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명예교수회장을 역임한 윤기관 충남대 명예교수가 6월 24일 오전 10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명문 사립대학인 대포딜대학교(Daffodil International University: DIU) 3층 국제회의장에서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식 ㈜방글라데시 대사가 특별 초청 인사로 초빙돼 2026년 최빈개도국 졸업을 앞둔 방글라데시 정부 관계자들 앞에서 수출주도형 경제개발 전략을 한 수 가르쳤다.
방글라데시는 대한민국과 비슷한 경험을 겪은 나라이다. 영국과 파키스탄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 1971년 파키스탄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독립을 이룬 나라이다. 방글라데시는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특혜로 나이키 등 세계 유명브랜드 기성복(Ready-made-Garment:RMG)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해 수출한다. 이의 규모는 이 나라 전체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 나라가 내년부터 최빈국(Less Development country:LDC)에서 졸업한다. 이에 따라 이 나라는 그동안 선진국들로부터 받은 특혜(관세와 수량제한)를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된다. 국제시장에서 다른 수출국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이 나라는 이러한 과정을 모두 경험한 대한민국으로부터 한 수 배우고 싶어 한다. 특별 연사로 나선 박영식 대사는 한국이 한국전쟁(6.25) 이후 현재까지 70년 동안 겪은 경제개발 경험을 이 학교 교수, 학생들에게 설파했다.
박영식 대사는 세미나를 끝내고 이어서 6층 특별회의실에서 DIU 이사장, 총장, 이사회 보직자, 관련 교수들과 더불어 연석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Lutfar Rahman DIU 총장(Lutfar Rahman)은 중요한 안건을 제의했다. 최빈국을 벗어나려는 DIU 학생들은 다카에 와 있는 삼성, LG, 우리은행, 영원무역, KIDO 등 한국기업의 CEO로부터 그들의 기업 운영 노하우를 직접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DIU는 내년 2026년 1월부터 3학점짜리 과목(Case Study of Korea Form's Entrepreneurship)을 개설하고자 하니 협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박영식 대사는 자세한 프로그램을 보내주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하고 돌아갔다.
방글라데시는 우리나라와 매우 흡사한 과정을 겪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2년부터 정부주도형, 수출주도형, 대외 지향형 경제개발을 위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1962년 당시 대한민국의 삶은 지금의 방글라데시 수준이었다. 대한민국은 당시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지금은 방글라데시 등 개도국들에게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국격이 바뀌었다. 방글라데시가 대한민국을 경제개발 모델로 삼고자 하는 배경이다.
이날 회의를 주관한 윤기관 교수는 경제학 박사(무역학)로, DIU대학교 전임 총장 대우를 받고 있다. 한국어 교원 2급(석사에 해당) 소유자이기도 하다. 스스로 '다리 놓는 사람'(Building Bridge)을 자처하는 윤 교수는 “방글라데시가 대한민국의 개발 경험 전수에 힘입어 2030년에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는 날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윤기관 교수는 2017년 8월 말 충남대학교에서 정년퇴임을 하자마자 DIU 대학 한국학 석좌교수로 부임해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충남대학교에서 설립한 학생 자원봉사단(Together with us: Tugedus)을 DIU에서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또 방글라데시는 대한민국의 새마을운동 정신이 필요한 나라라고 판단해 DIU 캠퍼스 새마을운동(DIU Campus Saemaul-Undong)을 벌이고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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