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론된 민주당의 '세종 수도(首都)' 띄우기는 최초의 그것과는 대선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명분을 표방하든 대선 캐스팅보트로 작동하는 충청권 민심에 다가서려는 정책 카드인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과거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선회한 뒤에도 반대가 거셌다. 신행정수도 사수를 강력히 막던 수도권 기득권, '서울주의 벽' 역시 되풀이될 수 있다. 치밀한 대응 논리를 갖고 국민 공감대 확산에 주력해야 할 지점이다.
참여정부 시절 추진 법안의 원형이 담긴 신행정수도특별법이 이달 말 발의될 듯하다. 상전벽해같이 달라진 지금이지만 '포장만 바꾼 수도 이전'이라던 22년 전과 유사한 양상으로 공격당할지 모른다. 세종은 이미 행정수도 역할을 감당한다. 특별법 입법 후 헌재 판결을 받아보는 플랜B도 가능하다. 위헌 판단이 나오면 권력구조 개편이나 지방분권 개헌과 곁들여 추진하는 방안이 있다. '원 포인트' 개헌보다 현실적이다. 공세도 분산될 수 있다.
수도 이전을 장기 과제로 둘 때도 대통령실 입지는 곧 결정해야 한다. 이미 보안이 뚫린 청와대는 되돌리기 쉽지 않은 공간이다.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 이용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의 대통령 집무실 활용이란 선택지도 있다. '세종 대통령실'은 세종 수도 이전의 의지를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데 뛰어난 방안이다. 어떤 경로를 타든 행정수도 완성론이 정도(正道)다. 신행정수도 원형 찾기가 득표 전략일 뿐이면 지역민들은 다음 선거를 기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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