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챠] 대전 반려동물의 명암 볼 수 있는, 40m 거리 이웃사촌인 두 기관

[펫챠] 대전 반려동물의 명암 볼 수 있는, 40m 거리 이웃사촌인 두 기관

반려동물공원, 시설 좋아 하루 평균 30여 가구 방문
동물보호센터, 매년 1700여 마리 입소
사진 봉사단체, 유기견 입양률 높이기 위한 노력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두 곳...사랑과 책임의 의미를 되새기다

  • 승인 2025-01-02 15:31
  • 수정 2025-01-02 18:22
  • 김주혜 기자김주혜 기자

 


 

DSC01151

대전시 대덕구 금고동에 위치한 대전동물보호사업소 반려동물공원/사진=금상진 기자
서로 단 50걸음. 유기 동물을 보호하는 동물보호센터와 반려동물공원 사이의 거리다.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에 위치한 두 시설은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에게 상반된 감정을 안겨준다. 한쪽에선 새 주인을 기다리는 유기 동물들의 애처로운 눈빛을, 다른 한쪽에선 반려인과 함께 뛰노는 동물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극명한 대비는 우리 사회의 반려동물 문화와 유기 동물 문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시설을 방문해 우리나라 반려문화의 명암을 취재해봤다. <편집자 주>

DSC01124
대전시 대덕구 금고동에 위치한 대전동물보호사업소 반려동물공원에는 실내 놀이터를 비롯해 잔디광장, 야외훈련장, 산책로 등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사진=금상진 기자
2022년 6월에 개장한 반려동물공원은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겐 천국이다. 3만㎡의 넓은 부지에 실외 놀이터, 잔디광장,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고 실내에는 카페, 펫 샤워실, 다목적 강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약 30명의 반려인이 이곳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C4944.00_00_00_00.스틸 002
대전시 대덕구 금고동에 위치한 대전광역시 동물보호센터/사진=금상진 기자
반려견 '봄희'를 키우는 김 모씨(송강동 거주)는 반려동물공원과 동물보호센터 모두 방문한 경험이 있다. 그는 "반려동물공원이 집 근처여서 처음 오픈할 때부터 왔었다"며 "시설이 좋아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반면, 동물보호센터 기간제 근무 경험이 있던 그는 센터에 대해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기견들의 눈빛을 보면 마음이 안 좋다"며 "청소만 잘되면 충분한 줄 알았는데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과는 어쩔 수 없이 관리 정도가 많이 차이 나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C4944.00_01_38_07.스틸 001
대전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견 봉사활동을 체험하고 있는 김주혜 중도일보 수습기자/사진=금상진 기자
대전동물보호센터는 주인에게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가 보호받는 곳이다. 센터에는 매년 1700여 마리의 유기 동물들이 입소한다. 입양이 결정되면 퇴소하게 되는데 대략 250마리의 유기 동물들이 상시 보호되고 있다. 2023년에는 567마리가 새로운 주인을 찾아 이곳을 떠나기도 했다.



센터는 유기 동물에 대한 보호와 입양 외에도 기본 진료를 비롯해 입양 공고, 주인 반환, 중성화 수술, 동물 학대 근절 캠페인, 무료 내장형 동물등록 시술 및 무료 전염병 간이 검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C4944.00_03_59_29.스틸 003
대전 라온 사진봉사단 회원들이 유기견들의 프로필 사진 촬영을 위해 사진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금상진 기자
취재 당일 센터에서는 대전에서 활동하는 사진 봉사 단체가 입양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센터 홈페이지와 SNS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 동물들의 프로필 사진이 게시되어 있는데 이는 모두 봉사자들의 손길을 거친 사진들이다.

대전 라온 사진 봉사단 회원인 송식완 씨는 "공직에서 퇴직 후 사진작가 활동을 하다 봉사에도 참여하게 됐다. 유기견들을 촬영할 때마다 애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며 "우리가 촬영한 사진들이 입양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전의 반려동물공원과 동물보호센터는 반려문화와 동물복지를 알 수 있는 상징적인 곳으로 서로 맞물려 효과를 높인다. 공원에 온 사람들이 자연스레 인근의 센터에도 관심을 끌게 되기 때문이다. 이 두 곳은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기쁨과 슬픔이 어우러져 시민들에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과 '책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특별한 공간이 되고 있다.
김주혜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6대 전략 산업으로 미래 산업지도 그린다
  2. 강성삼 하남시의원, '미사강변도시 5성급 호텔 유치' 직격탄
  3. [특집]대전역세권개발로 새로운 미래 도약
  4. 대전시와 5개구, 대덕세무서 추가 신설 등 주민 밀접행정 협력
  5. 대전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 자원봉사위원 위촉식 개최
  1. 백소회 회원 김중식 서양화가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올해의 작가 대상 수상자 선정
  2. 대전시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선수단 해단'
  3. 충남대·한밭대, 교육부 양성평등 평가 '최하위'
  4. 9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전 토론과 협의부터" 공개 요구
  5. 대전경찰, 고령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가속페달 안전장치' 홍보 나선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