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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언 기상청장 |
뜨거운 태양 아래 펼쳐진 푸른 바다로 뛰어드는 상상만으로도 시원한 기분이 드는데, 사실 바다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변화무쌍하고 여러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는 해변에서도 이안류(離岸流)나 돌풍과 천둥·번개 등 급격한 기상 변화가 발생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안류는 수영객을 해안에서 순식간에 먼바다로 끌고 가는 강한 흐름으로, 2017년 8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발생해 70여 명이 휩쓸리는 사고가 있었고, 인천에서도 13살 중학생이 이안류로 해안에서 800m나 휩쓸려 간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여름철에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이안류 예측 서비스'와 '해수욕장 날씨 서비스'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먼저, '이안류 예측 서비스'는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흐르는 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 해류인 이안류를 예측하는 서비스다. 기상청에서는 날씨누리와 해양기상정보포털을 통해 충남의 대천 해수욕장과 전남의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 부산의 해운대 해수욕장, 제주의 중문색달 해수욕장, 강원의 경포, 안목, 강문, 낙산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하루 한 번 아침 6시에 1시간 간격의 3일간(72시간) 이안류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이안류 예측 정보는 4단계로, 이안류 발생 가능성이 낮은 관심 단계, 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주의 단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계 단계,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 단계로 발표되고 있다.
이안류 예측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과 함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이안류에 휩쓸렸을 때의 행동요령을 숙지해 둘 필요도 있다. 갑작스럽게 이안류에 휩쓸리게 되면 당황해서 빨리 빠져나와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해변을 향해 헤엄치기 쉽지만, 그러다 자칫 더욱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안류를 거슬러 해변 쪽으로 헤엄치려 하지 않고 흐름에 몸을 맡겨 체력을 보존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다. 튜브를 타고 있다면 튜브를 꼭 붙잡고 구조를 기다리고, 수영이 가능하다면 이안류 진행 방향의 45도 방향으로 헤엄쳐서 이안류 흐름에서 벗어난 후 해안으로 나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세한 행동요령은 기상청 누리집에서 안내하고 있다.
다음으로 '해수욕장 날씨 서비스'는 전국 주요 해수욕장의 기상 관측 및 예측 정보와 바다 상태, 천문정보를 상세히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30분마다 갱신되는 이 서비스는 해수욕장 위치의 기온과 풍향·풍속, 습도, 강수량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1시간 단위 6시간까지의 초단기 예보와 3시간 단위 5일까지의 단기예보, 해수욕장이 포함된 도시의 중기예보를 제공한다. 또한 해수욕장과 가장 가까운 부이와 파고부이에서 각각 관측된 수온과 파고값이 30분 간격으로 반영돼, 서비스 이용자는 물놀이 적합성을 바로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천문연구원이 제공하는 오늘·내일의 일출·일몰 시각과 국립해양조사원이 제공하는 만조·간조 시각도 함께 표출돼, 물놀이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모든 정보는 기상청 날씨누리의 테마날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름 바다는 분명히 즐겁고 소중한 휴식처이지만, 그와 동시에 철저한 준비와 안전의식이 동반되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상청의 해양기상정보 서비스를 사전에 확인하고, 현장에서는 반드시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기상청은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재난정보의 최전선에서 24시간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 휴가철,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자주 확인하고 위험기상 발생 시 행동요령과 안전 수칙도 함께 숙지하여 여름 바다에서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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