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권침해 증가세, 공교육은 왜 멈춰 있나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교권침해 증가세, 공교육은 왜 멈춰 있나

  • 승인 2025-04-13 13:19
  • 신문게재 2025-04-14 19면
2023년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은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추모식에 맞춰 연가, 병가, 공가 등을 사용해 출근하지 않은 날이었다. 교사들이 국회와 교육 당국에 교권 보호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날' 이후로도 실제로 학교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학생이 교사 얼굴을 폭행한 지난주 사건은 교권 부재의 민낯 그대로를 보여준다.

교권침해에 손놓고 있는 실상은 숫자로도 입증된다.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면 세종의 교육활동 침해가 2022년 50건, 2023년 62건, 2024년 74건으로 내리 증가세를 보일 리 없다. 아동학대 신고와 온라인 민원 등을 곁들인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묵과한 결과이기도 하다. 교사들은 자녀 보호앱이나 도청(盜聽) 스트레스에도 시달리는 형편이다. 교사 폭행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번진 데서 알 수 있듯이 교실 내 수업 내용이 실시간으로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은 비교육·반교육적이다. 공교육에 대한 기반과 신뢰 자체를 무너뜨린다.

교육활동 침해 유형 중 상해·폭행은 2020년 113건, 2021년 239건, 2022년 361건, 2023년 503건 등으로 증가 일로다. 교권보호위원회에서 정식 심의 안건으로 올린 경우만 집계한 수치가 이 정도다. 생활지도 권한 등 학생을 지도할 수단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은 교권이 바닥을 치게 할 뿐이다. 전체 교육공동체의 안정을 위해서도 학생 인권과 마찬가지로 교권이 강화되는 게 맞다.

개정 초중등교육법과 교원지위법에 따르더라도 학생 지도가 수월치 않은 현실이다. 실질적인 생활지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입법으로 보완하고, 처벌만이 아닌 공동체 질서를 배우도록 제도로 정립해야 한다. 세종교사노조가 추진하는 교권보호위원회 조례 제정도 공교육 멈춤 해제에 얼마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복되는 교권 침해에 방치되는 대책은 교육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무고성 아동학대 및 악성 민원에 무너진 교권, 교실을 보고만 있으면 우리 교육은 진짜 죽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사설] 광역교통사업도 수도권 쏠림인가
  2. 과기계 숙원 'PBS' 드디어 폐지 수순… 연구자들 "족쇄 풀어줘 좋아"
  3. 의대생 복귀 방침에, 지역 의대도 2학기 학사운영 일정 준비
  4. 이재명 정부 첫 '시·도지사 간담회'...이전 정부와 다를까
  5. 등목으로 날리는 무더위
  1. '전교생 16명' 세종 연동중, 5-2생활권으로 옮긴다
  2. [대입+] 정원 감소한 의대 수시, 대응 전략은?
  3. 농식품부 '인공지능 융합 미래 식·의약 첨단바이오 포럼' 개최
  4. [춘하추동]폭염과 열대야,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5. [사설] 충남도, 적절한 '수해 선제 지원' 방침

헤드라인 뉴스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기획 시리즈-①] 대전의 미래, 철도굴기로 열자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본격적인 도시 성장을 시작했고, 이후 호남선 분기점으로서 교통의 중심지가 됐다. 하지만, 현재 한국 철도망은 고속철도의 등장과 함께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서울역·수서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대부분 경부고속선 또는 호남고속선을 따른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충청권광역철도와 충청급행철도(CTX) 등 신속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더불어 국가철도의 지역 연결성 강화로 재설정해 대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새 정부 국정과제 발굴과 5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한미 상호관세 15% 타결에 충청권 반도체·자동차부품 수출 탄력받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하면서 충청권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힘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충남은 17개 시·도 중 2위의 수출실적을 자랑하고 있어 이번 상호관세로 전반적인 탄력이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7월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터 25..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계룡건설산업 부동의 1위

계룡건설산업(주)가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전지역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는 7월 31일 전국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시공능력평가' 결과 계룡건설산업이 전년 대비 2633억 원(9.7%) 증가한 2조9753억 원으로 5년 연속 2조 원을 돌파했다. 전국 순위도 두 계단 오른 15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주)금성백조주택이 3884억 원으로 2위(전국 75위), 파인건설(주)는 2247억 원으로 3위(전국 114위), 크로스건설(주)는 1112억 원으로 4위(전국 217위), (..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이동 노동자 위한 얼음물 및 폭염 예방 물품 나눔

  •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대전 0시 축제 구경오세요’…대형 꿈돌이 ‘눈길’

  • 물감을 푼 듯 녹색으로 변한 방동저수지 물감을 푼 듯 녹색으로 변한 방동저수지

  • 등목으로 날리는 무더위 등목으로 날리는 무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