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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과 복을 타고난다던 그 아이들이 어느새 훌쩍 자라, 2026년 6월 지방선거의 기표소 앞에 선다. '황금돼지 세대'가 대한민국 선거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마주한 2026년의 풍경은 그들의 탄생 설화처럼 마냥 낭만적이지 않다.
고향은 '지역 소멸'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고, 손안의 스마트폰에는 AI와 딥페이크가 만들어낸 가짜뉴스가 넘쳐난다. 과거의 '카더라' 통신과는 차원이 다르다.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정교한 디지털 위작이 빛의 속도로 SNS와 단톡방을 휩쓸고 있다.
다행히 '황금돼지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가짜뉴스를 걸러내고 팩트를 검증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만큼은 기성세대가 넘볼 수 없는 수준이다. 감정적인 선동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한 이성으로 진짜 정보를 가려 낼 감각을 이미 갖추고 있다.
황금돼지 세대를 비롯한 청년들이여, 지방선거는 거대 담론이나 중앙 정치의 대리전을 치르는 자리가 아니다.
출퇴근길 버스 노선을 누가 결정하고, 우리 동네 도서관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 무엇보다 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리고 소멸해가는 마을을 누가 되살릴 것인지를 정하는 '생활의 전장'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고, 산부인과가 요양병원으로 간판을 바꿨다는 현실에서 "무조건 ○번", "묻지마 ○번" 식의 투표는 우리 동네의 사망 선고를 위해 투표 도장을 찍는 일이다.
유권자는 후보자에게 이념의 깃발 대신 구체적인 '생존 지도'를 요구해야 한다. 유권자가 깐깐하고 냉정해질 때, 정치인은 비로소 공부하는 시늉이라도 한다.
정치인은 표 냄새를 가장 잘 맡는다. 투표하지 않는 세대, 침묵하는 집단을 위한 공약 따윈 없다. 인구 절벽 시대에 상대적으로 두터운 인구층을 가진 '황금돼지 세대'의 투표율은 그 자체로 거대한 권력이자 메시지다.
정치권이 청년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압도적인 투표 참여뿐이다. 자극적인 쇼츠 영상에 분노해 표를 던지거나, 냉소하며 포기해서 내 소중한 권리를 AI 알고리즘에 갖다 바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디지털로 변했지만 "정치를 외면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자들에게 지배받는 벌을 받는다."는 2400년 전 플라톤의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6월 3일, 전국의 기표소 안에는 '황금돼지 세대'를 위한 붉은 인주가 준비되어 있다.
2007년, 대한민국에 희망을 알렸던 그 우렁찬 울음소리처럼, 2026년에는 '황금돼지 세대'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시간이 왔다./이덕희 홍성군 자치행정과 행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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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