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31. '최선'과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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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칼럼] 131. '최선'과 '노력'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5-08-07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저는 젊은이들에게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얼마나 진부하고 판에 박힌 말인가요. 듣는 사람에게 전혀 감동을 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영어에도 클리셰(cliche)라는 표현이 있지요. 당연한 말을 자주 사용하여 신선함이나 의미를 잃은 진부한 상투어를 말합니다. 이렇게 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항상 강조한 것은 이 말에 확신이 있으며, 젊은이들이 이 말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절실한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얘기를 다시 꺼낼 용기를 얻은 것은 며칠 전, 성공한 기업인과 은행 간부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두 분 모두 직장이나 사업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따로 없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되더라'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최선을 다하면'이란 추상적인 말이지요. 그러나 '최선'이란 '열정과 노력'을 말합니다. 열정은 지도자와 추종자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리더십에 필수적인 것이며, 또한 열정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일에 매진하는 것을 말하기에 일에 대한 바람직한 자세일 것입니다.



'노력'도 진부한 표현일 수 있으나, 노력이란 목적을 위해 힘을 다해 활동하는 총체적 개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목적은 행복인데, 그것은 탁월함을 추구하는 '노력' 속에서 얻어진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인간다운 삶이며 그 자체가 목적이자 가치인 것입니다.

'최선'이나 '노력'과 관련하여 다중적 장애가 있는 헬렌 켈러의 유명한 말이 있지요. 그녀는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것이 내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녀의 삶은 "노력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노력 없는 성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얼마든지 있지요. 세상의 수많은 부모는 보상이 없더라도 아이를 위해 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들이 수행하는 최선은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과 책임이라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에게 노력을 강조할 때 항상 등장하는 것은 '공부'입니다. 사실 이 말도 젊은이들은 싫어하지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들에게서 수없이 들어 싫증이 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신과 의사도 말했듯이 "공부하는 독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는 손해를 보는 일이 없는 '저위험 고수익' 사업(?)입니다. 알아야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고 삶도 풍부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많은 교육자나 철학자는 젊음과 공부의 시기를 일치시켜 강조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소장불노력(少壯不努力), 노대도상비(老大徒傷悲)라는 한자 표현도 있지요. 즉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늙어서 헛되이 슬퍼한다"라는 뜻입니다.

일찍이 사르트르는 자신의 본질은 스스로 선택과 노력으로 만들어간다고 말했지요. '나는 내가 만든 나다'라는 사르트르의 유명한 말처럼,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상태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행위는 인간의 자유를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노력은 결과가 아니라, 존재의 태도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인간의 성장과 존엄에 관한 깊은 철학이지요.

휴가는 다녀오셨는지요? 오늘은 '최선'과 '노력'을 강조하다 보니까 휴식의 중요성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잘 쉬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이 있듯이 적당한 휴식은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지요. 아직 휴가를 못 하신 분은 이번 주말을 활용하심은 어떠실지요?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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