 문화 수준을 강요하기보다는 K-컬처를 함께 만들어 가는 파트너십으로 성숙한 선주민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단순히 일자리를 채워 주는 관계가 아닌 우리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주류사회에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러시아·중앙사시아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뉴고려인들은 한국 토양에 어느 외국 이민자들보다 역사적, 정서적, 문화적, 언어적으로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 최적화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가족 단위로 이주를 하며 대가족 형태를 이루며 교육열 또한 높다.

충남은 서산과 공주시 포함 9개 시·군에서 인구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머지않아 220만 충남 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다. 이에 선제적 대응으로 적극적이고 과감한 이주민 정책을 앞세워야 한다. 충남도는 고려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아산과 천안 지역에 관심을 갖고 정주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직 시간은 있다.

권현종 충남고려인지원센터장(모스크바대 정치학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3. 파주시, ‘마장호수 휴 캠핑장’ 운영 재개
  4. 천안 삼은1번가 골목형상점가, '길거리 오픈축제' 개최
  5.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1. 최대 1만 500세대 통합재건축…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청사진 첫 공개
  2.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3.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4.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5.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헤드라인 뉴스


區마다 반려동물놀이터 만든 대전…이용자 10명 남짓 실효성 논란

區마다 반려동물놀이터 만든 대전…이용자 10명 남짓 실효성 논란

대전시가 전국 최초로 자치구별 한 곳씩 조성했다고 홍보해 온 반려동물놀이터가 실제 이용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설에선 고객 니즈를 고려하지 않은 예약제가 발목을 잡았고, 대부분이 야외 공간에 그쳐 날씨와 계절적 변수를 고려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개장 이후 시설 활성화를 위한 홍보·프로그램 운영이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일 취재에 따르면,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놀이터 이용자 수가 평일 평균 10명 미만, 주말 역시 10명 대에서 100명대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