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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인 대전스타트업파크에서 AI 기반 수·발주 플랫폼 '페어(Fair)'를 개발한 (주)월드와이드비즈니스웹 송요한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흥수 기자 |
송요한 대표는 201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 TV플러스 프로젝트'에 참여한 IT분야 전문가다. 그는 매출 1조원까지 성장한 삼성 TV플러스 초기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성공의 자신감은 송 대표를 스타트업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삼성맨으로 승승장구했던 만큼,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송 대표는 "대기업을 나와 창업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특히 아내의 반대가 심했다"면서 "지금 막아봐도 제가 언젠가는 창업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허락해준 것 같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창업지역으로 대전을 택한 건 주거 여건뿐만 아니라 사업환경까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송 대표는 "대전은 오밀조밀하게 상권이 밀집된 도시 구조로 초기 사업을 실증하는데 최적지"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가 개발한 '페어'는 AI를 기반으로 한 B2B(기업 간 거래) 수·발주 전용 플랫폼이다. 기존 도소매업 시장에서 전화·문자·수기로 진행하는 발주부터 정산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해 업무 효율성은 높이고 인건비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30~200억 원대 매출의 청과물, 수산물 도매업체와 중소기업을 주 타깃으로 설정, 업체 간의 거래 신속성과 정확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기술을 활용한 페어는 발주처에서 수기로 주문한 내용을 사진으로 보내면 텍스트로 변환해 자동으로 주문서를 작성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송 대표는 "발주처 상인들이 앱에서 사진을 찍으면 AI가 주문서를 만들고, 자동 발주까지 하게 된다"며 "수주처 역시 자동 정산 기능으로 주문접수~배송~정산관리~미수금 확인까지 앱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테스트 결과 현재 텍스트 변환 정확도는 76% 수준이지만, 향후 AI 딥러닝 학습 등을 통해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송 대표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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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에 위치한 창업보육센터인 대전스타트업파크에서 AI 기반 수·발주 플랫폼 '페어(Fair)'를 개발한 (주)월드와이드비즈니스웹 송요한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흥수 기자 |
실제 지난 3월 페어를 런칭했지만, 현재까지 매출은 거의 없는 상태다. 그는 "올해 안으로 거래처 100곳을 확보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100곳 정도만 돼도 월 500~1000만 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인재 유출도 걸림돌이다. 송 대표는 "카이스트와 충남대를 졸업한 우수 IT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서비스 개발인력은 경기 판교에서, AI 연구개발(R&D) 인력은 대전에서 근무하는 형태로 회사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이밖에 플랫폼 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 부족도 언급했다. 대전시가 바이오헬스, 나노반도체, 우주항공 등 '6대 전략산업'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어서다. 송 대표는 "대전테크노파크 실증 지원사업에 신청했는데, 담당자가 '플랫폼 지원은 처음'이라며 당황해하더라"며 "대전에 플랫폼 기반 AI 서비스 기업이 거의 없다 보니까 행정도 준비가 덜 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의 AI산업 육성 정책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송 대표는 "AI가 이렇게 발전한 배경은 유튜브나 네이버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주는 플랫폼 덕분인데, 플랫폼을 배제하고 AI만 육성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빅데이터가 쌓여야 AI도 똑똑해지는 만큼, 플랫폼 산업도 함께 키워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스타트업 단계여서 지원받고 있지만, 앞으로 기업이 성장하면 그동안 거래해 온 중·소업체들에게 구독료 할인 등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당장 어려움은 있지만, 대전에서 AI 기반 유통 플랫폼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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