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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1년께부터 온라인 채팅 앱을 통해 가상의 인물 행세를 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피해자들이 병균에 감염됐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A씨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을 간음하기로 마음먹었다.
실제 2022년 3월에 피해자 B양을 아파트 단지 내 여자화장실에서 "네 몸이 병균에 감염됐으니 이를 치료하려면 나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거짓말해 성폭행했다.
또 2023년 12월 태조산 중턱에서 B양과 C양에게 삽으로 땅을 파게 한 후 "옷을 벗고 구덩이에 들어가라, 옷을 벗지 않으면 집에 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해 피해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탈의해 속옷만 입은 채 구덩이에 들어가 눕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경호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1인 다역을 하면서 여자친구 또는 중학교 동창인 피해자들을 속인 뒤 성착취 대상으로 삼아 2년여에 걸쳐 간음, 유사성행위를 하거나 음부 등을 촬영해 보내줄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며 "그 범행 수법 및 내용이 미성년자가 저지른 일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악질적이고 불량하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 및 인격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고, 디지털 성범죄의 위험성과 심각성 및 그 파급력 등까지 고려하면 사안이 매우 중하고 죄질 역시 좋지 않다"며 "더욱이 피고인은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6개월간 도주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관련 기록을 지우려고 한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이후 정황도 좋지 않아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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