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챠] 사랑의 리본, 유기묘에게 희망을 묶다

[펫챠] 사랑의 리본, 유기묘에게 희망을 묶다

대학생 봉사단체 '리본', 유기동물 보호소에 따뜻한 손길 전해
체계적인 봉사 시스템으로 접근성과 안전성 높여
SNS 활용한 홍보로 유기동물 문제 인식 제고에 앞장

  • 승인 2025-01-01 12:19
  • 수정 2025-01-02 15:27
  • 신문게재 2025-01-02 11면
  • 김주혜 기자김주혜 기자
'펫챠(Petcha)'는 영어 'pet'(반려동물)과 'betcha'(확신해)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에 대한 강한 애정과 확신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기 위해 준비한 '연중 기획 시리즈'이다.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용이 아닌 인간의 동반자로 여기는 현대적 관점을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친근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반려동물 관련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편집자 주>



"처음엔 고양이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롯됐지만, 이제는 이곳이 제 삶의 일부가 됐어요"



유기동물 봉사단체 리본 이종은 단장(이하 이 단장)의 말이다. 그녀는 "유기동물에 대한 봉사는 단순한 돌봄이 아닌 동물들에게 새로운 삶을 심어주는 기부"라고 정의했다. 충남대에 소속된 유기동물 봉사단체 '리본'은 2021년에 창립해 유기동물 봉사의 접근성과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단체다.

0I3A0992
12월 28일 '리본' 봉사 전 단체사진/사진=김주혜 수습기자
리본의 봉사활동은 매주 주말마다 진행된다. 사전 신청을 통해 모인 참여자들이 활동 전 충분한 교육과 안전 지침을 숙지하면 본격 봉사에 들어간다. 주말임에도 오후 2시가 되자 대전 서구에 위치한 '냥블리네 유기묘 보호소' 앞으로 봉사자들이 하나 둘 모여 들였다. 기자도 이 단장의 도움을 받아 일일 회원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단장은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앞서 "유기묘들이 낯선 사람들을 보고 탈출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며 주의를 요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동물들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봉사자들이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모두 방진복과 보호 장갑을 착용했다.



0I3A1155
고양이 '토토'/사진=김주혜 수습기자
기자가 만난 첫 유기묘는 치즈색 털과 맑은 눈을 가진 유기묘 '토토'였다. 토토는 봉사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경계하는 듯했으나 시간을 갖고 천천히 다가가자 이내 경계 서린 눈빛은 온데 간데 없었다. 용기 내 손을 내밀자 코로 탐색하더니 몸통을 살짝 들이밀었다. 토토와의 교감을 지켜보던 이 단장은 "여기 있는 고양이들은 낯선 사람이라도 조심스럽게 접근하면 이내 마음을 여는 편"이라며 "유기묘 보호소가 아니라 온순한 고양이들의 쉼터 같다"고 했다.

0I3A1120
리본 봉사자들이 공간을 청소하고 있다./사진=김주혜 수습기자
봉사는 화장실 청소를 비롯해 물그릇 교체, 케이지 정리 등 다양했다. 유기묘 봉사가 처음인 대학생 김진일(24)씨는 "봉사를 망설였던 시간이 아까울 만큼 어렵지 않고, 좋아하는 고양이들과 함께라 두배로 기쁘다"고 했다. 그는 도착해 구내염으로 분리된 방에 있는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고, 캣휠을 분리해 청소했다. 단골 봉사자도 있었다. 또 다른 대학생 김민석(22)씨는 능숙하게 거실 고양이 화장실을 치우고, 물그릇을 세척해 물을 채워넣기를 반복했다. 올해만 세 번째 방문인 그는 "참여를 거듭할수록 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여기 있는 고양이들로 힐링하고있다"며 베테랑 면모를 보였다.
0I3A1064
리본 봉사자들이 고양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사진=김주혜 수습기자
조금은 난잡했던 보호소가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자 금세 정돈됐다. 이 단장은 "매번 봉사 후 깨끗한 공간에서 활발하게 뛰어노는 고양이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리본의 활동은 현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봉사 후 봉사자들의 경험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통해 홍보하며 유기묘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다. 이 단장은 "유기묘는 버려진 동물이라는 인식으로 잘못 알려진 정보와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유기묘도 다른 반려묘와 다를 것이 없다. 조금만 사랑해주면 마음을 열고 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김진일(24)씨는 "2시간 동안 유기동물 봉사의 의미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내년도 함께하고싶다"고 했다. 이 단장은 "리본은 앞으로도 봉사의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더욱 많은 시민들이 봉사에 참여해 유기묘들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주혜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준비 안된 채 신입생만 받아"… 충남대 반도체 공동 연구소 건립 지연에 학생들 불편
  2. '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일제히 반발…"역할부터 예산·인력충원 無계획"
  3. '수도권 대신 지방의료를 수술 대상으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우려'
  4. 설동호 대전교육감 "수험생 모두 최선의 환경에서 실력 발휘하도록"
  5. 대전시의회 교육위 행정사무감사…학폭 예방 교육 실효성·대학 사업 점검
  1. 2025 '도전! 세종 교육행정' 골든벨 퀴즈 대회 성료
  2. 세종교육청 '수능' 앞둔 수험생 유의사항 전달
  3.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 유득원 행정부시장 "세계로 잇는 든든한 주인공 뒷받침 최선"
  4. [대전유학생한마음대회] 박태구 중도일보 편집국장 “문화·언어 달라도 마음이 통하면 우리는 하나”
  5. 세종교육청 2026년 살림살이, 1조 1817억 원 편성

헤드라인 뉴스


주가 고공행진에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4조원 돌파

주가 고공행진에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174조원 돌파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자 충청권 상장사들의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한 달 새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이 전월 대비 19조 4777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1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10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74조 5113억 원으로 전월(155조 336억 원) 보다 12.6% 늘었다. 10월 한 달 동안 충북 지역의 시총은 27.4% 상승률을 보였고,..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조선시대 해안 방어의 핵심 거점…'서천읍성' 국가유산 사적 지정

국가유산청은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서천읍성(舒川邑城)'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천읍성은 조선 세종(1438~1450년) 무렵에 금강 하구를 통해 충청 내륙으로 침입하던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성으로, 둘레 1645m 규모에 이른다. 조선 초기 국가가 해안 요충지에 세운 방어용 읍성인 연해읍성 가운데 하나다. 산지 지형을 활용해 쌓은 점이 특징이며, 일제강점기 '조선읍성 훼철령(1910년)' 속에서도 성벽 대부분이 원형을 유지해 보존 상태가 우수하다. 현재 전체 둘레의 약 93.3%(1535.5m)가..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세종 청소년 인구 1위 무색… "예산도 인력도 부족해"

'청소년 인구 최다' 지표를 자랑하는 세종시가 정작 청소년 예산 지원은 물론 전담 인력조차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 이어 청소년 예산까지 감축된 흐름 속에 인력·자원의 재배치와 공공시설 확충을 통해 지역 미래 세대를 위한 전사적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동청소년 인구(0~24세)는 11만 4000명(29.2%)이며, 이 중 청소년 인구(9~24세)는 7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15.1%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청소년 인구 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혼잡 없이 수능 시험장 찾아가세요’

  •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국제 육군 M&S 학술 컨퍼런스 및 전시회

  •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작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 시작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답지 전국 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