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 찾은 대전시민들…"남일 같지 않아, 유가족 상심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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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 찾은 대전시민들…"남일 같지 않아, 유가족 상심 클 것"

30일 오후 2시께 대전시청 1층 합동 분향소 마련돼
가슴 아픈 소식에 조문객 발걸음 오후 내내 이어져
세종, 충남, 충북 분향소도 조문 행렬…4일까지 애도기간

  • 승인 2024-12-30 17:46
  • 수정 2024-12-30 18:11
  • 신문게재 2024-12-31 3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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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께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한 조문객이 절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화진 기자)
30일 오후 2시께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 분향소가 설치되기 1시간 전부터 이곳을 찾은 시민 정찬희(50) 씨는 9살 아들과 조문을 위해 함께 기다렸다. 지난 주말 참사 소식을 접해 유가족들과 슬픔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들에게도 아픔이 있는 곳에 추모하는 마음을 가르쳐주고 싶었다는 정 씨는 "SNS를 이용한 애도보다 직접 헌화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라며 "세월호가 일어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많은 아픔이 우리 곁에 일어나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사망자 추모를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절을 하고, 헌화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넋을 기렸다.

근처에 일을 보고 잠시 들렸다는 김장수(47) 씨는 헌화하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뉴스를 접한 동시에 조카의 친구도 그 피해자 중 한 명이라는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조카가 24살로 한창 예쁠 나이인데 조카 친구가 이번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라며 "제 조카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들도 누군가의 가족일 것이란 생각에 애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 대부분이 가족, 지인과 여행 후 돌아오는 길이었던 만큼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시민은 분향소 앞에서 하염없이 국화를 바라보던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에 한동안 발을 떼지 못했다. 시민 A(60대) 씨는 내년 1월에 같은 저가항공으로 일본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 소식을 듣고 여행을 취소할 계획이다. 그는 "하필 이번에 예약했던 항공이 저가항공이라 걱정이 더 크다"며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던 일이고,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 될 끔찍한 사고"라고 말했다.

헌화한 후 시 공무원에게 요청해 검정 리본을 받은 시민도 있었다. 이동주(31) 씨는 "리본을 지니고 다니며, 이 일을 기억하려 한다"며 "지켜보는 시민들도 마음이 아픈데, 유가족은 상심이 엄청 클 것이라 생각한다. 내 발걸음이 그분들께 위로가 됐으면 하고, 대책이 제대로 마련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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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세종시청 남광장에 제주항공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정부가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한 가운데, 세종과 충남, 충북에도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세종은 세종시청 남광장과 세종시교육청 1층, 충남은 충남도청 로비 1층, 천안시청 3층 대회의실, 충북은 충북도청 1층 서관에 마련했다.

4일까지 대전은 매일 오전 8시에서 오후 10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세종, 충남도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천안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충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문객을 받는다.

대전시민 강경호(43) 씨는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 왔다"며 "내 가족, 친구는 아니지만, 가슴 아픈 소식에 직접 찾아와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유가족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바름.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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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충남도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조문객들이 찾은 모습 (사진=충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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