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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광역단체장은 물론 광역의회까지 행정수도 역행 우려와 국정 효율 저하를 지적한 것인데 무기력한 충청 여권에 대해서도 강력 성토했다.
반면, 지역 더불어민주당 진영에선 해수부 탈(脫) 세종이 '행정수도 허물기'로 이어지진 않는다면서 이재명 정부를 엄호하는 데 주력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24일 취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해수부를 오는 12월까지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새로운 건물을 짓지 말고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이전 시기를 앞당기라는 구체적 지침까지 내놓으며 직접 속도전을 주문했다.
여기에 결정타로 전날 해수부 장관으로 3선 부산 출신 전재수 의원(민주·부산 북구갑)이 지명되면서 해수부가 부산행 직통열차를 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충청 지역이 들고 일어섰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민선8기 3주년 브리핑에서 "해수부를 부산으로 보낼 거면 같은 논리로 농림부는 전남으로, 다른 부처들도 지역특성에 따라 흩어져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행정수도 완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목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 온 국가적 과제"라며 "충청권 560만 시·도민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결코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단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 발전의 큰 그림을 위한 당연한 목소리다"라고 강조했다.
충청권 광역의회도 가세했다.
충남도의회는 24일 제359회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정광섭 의원(태안2·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해수부의 세종시 잔류를 촉구했다.
이번 결의안은 최근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서두르라고 지시한 데 대해 국가 균형발전과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명백히 훼손하는 처사임을 밝히고, 충남도의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담았다.
도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해수부 부산 이전 정책은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행태임을 강력히 규탄하고, 정부에 ▲해수부 세종 잔류를 명확히 하고, 전국적 해양행정 형평성 확보에 주력할 것 ▲정치적 판단이 아닌 국민적 공감과 실질적 행정 효율성을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충북도의회도 이날 제426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며 반대 목소리를 더했다.
도의회는 "정부의 결정은 국정의 일관성을 해치고 국가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조치이며 균형 잡힌 해양 행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64만 도민의 뜻을 모아 해수부의 세종시 존치와 국가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청권 야당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이준배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은 해당 지시에 대해 '노무현 정신 지우기'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세종은 민주당이 소위 '노무현의 도시'라 부르던 곳인데 이제 이재명 대통령이 그 흔적을 지우려 한다"며 "이번 지시는 행정수도 해체의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종시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높은 지지를 보냈지만 40만이라는 인구가 이 정권에겐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로 읽힌다"이라며 "충청권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침묵에 세종을 지키기가 분노를 넘어 서글프다"고 한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 속에 일부 의원들이 신중한 해석을 내놨다.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은 "해수부가 꼭 세종에 있어야만 행정수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대통령실과 국회의사당 이전 논의에 영향을 미쳐 의지 약화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수부 부산 이전에는 행정수도와 행정 효율성, 지역 경제발전 등을 고려해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며 "행정수도 특별법을 서둘러 제정해 오히려 국회의사당과 대통령실을 완전이전을 매듭짓고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 역시 "해수부 이전으로 행정수도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 의원이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수도 건립 특별조치법을 발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내포=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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