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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5월 31일 세종시 나성동 유세 현장에서 이해찬 전 대표와 함께 '세종 행정수도 완성 추진'의 의지를 내보였다. 사진=이희택 기자. |
6월 4일 곧바로 시작된 이재명 정부는 다를까.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임기 말은 세종시 완성기인 2030년이다. 5년 뒤 실망감을 안겨준 역대 정부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란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세종시민들은 콘크리트 지지를 보여온 전남·북·광주 다음으로 높은 55.6%의 지지율로 그 마음을 표현했다.
당장 드러난 지표와 흐름을 놓고 보면,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현실적 선택지라고는 하나 국정의 중심지는 도로 '용산과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문재인 전 정부의 '탈 청와대' 선언에 역행하고, 지난 3년 간 '청와대 국민 품으로' 캐치프레이즈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수순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 추진'이란 약속도 희망고문으로 다가온다. '연간 00회 이상의 국무회의를 세종시에서 주재' '월간 00회 이상 세종시 임시 집무실에서 머물겠다'란 대통령의 상징적 메시지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들의 인식도 2004년 노무현 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 조치법 위헌 판결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6월 3일 지상파 방송 3사가 공개한 '다음 대통령이 어디서 일해야 하는가'란 조사를 보면, 국민 인식은 여전히 청와대(58.2%)를 향했다. 세종시는 13.9%로 용산(15.4%)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5월 31일 세종시를 찾아 "수도권 몰빵 폐해를 종식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언이 실행력을 갖춰갈 지 주목된다. 첫 시험대는 올 하반기 '(가)행정수도특별법 통과'와 2026년 또는 2028년 '개헌 국민투표' 여부로 모아진다. 국민들은 2026년 지방선거를 개헌 국민투표의 최적기(36.7%)로 꼽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세종시 '공약' 간 미스매칭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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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가 선거 전 각 당에 제안한 26개 공약 과제들. 사진=세종시 제공. |
세종시가 제시한 ▲미이전 중앙행정기관 이전 ▲첫마을 (가람)IC 및 제2외곽순환도로 신설 ▲국지도 96호선 지하차도 신설 ▲국가 메가 싱크탱크(수도권 명문대 이전, 주변 기능과 협업 통해 인재 클러스터) 조성과 AI 국가첨단전락산업 특화단지 조성 ▲세종 국제 폴리텍대학 캠퍼스 설립 ▲세종 북부권 산업단지 배후 신도시 조성 ▲국립 한글문화단지와 국가 정원 조성 ▲국립 자연사박물관 및 탄소중립박물관 건립 ▲국제 기준의 종합체육시설 건립 등도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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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세종시 5대 공약 세부 내역. 사진=민주당 제공. |
이에 더해 역대 정부를 거치며 지연되거나 진척이 없는 현안들에 대한 관심도 멀어져 있다.
KTX 세종역과 중입자 가속기 암치료센터 및 청년창업빌리지 건설, 디지털미디어단지, 대기업 유치, 백화점과 아울렛 부재 등 상권 악화와 공실 개선, 2025년 공급 아파트 미분양 및 4년간 사실상 주택 공급 부재 등도 난제로 남겨져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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