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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로, 전 세계 원유 해상수송량의 25%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20%가 이곳을 거친다. 우리나라도 중동산 원유의 99%를 이 경로를 통해 들여오고 있다.
아직 해협이 봉쇄되지 않았지만, 긴장감만으로도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중동 분쟁 이전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 70달러 중후반대로 80달러를 넘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틀 연속 비상대책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제유가 변동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1차관)은 이날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에서 "오늘 국제유가가 2~3%대 상승 출발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면서 "범정부 석유 시장 점검단을 중심으로 유가 상승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철저히 감시할 것"을 지시했다.
지역 경제계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원자재 가격과 수입물가가 동반 상승하고, 결국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지역 내 중동 수출기업의 경우, 비행기편이 취소되는 등 항공 운송에 제약을 받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고유가가 장기화될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화될 경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 산업에 피해가 발생한다"면서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연결산업인 화학업계와 타이어업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름값 상승에 따른 물류비 증가도 문제다. 실제 지난 2022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을 당시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당 2000원을 넘기기도 했었다.
대전의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해상·항공 운임은 물론 국내 물류비까지 일제히 오르게 된다"면서 "또 원·달러 환율 변동성까지 생기면 우리 같은 3PL(제3자 물류대행) 업체의 경우 환차손 부담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까지 국내 원유 및 LNG 도입에 차질은 없으며 중동 인근을 항해 중인 우리 선박 31척도 정상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며 분야별로 특이 동향 발생 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예정이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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