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기 8명, 50년 우정 모은 문집 발간

  • 사람들
  • 뉴스

고교 동기 8명, 50년 우정 모은 문집 발간

<지나간 미래 50년-대전고 53회 8인의 삶과 우정>
김진원 전 KBS 보도국장 등 고교 동기 8명의 우정과 당대의 여러 모습 반영해 역사적 가치. 1972년 창립한 파루회 멤버 김동호, 김진원, 송상헌, 송재희, 양지청, 윤중섭, 이한준, 추연곤

  • 승인 2025-01-02 23:36
  • 수정 2025-01-02 23:4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20250102_223524
“이 책이 나올 때까지 열과 성을 다한 파루회 회원들 모두 건강하게 우리가 짊어진 삶의 과업을 완수할 수 있기를 스스로 기도하고 축복하고 축하합니다.”

고교 동기 8명이 졸업 후 50년 간의 삶과 우정을 담은 문집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공과 직업이 각기 다른 대전고 53회 동기들의 이색적인 글 모음집인 <지나간 미래 50년-대전고 53회 8인의 삶과 우정>이 바로 그 책이다.

과거 세칭 일류고였던 대전고 53회(74년 졸업) 출신 8명의 동기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모임을 만들고 사회 진출 후 2007년 카페를 개설해 함께 운영하면서 카페에 쓴 글들을 중심으로 편집한 책을 펴냈다. 여기서 지나간 미래(Past Future)라는 개념은 역사학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현재의 시점에서 전망(prospect)하는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일정 시점에서 현재를 미래로 설정하고 회고(retrospect)하는 미래를 말한다. 보통 역사가들은 이 개념을 확장해 미래의 시점을 현재는 물론 과거 시점 혹은 미래 일정 시점을 잡아 돌아보는 회고로 확장하기도 한다. 지나간 미래라는 관점에서 과거를 본다는 것은 어떤 과거 사건은 물론 그것이 끼친 영향이나 귀결을 모두 알고 있는 상태에서 보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과거를 그냥 추억하거나 회상(rccall)하는 게 아니라 새롭게 드러나는 과거의 의미를 따져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필자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후 카페에 올렸던 각종 장르의 글로, 가족과 친구 대소사, 여행기 외에도 각자 직업인으로서 시대를 논한 글도 있다. 8명의 동기들은 지금은 은퇴했지만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면서 활동을 했기에 주목할 만한 글들이 많다. 또 5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어 온 우정의 결과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대표 편집자인 송상헌 공주교대 명예교수는 “이 책은 지금 시점에서 단순히 여러 명이 글을 모아서 낸 동인지가 아니라 과거 일정 시점에서 카페에 올린 글을 작성 시점을 밝히고 그대로 실었기 때문에 기존의 동인지와는 다른 독특한 의미가 있는 문집”이라며 “카페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 개인의 일상 뿐 아니라 본의 아니게 당대의 여러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서 역사적 가치가 있고 새롭게 즐길 수 있는 추억의 보고”라고 강조했다.

고교 동기생 8명은 고향도, 전공도, 직업도 다 가지각색이다. 이들의 전공은 역사, 무역, 수학, 불어, 사회학, 외교, 기계, 신문방송 등으로 다양하다. 직업은 대학교수, 행시를 통한 고급공무원, 교사, 무역회사 CEO,증권회사원,외시를 통한 외교관, 컴퓨터 관련 영업이사, 방송기자 등이다. 간단히 필자들을 소개하면 송재희 씨는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과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양지청 씨는 한성과학고 교사를 거쳐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마닐라 한국아카데미 교장을 역임했다. 윤중섭 씨는 무역회사 대표를 지냈고, 추연곤 씨는 과테말라 대사를 비롯해 스페인, 콜롬비아, 에쿠아도르 등 주로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활약한 외교관 출신이다. 이한준 씨는 현대증권에서 증권맨으로 활약했고, 김동호 씨는 컴퓨터 유통회사 전무로서 지금도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 김진원 씨는 아나운서로 출발해 대선과 총선 등 각종 토론회와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KBS 기자 출신이다.

김진원 전 KBS 보도국장은 “요컨대 책머리에서 강조한 대로 이 책은 고교 동기들의 아름다운 우정과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 중견으로서 활약한 인재들이 각자의 시점에서 본 당대의 시대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특히 “이 책의 필자는 파루회 회원들”이라며 “파루회는 대전고 53회 친구 8명을 지칭하는 팔우를 음차하여 팔우회라 명명하고 탄생했다”고 소개했다. 또 “파루회는 1972년 창립된 이후 지금까지 모임을 지속하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파루회 회원 일동은 “이 책이 가진 첫번째 의미는 20세기말 격동의 시대에 태어나 끈질긴 인연으로 만난 대전고 동기 8명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섬세하게 보여준다는 점에 있고, 둘째는 우리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라고 소개했다. 또 “셋째는 현재 시점에서 쓴 글도 있지만 대부분 과거의 일정 시점에 쓴 글을 모은 것이라 다른 회고록과 달리 시대와 더불의 살아온 삶의 기록 성격이 강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쪼록 이 책의 독자께서 우리가 살아온 지난 세월이 지독한 고난의 세월이면서도 나름대로 삶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는 낭만의 세월이기도 했다는 점을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 책이 20세기말에서 21세기 초중반을 살았던 파루회원을 포함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역동적이며 대단히 의욕적인 삶을 살았고, 그 결과 값진 성과를 이루었으며,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당대인의 의무를 다했음을 후배들은 물론 후세들이 아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전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5년 판 '행정수도특별법', 21년 만에 국회 문턱 넘을까
  2. 한화이글스 제2 연고지 충북-청주 한화와 결별하고 새 야구단 유치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 천안법원, 개발허가 보완처분에 공무원 폭행한 50대 남성 징역형
  4. 대전 인디 게임스쿨, 지역 게임 인재 양성 성과 빛나다
  5. 해수부 노조의 간곡한 호소, "대화의 장 마련해달라"
  1.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2. 정관장 ‘아이키커 하이’ 29일 출시
  3. 브레인아이어린이집, 굿네이버스 '좋은이웃유아기관(나눔인성교육사업)'나눔 캠페인 33호
  4. 장애 기능인의 꿈과 희망의 축제! 대전장애인기능경기대회
  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세종시 '청년 창업 활성화' 도모

헤드라인 뉴스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은행권이 다음 달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자체 관리에 나섰다. 다만,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했다.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를 목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도 현재 대출모집인을 통한 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점수를 한도 소진으로 중단한 상태다. SC제..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66년생) 헌법재판소장 겸 헌법재판관 후보, 오영준(69년생) 헌법재판관 후보, 임광현(69년생)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출신이 지명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3명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대전에서 태어나 보문고(29회)와 서울대를 졸업한 김상환 후보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 합격 후 1994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연구부장,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1 민사 수석부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등 지냈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충남도가 대한제강, 당진시와 손잡고 대한민국 최대 스마트팜단지 조성에 나선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특히 인근 제철소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 입주 농업인들이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며 탄소중립까지 실현한다. 김태흠 지사는 26일 도청 상황실에서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과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 석문간척지(석문명 통정리 일원) 내에 119만㎡ 규모 스마트팜단지(이하 석문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 도심 속 접시꽃 ‘눈길’ 도심 속 접시꽃 ‘눈길’

  •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