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려선생은 누구인가?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초려선생은 누구인가?

  • 승인 2025-02-17 15:22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이연우 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이연우 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초려 이유태(1607~1684) 선생은 사계 김장생 선생의 '고제3현'으로 북벌을 도모하던 효종으로부터 신독재, 우암, 동춘당, 탄옹 선생과 더불어 두 차례 '북벌밀지'를 받았던 '산림5신'으로 현종 15년 간 선비로선 최고의 예우를 받았던 '충청5현' 가운데 한 분으로 율곡 선생의 경세치용과 사계 선생의 예학정신을 계승, 발전시킨 '기호사림'을 대표하는 유현으로 더욱 유명하다.

남명 조식의 '무진봉사'와 율곡 이이의 '갑술봉사'와 더불어 개혁을 통한 국정쇄신 대개혁을 주창한 초려의 '기해봉사'는 임병양란 이후 '국가가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고 진단하고 '성인이 제정한 법도 그 폐단이 드러나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실학과 경세사상으로 국정혁신 대개혁을 통한 '북벌'을 단행해 천하의 정의를 구하고자 했다.

기해봉사는 설폐론과 구폐론 그리고 군덕론으로 나뉘는데 당시의 국정을 '실공과 실효의 결여'로 진단하고 진실한 노력이 결여됨으로써 야기되는 폐단을 다음 일곱 가지로 진단했다. 그 첫 번째는 윗사람은 다스림을 갈구하는 실공이 없으며, 두 번째는 아랫사람은 일을 책임지는 실공이 없으며, 세 번째는 경연은 도를 강론하는 실공이 없고, 네 번째는 학교는 선비를 양성하는 실공이 없으며, 다섯 번째는 나라의 여러 방책들은 백성을 구제하는 실공이 없고, 여섯 번째 사람들의 마음은 선을 향하는 실공이 없고, 일곱 번째 조정은 가르치고 명령하는 실공이 없음을 지적하고 따졌다. 구폐론은 설폐론에서 지적한 폐단들을 구제하기 위한 구체적 방책을 제시했다. 이는 국정 전반에 대한 포괄적 개혁안으로서 풍속을 바르게 하고, 세상의 인재를 널리 구하고오랜 폐습을 없애는 3대 강목으로 삼고 그 아래 16조목을 설정해 혁신적인 개혁을 주장했다.

'봉사의 말미엔 바라옵건대 전하께서 이 상소를 자세히 살펴보시어 충분히 검열하시고 서서히 궁구하면서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전하의 마음속에 취사가 이미, 결정이 되셨다면 그 다음엔 조정의 신하들에게 널리 자문하여 그 가부을 논의하고서 이를 받아 들이거나 물리치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제 분수를 헤아리지 못하고 서둘러 이러한 말씀을 올리니 또한, 어리석음이 심하여 징계할 수 조차 없음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바라옵건데 자비로운 성상께서 가엽게 여기십시오. 변설이 많은 자가 반드시 제주와 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됨으로서 그의 말을 버릴 수도 없고 또한, 그의 말로서 그 사람을 취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제 신의 몸이 재주가 없다하여 신의 말을 취할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며 신의 말에 이치가 없다 하여 신의 재주가 쓸만하다는 것도 또한, 잘못입니다. 원하옵 건데 전하께서 신의 말은 받아들이시고 신의 관직은 거두신다면 공과 사가 매우 다행일 것입니다. 신은 하늘을 우러르고 성상을 바라보며 지극한 간절함과 두려움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삼가 죽기를 무릅쓰고 이 글을 아뢰옵나이다.'



초려는 벼슬도 마다한 유학자며 선비로 일생을 민생을 위한 보국안민을 위해 군왕의 책무를 따지고 목민관의 역할을 지적하고 강조한 지식인이었다. 초려 사후 400년 오늘의 대한민국은 역시, 개혁과 변혁의 그 중심에 섰다.

이연우 충남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시흥시, 별빛 축제 ‘거북섬’ 점등식
  2. "아산으로 힐링 가을여행 오세요"
  3. 대전 유성 노인회서 견학갔다가 80대 실종 9일째…인력 600여명 투입 '희망을'
  4. 행정수도와 거리 먼 '세종경찰' 현주소...산적한 과제 확인
  5. 대전 방공호와 금수탈 현장 일제전쟁유적 첫 보고…"반전평화에 기여할 장소"
  1. 호수돈총동문회, 김종태 호수돈 이사장에게 명예동문 위촉패 수여
  2. 초등생 살해 교사 명재완 무기징역 "비인간적 범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3. 대전A고 학교운영위원장 교권침해? 24일 '교보위' 촉각
  4. [경찰의날] 대전 뇌파분석 1호 수사관 김성욱 경장 "과학수사 발전 밑거름될 것"
  5. [S석 한컷]서포터석에서 탐탐이 치는 K-리그 기자! 음치-박치-엇박자 서포터 현장팀 체험

헤드라인 뉴스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사실상 큰산 넘은 CTX… 행정수도 완성에 발맞춰야

대전과 세종, 충북을 급행철도로 연결하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민자적격성조사 문턱을 넘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비례)이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CTX의 조기 개통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황 의원은 21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국가철도공단·에스알(SR)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50번에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 있고,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전국 접근성 개선에서 서울에서 1시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2시간 접근 가능한 교..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2025 AAPPAC 대전총회 개막…"지역의 영감이 세계로 확산되다"

과학과 예술의 도시, 대전시가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에 우뚝 섰다. 21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2025 아시아·태평양 공연예술센터연합회(AAPPAC) 대전총회'가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지역적 영감에서 세계적 영향으로(From Local Inspirations to Global Influences)'를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세계 20개국 80여 개 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참석해, 지역이 품은 창의성과 상상력이 세계로 확산되는 길을 함께 모색했다. 첫 번째 세션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K-컬처'에서는 한국 문화예술이..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방사능 위협 여전한데…유성구 뭐했나

대전 유성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원자력안전 교부세 신설이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입법이 좌절된 이후 올해 초 또다시 관련법이 제출됐지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 나아가 144만 대전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사안인데 행정당국의 이슈파이팅 부족으로 현안 관철은 멀기만 해 보인다. 21일 취재에 따르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유성을)이 대표발의 한 이른바 '원자력안전교부세법'(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안) 7월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재 위원회 차원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최고의 와인을 찾아라’

  •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즐거운 대학축제…충남대 백마대동제 개막

  •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두꺼운 외투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