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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한 마이드림데이와 서승운 기수.(25년6월15일) |
삼관의 벽은 높았다. 지난 봄 KRA컵 마일과 코리안더비에서 연달아 우승해 2관을 달성하며 마지막 관문인 장관배에서도 최고 인기(단승 1.4배, 연승 1.1배)를 모았던 '오아시스블루'의 3관 도전이 좌절됐다.
앞선 두 경주에서 쟁쟁한 라이벌들을 제치고 낙승을 차지한 바 있는 '오아시스블루'에 많은 경마팬들이 기대를 걸었지만 녹록치 않은 경주 전개 끝에 5위라는 아쉬운 결과에 그치고 말았다. 역대 삼관마인 '제이에스홀드(2007년)', '파워블레이드(2016년)'에 이어 또다시 9년 만에 역사적인 삼관마가 탄생할 수 있을지 모든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 기수와 말이 느끼는 부담 또한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우승을 가져간 건 '마이드림데이'(한국, 수, 3세, 마주 신우철, 조교사 토마스)로 제1관문인 KRA컵 마일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코리안더비에서 4위에 그쳐 이번 장관배에서는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퀘스천 마크가 붙어있던 상황이었다.
게이트넘버 10번을 배정받고 외곽에서 스타트를 끊었지만 리딩자키답게 선두그룹을 놓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주를 이끌어가던 서승운 기수는 3코너 진입 직후 앞서가던 '원더풀그룸'과 '오아시스레드' 추격을 본격화했다. 마지막 직선주로를 앞두고 선두를 굳히기 위해 앞서 나가던 사이, '오아시스레드'도 결코 쉽게 밀리지 않았고, '오아시스블루'가 안쪽에서 치고 나오며 삼관의 영예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승부가 결정난 건 결승선을 단 100미터 남겨둔 지점, '마이드림데이'는 지치지 않는 뒷심을 발휘하며 1위를 굳혔고, '스톰파이터'와 '영스카이워커'가 경주 중반부까지 비축해 두었던 힘을 폭발시키며 2, 3위를 가져갔다. 그 사이 발걸음이 무뎌진 '오아시스레드'와 '오아시스블루'는 뒤로 처지며 4위와 5위에 그쳤다.
우승을 이끈 서승운 기수는 경주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말이 어릴 때 기승하고 오랜만에 기승했는데 느낌이 좋아 내심 기대도 있었지만, 아직 성장 중인 말인 만큼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능력이 뛰어난 말인데다 오늘 컨디션까지 최상이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마이드림데이'는 한국마사회가 지난 2006년 씨수말로 국내에 들여온 메니피의 손자마이자 지난 2020년 코리안더비 우승마인 '세이브더월드'의 자마이다. 메니피의 국내 도입가는 40억 원으로 켄터키더비 준우승, 1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해스켈 인비테이셔널 우승 등 현역시절 화려한 전적을 자랑했다. '세이브더월드' 또한 많은 경주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메니피' 혈통답게 출전한 경주 대부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날 또 다른 다크호스였던 '스톰파이터'(한국, 수, 3세, 마주 함평제일, 조교사 양귀선)는 직선주로에서 '영스카이워커'에 막히며 추진을 얻지 못하고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1위인 '마이드림데이'와 단 3/4 마신차로 2위를 차지했다. 단승 58.2배, 연승 7.8배.
이날 경주에서 누구보다 큰 실망감을 느꼈을 '오아시스블루'의 진겸 기수는 "경주 초반부터 경합이 시작되며 말이 체력 소진도 심했고, 선두그룹에 갇혀 제대로 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경주마 인생에 단 한번, 오직 3세에만 출전할 수 있는 트리플 크라운 경주에서 삼관을 놓친 것은 안타깝지만 올해 트리플 크라운의 전초전격인 경남신문배에 이어 KRA컵 마일, 코리안더비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기염을 토한 '오아시스블루'인 만큼 올 하반기 좋은 경주를 통해 진정한 프린스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백광열 조교사는 "실망하지 않고 내년 새로운 시리즈의 삼관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3위를 차지한 '영스카이워커'의 김영관 조교사는 이달 29일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대상경주로 해당경주를 택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보여준 말과 다나카 기수, 그리고 이일형 마주에게 감사의 마음을 훈훈하게 전했다.
과천=김삼철 기자 news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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