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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특히 여름철 온열질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하우스 재배 농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획됐다. 기존에는 농업진흥지역 내 농지에 쉼터 설치가 불가능했으나, 지난 7월 개정된 농지법 시행령에 따라 지자체가 기후위기 대응 목적으로 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사업의 길이 열렸다.
부여군은 올해 말까지 1억 6000만 원을 투입해 하우스 재배단지 2개소에 총 4기의 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농업근로자 수가 많고 시설 면적이 넓은 단지를 중심으로 남녀 각각 1기씩 설치함으로써 농업현장의 특성을 세심하게 반영할 방침이다.
설치되는 쉼터는 냉방과 난방 기능을 모두 갖춘 컨테이너 형태로, 폭염뿐 아니라 한파에도 대비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전력 공급이 어려운 야외 환경을 고려해 태양광 자립형 전력시스템(3kW)을 함께 설치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남는 전력은 비축 전력으로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쉼터의 유지 및 관리는 해당 지역 마을회가 맡게 되며, 부여군은 관련 부서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7월부터 11월까지 신속하게 설치를 완료하고, 12월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기존 법제도라는 벽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꼭 필요한 시설을 부여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며 "이는 농업인 건강과 작업환경 개선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함과 동시에 지방정부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부여군의 농지 내 폭염 쉼터 설치는 단순한 복지 인프라 조성을 넘어, 농업의 기후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농촌 고령화 시대에 필수적인 근로환경 개선책으로 주목된다. 특히 하우스 재배와 같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은 곧 농업 생산성 유지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사업은 중앙정부의 법 개정이라는 제도 변화에 지방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한 사례로, 향후 다른 농촌지역의 정책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태양광 자립 시스템 도입은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농업환경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기후위기 시대에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이라는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농민이 존중받는 농촌 복지 사회로의 진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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